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에세이 '우리는 평생 배고프다’로 소소한 태풍을 일으키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인터뷰는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먼저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맛집 에세이 ‘우리는 평생 배고프다
맛집 에세이 ‘우리는 평생 배고프다

독립 출판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독립 출판계의 윤석열, 수박와구와구다. 맛집에세이를 냈다.

작가는 필명을 사용하고 있다. 모든 작가가 필명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독립 출판에서는 본명 대신 필명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수박와구와구는 별 생각 없이 지은 필명이다. 아무래도 독립 출판은 독창성을 중요시하다 보니 자유롭고 의미 없는 이름이 많다.

 

독립 출판은 자본으로부터 독립한 출판을 의미한다. 본업 작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글을 쓰고 책을 만들 수 있는데, 이 경우 책은 독립 출판물이 되고, 작가는 독립 출판 작가가 되는 거다.

심하게 말하면 요즘엔 개나 소나 작가가 될 수 있다. 나는 소띠다. 인터넷에 글을 쓰는 문화도 퍼져있고, 이걸 책을 만드는 방법도 널리 공유되고 있다. 누구나 하루 이틀 정도 투자하면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책 만드는 방법을 알 수 있다.

 

맛집 에세이 ‘우리는 평생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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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

누구나 취미를 오래 하다 보면 한 단계 나아가고 싶지 않나. 골프를 취미로 하다 보면 프로에 도전하게 되고, 미술을 오래 하다 보면 전시회를 하고 싶다. 나도 비슷하다. 독서 모임을 오래 해왔고 독서 모임은 글쓰기 모임으로 바뀌어서 문집을 여러 번 냈다. 인터넷에 쓴 글도 차곡차곡 쌓였다. 책을 만드는 방법도 알고 내가 쓴 글도 있으니, 자연스럽게 내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립 출판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물어보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일단 글을 써야 한다. 요즘엔 블로그도 많이 하니, 자신이 써왔던 글을 모아도 된다. 나도 그런 식으로 만들었다.

글을 쓴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되나.

요즘에는 겉멋이 들어서 인디자인이라는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하지만, 처음에는 ᄒᆞᆫ글 (아래아 한글)로 작업을 했다. 책 크기를 정해서 편집하고 마지막에 PDF 파일로 저장하면 된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인쇄소가 매우 많이 나오는데, 어디든 PDF 파일만 있으면 인쇄해준다.

 

맛집 에세이 ‘우리는 평생 배고프다
맛집 에세이 ‘우리는 평생 배고프다

독립 출판에 대해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으나, 작가 수박와구와구는 자기 책 홍보를 더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 형식적으로 물어보았다. 이번에 만든 책을 간단히 소개 해 달라. 아주 간단히.

맛집 에세이를 표방한다. 그런데 맛집 사진은 없다. 맛집은 핑계고 밥을 먹다 자꾸 삼천포로 빠진다. 토마토를 먹다가 직장인의 삶을 고민하고, 와인 마시다 기업 생태계를 걱정한다. 두유를 마시다가 소수자 이야기로 빠진다.

그렇게 말하니, 무슨 내용인지 전혀 감이 안 잡힌다. 책에서 소개하고 싶은 문장이 있다면 보여 달라.

오늘도 꽃 집을 지나가는데, 여기를 그냥 지나갈 수 없지, 라고 내가 생각하고 있다고, 여자친구가 말했다. 그렇다면 여기를 그냥 지나갈 수 없지. 51

돌 다리도 두들겨 보고 조심조심 건너던 사람이 돌다리에서 번지 점프를 한다. 옆 사람이 고수를 넣어 먹어도, 비누 냄새가 난다며 자리를 피하던 사람이 잠자코 손을 씻는다. 98

나무는 위기가 찾아오면 꽃을 흐드러지게 피운다. 그래서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꽃을 피우고는, 그 다음 해에 죽는 경우가 많다. 퇴근하고 맥주 한 잔 하며 웃는 싱그러운 우리들의 모습, 참 꽃 같다. 111

문장이 독특하다.

내 마음대로 쓰는 문장이라 그런 듯하다. 틀렸다고 빨간펜 으로 체크하는 사람도 없지만, 반대로 너무 좋다고 칭찬해주는 사람도 없다. 내가 방향을 정하고, 그대로 쓰는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나를 보여주는 문체가 만들어진다. 독립 출판의 특징이다.

수박와구와구 작가와 진행한 첫 번째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한다. 앞으로 독립 출판에 대한 심도 깊은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다. 독립 출판의 어려움과 수고스러움에 대한 이야기도 해보려고 한다. 사진은 수박와구와구 작가가 집에서 직접 찍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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