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식 없는 어떤 재소자의 편지 받은 박계하 단청 대표
딱한 처지 만삭 아내에 밀린 월세, 난방비·주방용품 선뜻

담양 수북면에서 담양식돼지갈비 맛집인 ‘단청’과 국내산 재료로 빵을 만드는 ‘몽에뚜와르 단청제빵소’를 운영하고 있는 박계하 대표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져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박계하 대표는 일면식도 없는 재소자에게 ‘빵을 좋아하는 만삭의 아내에게 저를 대신해 빵을 나눠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고 빵은 물론 집세를 대신 내주고 살림살이를 장만해주는 등 통 큰 인심을 베풀었다.

발신인은 과거 담양을 다녀가는 길에 몽에뚜와르에 들러 빵을 맛봤던 아내가 유난히 좋아하는데도 아내에게 빵을 사줄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안타까워했다.

박 대표 부부는 편지에 쓰인 주소지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박계하 대표는 광주시 광산구의 오래된 아파트를 방문해 발신인의 아내에게 자초지종을 말하고 양해를 구한 뒤 집안을 살펴봤다.

만삭인 아내는 거동이 불편한 친정어머니와 함께 추운 겨울인데도 온기가 아예 없고, 생활에 필요한 변변한 살림살이마저 갖추지 못한 환경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박 대표는 “출산이 코앞인 사람이 월세를 내라는 독촉에 시달리며 아픈 어머니와 난방도 하지못한 채 비참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너무 슬퍼 펑펑 울었다”면서 “집세를 내고 따뜻하게 생활하기 바란다”며 미리 준비한 500만원의 돈을 손에 쥐어주며 집을 나섰다.

박 대표는 며칠 뒤 다시 방문해 그릇과 주방용품 등을 장만해주고, 아내와 경비실에 빵도 나눠줬다.

또 출산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옷과 육아용품은 물론 산후조리원 비용까지 해결해 줬다.

당연히 빵도 제공했다.

박 대표의 선행은 아내로부터 남편에게 전해졌다.

박 대표의 큰 사랑에 감동을 받은 남편은 담양군에 편지를 보내 박 대표의 선행을 소상히 알리고 “수감중인 자신을 대신해 최형식 군수가 박계하 대표를 칭찬해 주길 바란다”고 간곡히 요청했다.

평소 담양 관내는 물론 아너소사이어티, 고아원, 사회복지시설 등에 크고 작은 도움을 주고 있는 박 대표의 나눔을 익히 알고 있는 담양군은 남편의 편지를 받고 박 대표에게 감사패를 증정했다.

박계하 대표는 갑자기 담양군에서 감사패를 줘 영문을 몰랐었는데 재소자 남편이 담양군에 쑥쓰러운 선행(?)에 대한 편지를 썼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박 대표는 광산구청에서 지원을 받게 되고 남편의 출감도 임박해 자칫 아내에게 심적인 부담을 줄까봐 지금은 왕래를 자제하고 있다.

박계하 대표는 “생각보다 많은 수입이 생기면 다른 사람을 도와주라는 뜻으로 여기고 기쁜 마음으로 돕고 있다”며 “힘닿는 대로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더불어 살고 싶다”고 말했다./담양자치신문 김정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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