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도스 기획 권민진 '거룩한 생명들의 탄생' 展

롤랑 바르트는 자신의 저서 『사랑의 단상』에서 사랑에 대한 담론을 재현하는 텍스트들을 구성했다. 그 중 “그대로 TEL”에 대해서는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이를 정의해야만 하는 그 끊임없는 요청 앞에 자신이 내리는 정의의 불확실성 때문에 괴로워하면서도 모든 형용사가 배제된,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을 받아들이는 지혜를 가질 수 있기를 꿈꾼다, 권민진 '거룩한 생명들의 탄생' 展은 2022. 1. 12 (수) ~ 2022. 1. 18 (화)까지 갤러리도스에서 전시된다. 

권민진 '거룩한 생명들의 탄생' 展 안내 포스터
권민진 '거룩한 생명들의 탄생' 展 안내 포스터

작가는 종교에 의해 조직된 교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성도들의 관계에 궁금증을 가졌다. 초반에는 하나의 작고 막연한 관심이었을 것이나 빛이자 절대자로서 역할하는 예수라는 존재에 대한 인정은 그로부터의 하나됨과 이를 소망하는 구성원들에 대한 존중과 파악 그리고 이해로까지 사고를 확장시켰다. 

기독교 미술은 서양미술사에서 끊임없이 언급되는 만큼 역사가 깊다. 예수가 탄생하기 이전의 상태부터 예수의 탄생은 물론 그 이후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과 같이 성서를 기반으로 한 주제들이 광범위하게 담겼다. 교회와 성당이 소장하는 제단화의 경우에는 예수를 은유하는 양 같은 동물의 피 흘리는 모습은 물론 온전한 모습까지 여러 모습을 화면 안에 시각적으로 구현함으로써 죽음을 통해 부활하는 예수와 그에 대한 믿음을 전달하기도 했다. 

권민진은 기독교적인 철학을 온전히 존중하고 이해함으로써 자신만의 것으로 체득한 것이나 다름없다. 오래 전 하나님의 말씀이 죽음과 변화에 대한 부정과 두려움 없이, 탄생과 죽음을 통해 다시 새로운 삶을 얻는 자연의 순리 그대로로 긍정됨으로써 사랑의 철학으로 탄생되는 것이다. 때문에 바로 여기 고개를 들어 기꺼이 환한 빛을 맞는 하나의 생이 자리한다. 사랑을 머금고 환희하는 생명의 한 형태가 빛난다.

저작권자 © 한국시민기자협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