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학적 사유체계

산과 하천 그리고 바람을 유기체(有機體)로 여기는 풍수이론은 철학적 관점으로는 물활론(物活論)과 상통하기도 하며, 과학적으로 접근하면 지구를 하나의 커다란 유기체로 보는 가설인 가이아(Gaia)이론과 맥락을 같이하고 포괄적인 의미에서 애니미즘(animism)적 사고와 연관성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또한 모든 사물은 그 고유한 진동과 파장을 갖고 있다는 물리학에서의 공명현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산의 모습은 사람의 상을 보는 것과 같다는 상산역사상인(相山亦似相人)이라는 차원으로 접근하자면 풍수지리 이론은 관상학과도 유사한 면이 있다고 본다. 다만 인간의 심성은 겉과 속이 다를 수가 있기 때문에 표리부동(表裏不同)이란 말이 있지만, 산과 하천물 등의 자연은 자신의 내면적 모습이 외면에 그대로 투영되기 때문에 풍수의 형기론 혹은 형세론이란 분야로 진전이 되었을 것이다. 즉 풍수지리의 형기론(형세론)은 모든 사물에 있어서 내면적 성질이 곧 외형으로 나타나는 것이며, 이러한 측면에서 외형은 내면의 성질과 일치한다는 이기일원론적理氣一元論的)인 인식체계라 할 수 있겠다.

애니미즘을 언급하자면 생물 혹은 무생물이거나를 막론하고 모든 것에는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정령(精靈) 사상을 말한다. 물활론이라고 하면 모든 물질은 그 자체로 살아 있다고 보는 철학체계의 표현이다. 가이아 이론은 지구를 단순히 기체에 둘러싸인 암석덩이로 생명체를 지탱해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물과 무생물이 상호작용하면서 스스로 진화하고 변화해 나가는 하나의 생명체이자 유기체임을 강조하는 이론이다. 즉 가이아 이론이 지구전체를 유기체로 보는 거시적인 관점이라면, 풍수지리 이론은 지구를 구성하는 산과 하천, 바람을 살아있는 존재로 인식하는 미시적인 생각이라고 볼 수도 있다. 가이아란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대지의 여신을 일컫는 말로서 이는 곧 지구를 의미한다.

공명현상은 모든 물체는 각각의 고유한 진동수를 가지고 진동하며, 이때 그 물체의 진동수를 고유 진동수라고 한다. 이러한 공명현상은 음택풍수에서의 핵심인 동기감응설(同氣感應說)의 이론적 기반이 될 뿐만 아니라, 양택풍수에서는 공간기운을 형성하는 소위 파동에너지의 길흉을 판단하는 근거자료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차원으로 볼 때 풍수지리학은 종교와 사상 그리고 철학과 과학을 아우르며 매우 폭넓은 사유체계를 넘나드는 학문분야임을 알 수 있다.

<활기 정신건강증진연구원장 철학박사 임주완>

<齊和 노장사상연구소장>

<活起 풍수원구원 대표>

<국제웰빙전문가협회 행복 코디네이터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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