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기운과 그 터마다의 이력

 어떤 자리의 풍수적 길흉을 감정하는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두 가지 요소를 꼽으라면 산과 물이다. 채성우(蔡成禹)가 지은 지가서(地家書)인 <명산록(名山論)>에 보면 "산은 크되 물이 작은 것을 두고 독양(獨陽)이라 하고, 산은 작으나 물이 큰 것을 두고는 독음(獨陰)이라고 한다"고 적혀 있다. 이 풍수이론을 적용해 볼 때 국회의사당이 지금의 여의도에 자리한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원래 국회의사당 자리에는 30m 높이의 작은 봉우리(양말산)가 있었으나 이를 깎아 내리고 그 터 위에 국회의사당을 건립하였다. 이 곳은 조선시대 궁녀들의 화장터였다는 이력을 지니고 있으며 더군다나 그 건물의 가상(家相)이 상여(喪輿)의 형상을 연상시키고 있다. 여의도는 독음에 해당하는 땅이기에 더더욱 음기가 강할 수밖에 없은 곳이다.

 지금의 청와대 자리 또한 아쉬움과 단점이 많은 장소라고 본다. 암반으로 이루어진 북악산의 너무 강한 기운을 순화시키고 휠터링하는 완충지대에 청와대가 입지해 있는 것이다. 일제시대 조선총독부 관저가 세워지면서부터 인간들의 터전으로 바뀌었다. 이곳 역시도 조선시대 때 궁녀들의 位牌(위패)를 모셔두었던 곳이었으며, 지금도 청와대 담장에서 그 위패를 모셨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떤 장소일지라도 그 자리마다 터의 이력과 그에 따른 길흉의 기운이 고스란히 남아있게 마련이다. 이렇듯 국회의사당 터는 독음의 땅이요, 청와대가 입지한 곳은 독양의 지대이다. 또한 두 곳 모두 궁녀들의 원한이 서려있는 자리인 것이다.

 세종특별자치시에 들어서 있는 정부종합청사는 업무효율성 측면에서 최악의 건물일 뿐더러, 풍수지리 측면의 건물 가상에서도 역시 최악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혹자는 이 곳을 두고 산과 물이 어우러져 수려한 자연이 빚어내고 있는 유서 깊은 땅이니, 풍광이 미려한 삼산이수(三山二水)의 명당이니, 하면서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풍수꾼들도 있지만 그 형기적(形氣的) 기운을 사실대로 언급하자면 보백지지(保魄之地) 정도라고 본다. 특히 정부종합청사의 건물 평면도를 보면 마치 뱀이 고통에 겨워 불규칙하게 그 몸뚱이를 이리저리 뒤틀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것을 두고 예술적인 감각을 살린 건축물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건축물을 접할 때면 아쉬움의 탄식을 숨길 수가 없다.

 우리가 숨쉬는 공기가 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었다는 이유로 그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지기(地氣)나 천기(天氣, 공간기운)로 표현되는 일종의 파동에너지인 기운을 두고서는 단순히 보이지 않고 직접적으로 느낄 수 없다고 하여 무시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새로운 청와대와 국회의사당의 현실적 대안으로 접근하여 가용할 수 있는 자리를 몇 군데 언급하자면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을 역세권으로 하는 옛 미8군 부지가 있다. 용산지역을 풍수적으로 바둑판의 중앙점에 비유하여 천원(天元)의 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청계산 자락의 세종연구소가 위치한 자리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고, 과천에 있었던 정부종합청사 부지도 청와대나 국회의사당 자리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국회가 제대로 된 곳에 자리하면 여야의 정당들도 반듯해질 수 있다고 보며, 청와대를 좋은 기운의 터로 옮긴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물론이고, 퇴임한 전직 대통령들의 명운(命運)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활기 정신건강증진연구원장 철학박사 임주완>

<齊和 노장사상연구소장>

<活起 풍수원구원 대표>

<국제웰빙전문가협회 행복 코디네이터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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