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9기 시민기자에게 바란다

한국저널리스트대학 289기 시민기자 수료식
한국저널리스트대학 289기 시민기자 수료식(사진: 고도연기자)

전남 화순군 사평면의 한국저널리스트대학교육원(이사장 고성중)은 지난 양일(17-18일)에 걸친 기자아카데미 교육과 시험을 통하여, 16명의 새로운 시민기자를 배출하였다.

교육 마지막 질의응답시간에 어느 교육생이 물었다. “조선일보의 시민기자와 우리 한국시민기자협회의 시민기자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라고. 이에 고성중 이사장은 “조선일보의 시민기자와 우리와 가장 큰 차이점은 ‘주인의식’입니다.

누구의 일을 돕거나 어딘가에 속해서 활동하는 것이 아닌, 질높은 시민의식으로 여러분 스스로가 주체적인 기자로서 살아가는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지구상 곳곳에서 살아가는 친숙한 풀 중에 질경이가 있다. 질경이는 밟아도 밟아도 다시 일어선다.

질경이는 아무리 밟아도 죽지 않는다. 지렁이는 밟으면 꿈틀한다. 제대로 밟히면 죽는다. 그러나 질경이는 소나 말, 사람에게 아무리 제대로 밟혀도 모습만 흐트러질 뿐 죽지 않는다. 얼마나 생명력이 강하면 이름마저 ‘질경이’다. 질경이의 학명은 Plantago asiatica로 ‘발바닥으로 옮긴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질경이 씨앗에는 젤리 성분의 물질이 있어 무엇에 닿으면 부풀어 오르며 달라붙는 특성이 있다. 질경이는 이 성질을 이용하여 밟히며 씨앗을 퍼트린다. 독일에서는 ‘길의 파수꾼’이라고 부르는데, 질경이가 등산로를 따라 산에 올라가면서 퍼지기 때문에, 동시에 길을 잃을 때도 질경이를 보며 마을로 오는 길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길이 있는 한 질경이는 밟혀서 자라고, 밟혀서 자기 씨앗을 옮겨 번식한다.*

새롭게 시민기자의 길을 걷는 사람들은 시민사회를 향한 파수꾼임을 스스로 선언한 것이다. 시민기자는 시민들의 녹록치 못한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이슈나 소식들을 시민들에게 진솔하게 전하여 시민들의 삶을 돕는다. 그리고 때로는 시민들에게 Agenda**를 제시하며 마음과 실천을 구한다. 설령 그로인해 무언가로부터 숨이 막히도록 밟히는 한이 있더라도 묵묵히 기자로서의 소임을 다하기로 작정한 사람이다. 우리사회는 여전히 전쟁, 법적용의 불평등, 생명경시, 기후위기 등의 환경문제, 여러면의 양극화 등 다양한 문제들이 가고자 하는 시민사회에 먹구름이 되고 있다. 289기 시민기자는 주체적인 발로 시민들의 심장을 울리는 기사로, 건강한 시민사회를 열고 지키는 데에 질경이 같은 생명력으로 행진하길 바란다.

생명력이 질겨서 '질경이'
생명력이 질겨서 '질경이'

*식물, ‘질경이’ 부분은 다음 책을 참조. 김성호, [생명을 보는 마음](풀빛, 2021).

**라틴어 agō는 하다, 행동하다, 만들다, 밀다, 움직이다, 안내하다, 토론하다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agō의 미래 수동 분사 agendus에서 agenda(어젠다)가 유래되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이나 프랑스, 스페인 같은 국가에서도 agenda를 의제, 의사일정, 협의 사항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비망록, 계획표, 수첩을 이르는 말로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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