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떡갈비 먹고 죽로차 한잔의 여유

죽로차, 대밭에서 서식한 친환경 최고급 품질
떡갈비, 부드러운 쇠고기 맛과 뜯어 먹는 재미

⑦ 죽로차 & 떡갈비

상강을 지난 요즘 전국의 명승지에는 단풍을 구경하려는 나들이객의 물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예로부터 상강 무렵에는 국화주를 마시며 추어탕을 보양 음식으로 즐겼으며, 농가들은 겨울맞이를 했다.

국화주와 추어탕이 아니더라도 대나무고장 담양 떡갈비의 풍미와 함께 대나무밭에 자생하는 죽로차의 그윽한 맛과 향을 음미하면 어떨까?

 

# 이슬 먹고 자란 죽로차

새들이 먹고 소화되지 않은 녹차씨앗이 대밭에서 싹을 틔운 죽로차는 야생성을 간직하고 있어 대량으로 밀식 재배되는 일반 녹차와는 다른 독특한 맛과 향을 지니고 있다.

담양은 대나무밭의 반음반양(半陰半陽) 환경과 온화한 기후, 적합한 토양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담양죽로차는 찻잎이 연하고 은은한 다향을 풍기며 일반 녹차에 비해 항산화물질인 카로틴 함량이 높다.

담양에 산재한 대나무밭에 자생하는 죽로차의 상품화를 위한 본격적인 노력은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죽로차의 상품성을 알아본 몇몇 선도자들이 담양의 부존자원인 대나무밭의 효과적인 보존의 일환으로 녹차를 재배하는 아이디어를 착안해냈다.

이들은 규모를 통한 경쟁력을 위해 20여 농가가 참여하는 작목반을 만들고 담양군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12㏊의 죽로차밭을 조성했다.

또 균일하면서도 우수한 품질의 죽로차 생산을 위해 (사)죽로차연합회를 결성하고 죽림농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주기적인 교육과 상품품평회를 꾸준히 개최해왔다.

특히 2012년에는 특허청에 지리적표시 단체표장(제146호) 등록도 받았다.

이 표장은 어떤 상품의 품질이나 명성 그 밖의 특성이 본질적으로 특정 지역에서 비롯된 경우에 해당 상품이 그 지역에서 생산·제조·가공됐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따라서 이 표장을 받은 단체는 해당 상품에 대해 국내에서 독점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현재 다정원, 명아다원, 계향죽로, 다선다원, 생오지다원, 명가혜, 고가다원, 선재다원, 송하보다원, 죽로차문화원, 전경희 농가, 삼다리황토방다원 등 12곳에서 구증구포한 녹차와 발효홍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매년 6~7월 무렵이면 각자가 수확한 첫물 죽로차 5㎏을 죽녹원 제대원으로 가져와 전문가에게 품질평가를 받는 품평회를 여는 등 명품 죽로차 생산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다만 버려져가는 대나무밭을 활용해 새로운 소득원으로 삼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까닭에 생산량이나 소득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40g들이 완제품 녹차 1천458봉지, 발효홍차 808봉지를 생산해 6천39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 담양식 떡갈비

떡갈비는 본래 궁중에서 임금이 즐기던 고급요리로 쇠고기를 다져 만든 모양이 떡을 닮았다 하여 떡갈비라고 부르게 됐다.

일반 갈비와 달리 먹기 편한데다 고소한 쇠고기 맛으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즐기는 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궁중에서 유래한 떡갈비는 전라도 담양·화순, 경기도 광주·양주 일원에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향토색을 살린 요리법이 서로 다르게 발전해왔다.

담양떡갈비는 600여년 전 담양으로 유배돼 내려온 노송당 송희경 선생으로부터 전해졌으며, 남도 떡갈비의 백미로 손꼽히고 있다.

빼어난 풍미로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식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담양읍 시가지는 물론 담양의 이름난 관광지 주변에 떡갈비업소들이 성업중에 있다.

좋은 갈비를 가져다 지방질을 발라내고 갈비뼈에 붙어있는 살을 펼치듯 떼어내 다진 뒤 떡모양으로 만든다.

양념으로는 마늘, 양파, 배즙, 청주, 생강을 기본으로 각자의 비법재료들을 사용하며, 양념한 갈비를 숯불에 굽거나, 숯불에 구운 다음 양념을 발라 다시 굽는 방식으로 손님상에 올린다.

귀찮을 정도로 손이 많이 가지만 ‘갈비는 뜯는 맛’이라는 말처럼 손님들이 부드러운 쇠고기 맛과 뜯어 먹는 재미를 느끼도록 이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담양자치신문 김정주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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