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95마스크 못 구하는 시점에 대규모 박람회, 연기해야만 한다

[온 국민이 기자인 한국시민기자협회 박재홍 기자회원 ] 

▲ 3일 전국에 메르스로 휴교한 학교 230곳이 넘고 있다. (사진출처: SBS뉴스 캡쳐)

4일부터 7일까지 서울광장에서 서울시가 주관하는 '제4회 서울 도시농업박람회'가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 관련 아무런 대책 없이 열려 체험학습 참가하는 아이들과 시민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에서는 박람회 축제준비 등으로 분주한 곳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긴급하게 메르스 대응 대책 상황실이 만들어지고 다산콜센터에서는 메르스 상담을 24시간 운영하며 비상이 걸리는 이색광경이 벌어지고 있다.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서울시 두 부서의 장들에게 4일 박람회 관련 입장을 들어보았다.

3일 오전 도서농업박람회 담당 공무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메르스 관련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밝혀 우선적으로 연기 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서울시 대책 상황실 등을 소개하며 꼭 진행을 해야 하겠다면 그에 대한 대안책을 제시해주었다.

서울시 메르스 대응 대책 상황실 팀장 역시 “박람회 관련해서는 아무런 애기가 없었다.”고 밝혀 연기와 대안책이 필요하다고 제시하였다. “회의 안에 안건을 올려보겠다”고는 하였으나 기사를 쓰는 늦은 밤 시간까지 통보를 받지는 못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메르스 예방을 위해 “사람이 붐비는 장소는 가급적 방문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며 “부득이하게 방문할 경우 공기 중 미세 물질을 95% 이상 걸러주는 'N95' (식약처 기준 KF94) 이상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시의 경우 “사람많은 곳을 자제해야 한다.”고 시민들에게 메르스 예방법을 소개하면서 본인들이 전국의 시민들 수십 만명이 모여서 벌이는 이벤트를 벌이겠다는 발상자체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시는 기업들의 대규모 행사를 관리하고 시민들의 보건 안전을 위해 계도 등의 활동을 해야 하나 도시농업박람회를 한다면 앞으로 서울시의 정책을 따를 기관이나 단체들이 있을지 의문이다.

서울을 제외한 도시들은 메르스 확산 우려로 시나 지자체에서 주최하는 각종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대전 서구는 3일 각종 박람회와 공개강좌 등을 무기한 연기 또는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도시농업박람회를 연기 해야하는 또 다른 이유에는 메르스 예방법으로 소개되기도 한 방역물품인 N95마스크가 시민들에게 공급이 안되고 있는 실정이라 위험이 더욱 배가 되고 있다.

N95마스크의 경우 동네마다 품절이 돼서 재고가 다시 들어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지자체에서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시민들에게 예방차원에서 마스크를 배포 또는 판매하여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줄 의무가 있다.

2일 서울시에서는 N95마스크 등을 대량으로 지자체에 배포한 바 있다.

제품을 제공받은 지자체에서는 서울시에서 지원 받은 것을 포함해 예방차원에서는 시민들에게 단 1개도 제공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시에서는 지자체 보건소 자체 판단에 맡긴다고 하였으나, 보건소에서는 나중에 시에서 문제를 거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3일 서초구 기준)

서울시에서 3만3800개의 N95마스크를 풀었지만 정작 마스크를 쓰고 올 수 있는 시민은 없으며 운이 좋아 마스크를 구입한 소수일 뿐이다.

대책이 있어도 말릴 판국에 아무런 대책 없이 큰 박람회를 진행하겠다는 서울시, 박원순 시장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도시농업박람회 연기를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간곡히 부탁드린다.

메르스 관련 시민제보 이메일 news@civilrepor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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