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인봉 코스에서 보는 약사, 백마능선 일품


 무등산은 소백산맥에서 갈라져 나온 독립산맥의 하나로 광주광역시와 담양군, 화순군에 널리 걸려있다. 광주광역시의 자랑 8景5味에도 무등산의 사계절 경치가 들어있을 정도로 광주시민과 가깝고 아름다운 산이다.

100만 이상의 인구가 사는 도시 바로 곁에 1,000m 이상의 높은 산이 있는 곳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또 아름다운 주상절리대는 어떤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자랑스런 산이자 광주의 아픔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어머니의 산이기도 하다.
무등산은 품이 넓어 등산로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북봉에서 천황봉, 장불재 능선을 척추삼아 사방팔방으로 곁가지가 뻗어 있다. 능선 사이로 아름답게 다듬어진 등산로와 기암절벽, 재와 계곡, 폭포가 절경을 이룬다.

1단 3봉 3대 6재 8곡 2폭을 아는가
무등산은 1단 3봉, 3대, 6재, 8곡, 2폭으로 압축할 수 있다. 1단은 천제단, 3봉은 천왕, 지왕, 인왕봉이며 3대는 서석대 입석대 광석대(규봉암)다. 6재는 꼬막재, 장불재, 중머리재, 바람재, 늦재, 깻재를, 8곡은 약사암 계곡, 바람재, 낙타, 원효, 시무지기, 이서(영서), 용추, 동막골 계곡을 칭한다. 2폭은 시무지기 폭포와 용추폭포를 일컫는다.
무등산의 봄은 원효계곡에 진달래, 개나리가 피면서 시작한다. 장불재에서 규봉암가는 길에 철쭉꽃이 피면 여름의 길목이다. 산등성이 초원에 산나리가 자지러지게 피다가 지고나면 아름다운 단풍이 억새와 조화를 이루며 가을이 시작된다. 겨울에는 온 산에 설화가 피면서 전국의 마니아를 부른다.
무등산의 등산길은 헤아릴 수 없지만 증심사지역, 산장 원효사길, 지산유원지, 화순 만연사와 안양산 자연휴양림에서 출발하는 네 가지 길을 들 수 있다. 봄과 가을에는 긴 코스를 택해도 좋다. 증심교에서 바람재-동화사터-중봉-서석대-입석대-중머리재-증심사 또는 장불재에서 백마능선을 따라 안양산 자연 휴양림, 화순으로 가는 길은 비교적 장거리 코스다.

가을 무등산은 꼬막재 억새풀이 장관
특히 가을에는 산장에서 꼬막재-규봉암-장불재-중머리재-증심사로 내려오는 일주등산로는 시원한 물줄기의 계곡과 꼬막재의 억새풀은 장관이다. 잘 다듬어진 돌길을 따라 화순 이서의 경치를 가슴에 담고 규봉암에서 잠시 쉬어 장불재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장불재에서 내려가는 길은 여러 갈래다. 본인의 체력에 따라 중머리재, 입석·서석대, 중봉 등 어느 길을 택해도 좋다.
증심사 바로 종점에서 집단 상업지구 남쪽으로 가는 새인봉 길은 비교적 순탄한 길로 등산객이 자주 찾는다. 새인봉에서 증심사, 약사가 훤히 내려다보이고 동쪽으로 중봉, 장불재, 백마능선이 훤히 보인다. 경치는 무등산 코스 중 제일이다 싶다. 새인봉 삼거리에서 중머리재 오르는 길은 땀을 흘리는 길로 여름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증심교에서 바람재로 올라가는 길은 바람재 계곡이 있어 여름에 오르면 시원하다. 봉황대에 오르는 길은 나무가 많아 여름엔 그늘을, 가을엔 단풍을 즐길 수 있다. 바람재와 토끼등 사이 너덜겅 약수터 앞에는 편백나무 숲이 잘 조성되어 있어 여름철 삼림욕 코스로 좋다.

용추계곡에 발 담그고 점심먹는 맛이란
중머리재에서 용추계곡으로 가는 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는 않지만 용추계곡에서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점심을 먹는 맛은 일품이다. 남쪽으로는 화순 수만리, 너와나의 목장으로 가는 길이며 서쪽으로 제 2수원지로는 내려가는 길이다. 무등중학교 앞에서 수자타 절 음식점을 지나 동적골로 가는 등산로는 봄, 여름 다 좋다. 비교적 완만하고 긴 산책길을 지나 본격적인 등산길로 오르면 새인봉 삼거리로 나온다.
무등산을 잘 살펴보면 중머리재 밑으로는 나무가 많다. 중머리재 위로는 큰 나무가 없어 여름산행에는 햇빛을 받아 바로 산행하기 어렵다. 여름에는 계곡을 끼고 오르면 피곤한 줄 모르며 봄, 가을에는 꽃길과 들길도 있다. 그 가운데 무등산의 겨울 산행은 백미로 꼽을 수 있다. 어디가 좋고 어디가 나쁘다고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무등의 겨울은 아름답다. 급경사가 아닌 무등산의 오르막길이면 1Km에 20분~25분이면 된다. 물론 본인의 연령과 체력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무리하지 않는 산행이 좋다. 천천히 걸으며 경치도 감상하고 새소리, 물소리를 들으면 여기가 ‘우리들의 천국’이 아닐런지. 산행은 하산길이 더 어렵다. 보통 똑같은 길을 오르고 내려갈 때 약 80%의 시간이 든다. (예 올라갈 때 10분이면 내려올 때 8분 정도)

산장-꼬막재-광일목장으로 가다보면 광주호가 눈앞에
품 넓은 무등산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등산로도 있다. 마니아들을 위해 몇 군데 소개 한다. 산장에서 꼬막재로 가다 왼쪽으로 돌아 중앙초등학교 학교림, 광일목장으로 가다보면 광주호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길이다. 또 지산유원지에서 골프연습장을 거쳐 깻재에 올라 우측으로 팔각정 거쳐 좌측으로 오르면 바람재가 나온다. 중머리재에서 서인봉-마집봉을 거쳐 제 2수원지, 용연계곡을 거쳐 선교동으로 가는 길과 화순 너릿재 바로 밑에서 좌측으로 지장산을 거쳐 중머리재로 오르는 길도 좋다. 화순 이서 용강마을에서 시무지기 폭포를 거쳐 규봉암으로 오르는 길도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날마다 하는 산행은 1시간 이내, 일주일에 세 번 정도 가는 게 좋다고 한다. 새봄을 맞아 무등산에서 새로운 시작을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아차! 잊은 게 있다. 쓰레기는 꼭 되가져오자.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물러주어야 할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글쓴이 박종교(광주전남 백범 김구선생기념사업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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