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편 #2, 반본(反本)하며 순리대로 살라(왕필통행본 제 9장)

인류편 2. 반본(反本)하며 순리대로 살라 - 왕필통행본 제 9장

 

原文)

持而盈之, 不如其已. 揣而銳之, 不可長保.

金玉滿堂, 莫之能守. 富貴而驕, 自遺其咎.

功遂身退, 天之道.

 

直譯)

持而盈之 不如其已(지이영지 불여기이)

넘치도록 채우는 것은 적당할 때 그만두는 것만 못하다.

揣而銳之 不可長保(취이예지 불가장보)

시험 삼아 뾰족하게 만든 것은 오래 보존할 수 없다.

金玉滿堂 莫之能守(금옥만당 막지능수)

금과 옥이 방에 가득하면 지켜내지 못한다.

富貴而驕 自遺其咎(부귀이교 자유기구)

부귀하면서 교만하면 스스로 허물을 남긴다.

功遂身退 天之道(공수신퇴 천지도)

공이 이루어지면 물러나야 하는 그것이 바로 자연의 길이다.

 

解說)

이 9장은 8장의 상선약수(上善若水)와 그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으며 반본(反本)하며 순리대로 살 것을 주문하고 있다. 몸과 마음을 낮추고 물러나 하늘의 이치를 따르라는 것이다.

욕심은 끊임없이 욕심을 채울 수 있는 그 무엇을 갈구하기 때문에 욕심을 욕구(欲求)라고도 한다. 물욕이 많은 사람은 재물을 얻기 위해서 동분서주(東奔西走)하고 출세욕이 많은 사람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설사 재물이나 권력을 얻었다 하더라도 그들은 죽는 순간까지 욕구를 더 채우기 위해 안달을 한다. 욕구를 충족키 위해 살아온 사람은 죽는 순간에 이르기까지 욕구에 일생을 바친 사람이 된다.

‘시험 삼아 날카롭게 만든 것은 오래 보존할 수 없다’고 한 것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은 아무리 잘 만들어 놓아도 부작용이 있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노자는 인간의 잣대로 만들어 놓는 것은 제아무리 잘 만든다고 해도 오래 갈 수 없다고 했다. 오랫동안 보존되는 것은 인위적인 것이 아닌 자연의 길을 따를 때 가능한 것이다. 어쩌면 인류의 역사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것에 대하여 보완하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도 있다.

금과 옥이 방에 가득하면 지켜내지 못한다는 말은 설사 본인의 노력이나 운 이 좋아 많은 재물이나 높은 지위를 얻었을지라도 주변으로부터의 부러움과 시기를 받기 마련이므로 사람들은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빼내거나 끌어내리려 할 것이므로 결국은 지켜내기 어렵게 된다. 또한 그것으로 인해 그보다 더 귀한 것을 잃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부귀하면서 교만하면 스스로 허물을 남긴다는 말은 다음과 같은 교훈을 담고 있다. 경쟁을 통해 성공한 사람들은 흔히 교만해지는 경우가 많으며 경쟁에서 뒤쳐진 사람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무시당한 사람은 그 상대를 적으로 여기기 때문에 부귀한 사람이 교만하다면 그만큼 적이 많아진다. 교만은 스스로의 행위이므로 그로 인한 화(禍)는 본인이 자초하는 재앙인 것이다.

공이 이루어지면 물러나야 하는 법이며 그것이 자연의 길이다. 어떠한 분야에 역할을 맡아 공을 이루었다는 것은 이미 그 역할을 다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역할을 할 사람에게 그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게 순리라고 본다.

어떠한 목적을 이룩하는 과정에서는 그 일을 해내기 위해 나름의 집중된 힘이 필요하지만 그 목적이 이루어지고 나면 필연적으로 내부분열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때 그 속에 머물러 있기를 고집한다면 위태로워져 목숨을 잃게 되거나, 가지고 있는 것조차 보존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餘說)

마지막 구절인 成功身退 天之道 공을 이루었으면 물러나는 것이 도리다 와 유사한 구절이 이외에도 몇 군데 나온다.

爲而不恃 成功不居 이루어지게 했지만 연연하지 않고, 공을 이루어도 머물지 않는다 (2장)

處衆人之所惡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머문다 (8장)

爲而不恃 功成而不處 행한 것에 의지하지 않으며, 공을 세운다 해도 거기에 안주하지 않는다 (77장)

한(漢)나라를 세우는데 큰 공을 세운 한고조 유방(劉邦)의 책사였던 장량(張良)은 일찍이 한몫을 챙기고 지금의 장가계로 물러나 천수를 누렸으나, 한신(漢信)장군은 권력의 중앙에서 버티다가 결국은 토사구팽(兎死狗烹)을 당하고 말았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글로벌기업의 공동창업자였던 스티브 워즈니악은 애플이 성공가도를 달릴 때 묵묵히 2선으로 물러나 엔지니어 본연의 업무에 충실했지만, 스티브 잡스는 모든 것을 가졌음에도 더 가지려 했고 통째로 자신의 손아귀에 넣기 위해 조직을 무자비하게 몰아붙이다가 결국 암에 정복당하고 말았다.

어느 열대지방에서는 원숭이를 포획하는 데에 아주 간단한 방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항아리 속에 과일을 넣어두었다가 원숭이가 다가와 손을 넣으면, 그때 사람이 나와서 원숭이를 그냥 잡으면 된단다. 맛난 과일을 꽉 움켜쥔 원숭이가 그 주먹 때문에 항아리에서 손을 빼지 못하고 결국 사람에게 붙잡힌다는 것이다.

<활기 정신건강증진연구원장 철학박사 임주완>

<齊和 노장사상연구소장>

<活起 풍수원구원 대표>

<국제웰빙전문가협회 행복 코디네이터 책임교수>

저작권자 © 한국시민기자협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