위대한 어머니의 강

잉크 토너 가격도 만만하지 않다
잉크 토너 가격도 만만하지 않다

모처럼 쉬는 토요일이다. 어제 취재한 내용을 먼저 기사로 작성했다. 다음으로는 내가 대상(對象)인, 제34회 대전광역시 문화상 수상 후보자 추천서와 그에 따른 준비 서류 등을 갈무리했다.

인쇄 도중 공교롭게 잉크 토너가 소진되었다. 부랴부랴 삼성전자 동대전센터를 찾아가 잉크토너를 구입했다. 집으로 돌아오니 아내가 샤워하고 있었다.

“이 더운 날 어딜 가려고?” “오늘이 음력으로 아들 생일이야. 그래서 절에 가려고...” ‘......!!’ 그랬다. 아내는 아들의 생일이면 항상 사찰을 찾았다. 비록 건강이 부실하여 108배는 못 올릴망정 엄마로서의 지극정성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름이 없다.

한 마디로 깊디깊은 보편적 어머니의 위대한 강(江)이다. 감히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숭고하고 거룩한. 아내의 그 위대하고 광대한 자식 사랑의 스펙트럼(spectrum)은 딸 또한 마찬가지다.

이는 손녀와 손자에게도 변함없이 이어진다. 그러한 덕분에 아들 가족과 딸네도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이라고 믿는 터이다. 나도 동행했으면 싶었으나 쓸 글이 너무 많아서 아내만 혼자 가라고 했다.

문화상 수상 후보자 추천에 필요한 이런저런 준비 서류를 빠짐없이 갖추자니 세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아내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들어섰다. 미리 에어컨을 가동한 덕분에 아내의 기진맥진은 금세 멈추었다.

대전광역시 문화상 수상 후보자 추천 서류를 완비했다
대전광역시 문화상 수상 후보자 추천 서류를 완비했다

“점심은?” “절에서 먹고 왔어. 설거지까지 했더니 보살님들의 칭찬이 쏟아지더라고.” “잘했어, 그런 게 바로 공덕을 쌓는 거야.”

공덕(功德)은 착한 일을 하여 쌓은 업적과 어진 덕을 뜻한다. 불교에서는 좋은 일을 행한 덕으로 훌륭한 결과를 가져오게 하는 능력을 말한다. 종교적으로 순수한 것을 진실공덕(眞實功德)이라 이르고, 세속적인 것을 부실공덕(不實功德)이라 한다.

그래서 쉬이 “부처님의 공덕을 입는다”라고 표현한다. 올해로 아내와 41년째 부부의 연을 이어가고 있다. 언젠가 하루는 아내가 밖에서 꽃을 한가득 사 들고 왔다. 나는 정색을 하며 물었다.

“꽃을 뭣 하러 샀어?” “예쁘길래 샀지, 왜?” “당신이 꽃인데 굳이 꽃을 샀다고? 앞으론 사지 마.” 아내는 금세 열아홉 소녀의 붉은 미소로 바뀌었다. 그런 칭찬 덕분이었을까... 그날 저녁 밥상은 평일보다 훨씬 진수성찬이 올라왔다.

부부간에도 예의와 칭찬이 필요하다. 아무튼 오늘이 음력으로 자신의 생일임을 아들은 알고 있을까? 늘 양력으로 생일을 인지하는 아들이다. 아들네 식구들과 지난주에 피서를 갔던 충남 금산군의 삼삼한 계곡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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