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권 전,국회의원(정당인) 20대 국회 전반기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호주 모나쉬대학교 국제정치학 박사

오늘 새 정부가 출범했다. 새 외교, 안보정책도 시작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한미동맹 강화라는 명제 아래 미국 측이 그동안 제기해온 시각들을 중심으로 한 외교·안보정책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상당 부분이 극단적 남북관계 악화와 한중관계 악화, 한반도 정세 불안정을 예견케 하는 내용들이었다.

남한을 겨냥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들은 고도 30~40km로 5분에서 10분이면 남한 전역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사드 미사일은 고도 40~150km의 미사일들을 상대로 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다. 따라서 북한을 상대로 한 방어체계로선 우리에게 시급히 필요한건 아니다.

또 효율적인 방어체계도 되지 못한다. 북한이 일천 기 넘게 보유한 단거리 미사일을 놔두고 상대적으로 고가인 중거리 미사일이나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고각으로 높이 쏘아올린 후 남한을 공격하는 방식은 상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드포대는 탐지거리가 2000km에 이르는 레이더시스템(AN/TPY-2)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평시에 중국 내륙 깊숙이까지 살펴볼 수 있기에 중국으로선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과정에서 서울 등 수도권 방어를 위해 우리 예산으로 사드를 구매하여 추가 배치하겠다고 했으나 윤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사드 추가 배치를 빼고 대신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의 확충을 국정과제로 발표했다.

후보 시절 논란이 되었던 ‘일본 자위대의 유사시 한반도 진입’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일본 자위대는 ‘미일 간에 합의한 협력지침에도 대한민국의 승인이나 요청 없이 한반도에 들어올 수 없다고 명시가 돼 있다”고 하며 일본 자위대와는 전투 작전 성격의 군사훈련도 일절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려했던 사안들이 일부 바로잡힌 셈이다. 인수위의 국정과제에서는 북한의 핵무장 강화에 대응해 한국형 3축체계(위기 시 선제타격 능력,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능력, 압도적 대량 응징보복 능력) 확보,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의 실질적 가동과 미국의 핵 전략자산 전개를 위한 노력 등 안보대응이 명시되었다.

그런데 정작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했던 남북 정상의 4.27판문점선언이나 북미 정상의 6.12싱가포르합의를 어떻게 발전시켜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낼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대통령의 취임사에도 없다. 북한 핵무장에 대한 안보 대응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것은 어떻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어낼지에 대해 합의했던 남북미 정상들의 약속을 윤석열 정부도 실현해나가는 길이다.

더욱이 싱가포르선언은 바이든 행정부도 승계를 약속한 합의가 아닌가

심재권 페이스북(인간의 존엄과 평화 한반도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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