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동양철학과 삼재(三才)사상

 실용동양철학에서는 체용(體用) 음양(陰陽) 오행(五行) 그리고 삼재라는 개념이 자주 등장한다. 이 중에서 삼재란 천지인(天地人) 혹은 신기정(神氣精) 등으로 정의되는데 오늘은 천지인에 대하여 간략히 언급하고 신기정에 관해서는 기회되면 추후에 논의하고자 한다. 삼재사상은 우리민족 상고시대의 얼이 담겨있는 <천부경(天符經)>에도 그대로 녹아있다.

 사주명리학에서 어떤 사람의 운명을 감정할 때 사주의 팔자에 따른 오행분석으로 풀이하는 게 통상적인 방법인데 천지인이라는 세 가지 기운을 모두 아울러서 감정하게 되면 적중률이 그 만큼 올라가게 된다. 타고난 운인 천기는 바꿀 수 없어도 지기와 인기는 본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바라는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삼기(三氣, 천기 지기 인기)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서 언급하는 천기는 사주를 의미하며 태어난 때의 년월일시라는 4가지 기둥을 말하는데 하늘의 별자리와 4계절, 24절기에 의해서 형성된 자연의 기운을 10천간과 12지지로 이뤄지는 60갑자 중 천간과 지지에서 각각 한 글자씩을 4가지 기둥에 대입한 것(2×4=8)을 두고 팔자라고 한다.

 

 지기는 땅의 기운(지각의 기운)을 말하며 땅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살아가는 온갖 동식물이 받는 기운을 말한다. 풍수지리학은 어떤 공간과 시간(시기)마다 각기 좋고 나쁜 기운의 장(場)과 맥을 헤아리고 알아내어 이를 인간이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학문이다. ​

 

 인기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간의 관계로 인해서 기와 기가 부대끼며 합해지거나 충돌하면서 상호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천기와 지기로 탄생하고 성장한 인간이 필연과 우연 그리고 사회적인 관계로 인해서 생성되는 감정과 가치관의 실제적 생체에너지가 우리의 삶을 좌우하게 된다.

 

 천지인이라는 기운의 힘이 합해져서 서로 돕는 상생의 관계가 되면 그 사람의 타고난 운명도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천운을 타고난다고 하더라도 지운과 인운이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는 상극관계가 되고, 본인의 노력도 없다면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운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천부경에서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이라 하였듯이 우리 인간을 흔히들 소우주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천기를 받고 이 땅에 태어난 인간이 먹는 음식물은 그 땅의 지기를 받고 자란 것들이기에 입은 지기를 받아들이는 곳이다. 한편 코를 통해서 공기를 흡입하며 공기 중의 산소와 함께 들이마시는 것 또한 천기이다. 천기를 흡입하는 코와 지기를 섭취하는 입의 사이에 있는 부위를 관상학에서는 인중이라고 한다. 인중이란 사람의 가운데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이 부위가 신체의 외형적인 중심이라는 뜻이 아니고 천기와 지기의 중간이라는 의미이다. 이 인중을 기준으로 하여 그 위쪽으로는 코, 눈, 귀가 각각 2개씩 달려 있다. 즉 콧구멍도 2개, 눈동자도 2개, 귓구멍도 2개인 것이다. 인중 밑으로는 입, 요도, 산도(産道), 항문이 각각 위치해 있는데 모두 다 그 구멍이 한 개씩이다. 이 모두를 합할 경우 양의 기운인 남자는 모두 9개이며 음의 기운인 여자는 10개이다.

 

 동양철학의 상수학에서 1(홀수)이라는 숫자는 양을 상징하고 2(짝수)라는 숫자는 음을 상징한다. 인중을 기준으로 하여 그 위로는 음의 기운이고 아래로는 양의 기운이 배치되어 있다. 1개씩 달려있는 기관은 아껴 쓰고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고 2개씩 달려있는 기관은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하라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즉 냄새를 잘 맡아보고 사물을 유심히 살펴봐야 하고 상대방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신체에서 입은 인중 아래에 위치하며 양의 기운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인간만사가 입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입을 통하여 필요한 에너지를 섭취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사람들끼리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말을 함으로써 때로는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화(禍)가 들락거리는 구멍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전당서> 설시편에 보면 구시화문(口是禍門)이라고 하여 입은 화가 들어오는 문이라고 하였다. 역사를 돌이켜 보더라도 말 한마디로 원수가 되고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등 말로써 재앙이 초래된 경우가 많다. 입과 혀를 조심하고 말을 삼가라는 것은 동서고금을 망라한 진리인 것이다. 한 번 뱉어진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기에 자신의 언행을 경계하여 살피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아름답고 향기 나는 삶으로 살아가야겠다.

 

<활기 정신건강증진 연구원장 철학박사 임주완>

<齊和 노장사상연구소장>

<활기 풍수원구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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