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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일 칼럼] 아쉬울때마다 '청소년' 꺼내드는 여성가족부
[이영일 칼럼] 아쉬울때마다 '청소년' 꺼내드는 여성가족부
  • 이영일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1.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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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돌아선 청소년계 상대로 다시 '청소년'을 부처 명칭에 넣겠다는 여가부의 한심한 행정
여성가족부가 부처 명칭에 ‘청소년’을 포함하는 방안을 적극 논의하겠다고 10일 발표했다. 같은 날 청소년계는 청소년정책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청소년정책 전담부처 신설을 요구했다.
여성가족부가 부처 명칭에 ‘청소년’을 포함하는 방안을 적극 논의하겠다고 10일 발표했다. 같은 날 청소년계는 청소년정책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청소년정책 전담부처 신설을 요구했다.

여성가족부 (이하 여가부)가 올해 2022년을 「청소년정책 전환의 해」로 삼고 "청소년정책 주무부처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10일 밝혔다. 그 일환으로 부처 명칭에 '청소년'을 포함하는 방안을 적극 논의하겠으며 현장 관계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고 덧붙였다.

여가부는 최근 위기 청소년이 증가하고 피선거권 연령 하향조정 등 일련의 사회환경 변화를 청소년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지만, 최근 청소년정책 전담 부처를 신설하고 현 여가부내의 청소년 업무를 이관해 달라는 요구가 커지자 이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20대 대통령 선거 청소년정책 비전을 발표하기 위해 모인 '범청소년계 정책제안위원회'는 같은 날 1월 10일(월) 오후 3시,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범청소년계 청소년정책 비전 선포대회'에서 청소년정책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청소년정책 전담부처 신설 요구를 발표했다.

사실 여가부가 갑자기 부처 명칭에 '청소년'을 넣겠다고 하는 것은 새삼 '갑자기'는 아니다. 이미 2017년 말에 발표한 '제6차 청소년정책 기본계획'에도 '여성청소년가족부'로 부서 명칭을 개편하겠다는 내용은 아미 있었고 그 이전에도 존재했다.

하지만 그동안 부처 명칭에 대해서는 언급도 하지 않던 여가부가 갑자기 대선 정국에 이렇게 부서 명칭에 '청소년'을 다시 넣겠다는 것은 그동안 정부에 비교적 협조적이었던 청소년계가 청소년 전담부처를 바꿔 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현장 청소년지도사들도 여가부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기 때문. 여가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이런 가운데 여가부가 의뢰해 한국행정학회가 발표한 '여성·청소년·가족정책 중장기 비전과 정책발전방안 보고서'에서 현 부처 명칭을 '양성평등·가족청소년부'로 제안한 것도 부처 명칭을 다시 꺼낸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 예상된다.

여가부는 올해 청소년정책 체계(패러다임)를 청소년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청소년정책의 위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장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그동안 '젠더' 논란으로 여기저기에서 비판받아 온 여가부가 폐지론이 또 붉어지자 만만한 청소년정책을 앞세워 '부처 지키기를 시도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여가부는 청소년계와의 소통에 더 심여를 기울이고 청소년정책 추진에 대해 평상시 긴밀한 소통과 파트너로서의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논란이 되어 오고 있는 여가부 폐지 여론에 청소년 전담부처를 신설해 달라는 청소년계의 불신까지 소화해야 하는 여가부가 부처 존재론을 증명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이미 버스는 떠났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