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담양 단감’…탑푸르트 전국 명성

대덕 시목마을, 고서 후산마을 단감재배 주산지
관내 106농가 1천930여톤 생산 35여억 조수익
유기농명인 라상채씨, 자연순환농법 실천 모범

⑥ 친환경 담양단감

한로를 넘기고 상강을 앞둔 요즘 담양의 산간구릉지에는 주렁주렁 달린 단감이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감은 고려 초기부터 재배되었다는 문헌기록이 있을 만큼 우리민족과 친숙한 과일이다. 단감은 아삭거리는 식감과 높은 당도, 풍부한 식이섬유와 비타민 A·C로 가을을 대표하는 제철과일로 손꼽히고 있다.

단감이 잘 자라려면 연평균 기온이 11~15℃에 동절기인 11~2월에도 –14℃ 이하로 떨어지지 않아야 하며, 최한월인 1월 평균기온도 –1℃ 이상이어야 한다.

전남과 경남 등 따뜻한 남부지역이 단감의 주산지다.

# 담양의 단감

담양에서는 1980년대 초부터 대덕면 시목마을과 고서면 후산마을을 중심으로 선도농가들에 의해 단감이 재배되기 시작했다.

현재 관내 106농가가 116.7㏊에서 1천930여톤을 생산해 34억9천만여원의 조수익을 올리고 있다.

1990년대 일본에서 개발된 태추종을 기반으로 한 개량종인 부유(80%)와 차량(20%)을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하고 있다.

관내에서는 대덕면 시목단감작목반(16농가가 28㏊)과 고서 단감작목반(35농가 40㏊), 수북 안성회 농가(단감연구회 회장 2㏊)에서 대규모로 단감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개인 또는 공동출하, 도매시장, 로컬푸드 직거래판매장, 농협물류 학교급식, 한 살림 납품 등에 판매하고 있다.

담양군농업기술센터는 담양단감의 품질경쟁력을 높이고자 농업인들과 협력해 연구회를 결성하고 최고 품질의 단감(탑푸르트)을 생산하기 위한 품질기준과 핵심 투입기술, 수확 후 품질관리에 이르는 표준안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부유품종의 경우 280g±30g의 무게에 14.5브릭스 이상의 당도는 물론 색도계 5이상의 색깔과 농약 잔류 허용기준 이하의 안전성을 지녀야 탑푸르트가 될 수 있다.

핵심 투입기술로는 ▲당도향상을 위한 곁가지 갱신, 적정 착과량 유지, 시비개선, 토양개량 ▲올바른 모양의 과일 증대를 위한 인공수분, 열매 솎아내기, 열매가 열리는 가지 갱신, 나무와 나무사이에 한 그루씩 자르기, 하우스 철기둥을 따라 유인할 가지를 남기고 다른 가지들을 잘라내기가 있다.

또 ▲친환경 안정성을 증대하고자 정밀예찰과 친환경 자재 이용하기, 농약·중금속·유해생물 등의 위해요소 중점 관리(GAP) ▲품질관리와 유통개선을 위해 공동선과 품질관리, 수확 후 관리 등도 추진하고 있다.

# 수확과 선별, 저장

보통 부유품종의 성숙이 활발한 11월에 수확한다.

생산농가는 단감을 수확해 1차적으로 엄격하게 선별한 뒤 산지유통센터에서 비파괴선별기를 활용해 수준별로 재차 선별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농가가 포장하는 박스에 탑푸르트 인증 스티커를 부착해 출하한다.

출하되지 않는 단감들은 0.06㎜ 폴리에틸렌 주머니에 5개식 넣어 0~2℃의 저온저장고에 보관한다.

저장고는 저장과실 주위의 온도가 0℃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나치게 차곡차곡 쌓지 않고 통로를 중심으로 간격을 충분히 확보한다.

# 전남1호 유기농명인 라상채 농가

라상채 명인은 친환경 고품질 단감으로 호평을 받는 시목단감의 선구자다.

전남1호 유기농명인으로서 대덕면 금산리 산자락에서 정성들여 재배한 부유와 상서품종의 단감을 한살림에 전량 판매해 연간 1억원 이상의 조수익을 올리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냉해나 폭우 등 이상기후에도 불구하고 그의 농장은 기복 없는 꾸준한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다.

혼자 힘으로 1만6천여평의 단감농장을 운영하기가 벅차 3분의 2 정도를 호두로 대체하고 한 때 5천여평으로 단감재배면적을 줄이기도 했으나 딸이 귀농하면서 다시 재배면적을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2천평을 식재한데 이어 올 수확을 마친 뒤 1천600평을, 내년에 2천평을 더 늘릴 계획이다.

라상채 명인이 유기농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명료하다.

단감재배법을 공부할 당시 인간이 만든 화학물질로 만든 농약은 생태계를 파괴하고, 인체에 축적돼 종내에는 치명적인 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수확량을 확보할 수 있는 유기농 재배법을 배우고자 전국을 수소문한 끝에 서울 가락시장 건물 모퉁이에서 담양출신 인사가 운영하는 유기농학교를 찾게 됐다.

라상채 명인은 오랜 기간의 유기농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는 사실을 터득했다.

나무에 필요 이상의 양분을 공급해 보다 많은 꽃눈을 달리게 하고, 착과된 열매가 병충해를 입지 않도록 많은 농약을 치는 것을 경계한다.

나무의 본성에 상관없이 생산량에만 욕심내다보면 나무가 야성을 잃어버려 기후변화에 취약해진다는 학습내용을 실천하고 있다.

단감나무 밑에 자라는 잡초를 뽑지 않고 양분으로 활용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큰 비로 인한 토양유실도 막는 등 나무가 튼튼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준다.

무성히 자란 잡초를 두어차례 예초기로 적당한 높이에서 베어낸 뒤 나무 주위에서 썩도록 놓아두는 자연순환농법을 실천하는 것이다.

자연히 적정 시비가 이뤄져 적당량의 꽃눈이 맺히게 돼 열매를 솎아주는 일손도 거의 들지 않는다.

야성을 간직한 건강한 나무에서 달리는 열매는 병충해에도 강해 제초제와 살충제도 사용할 필요가 없다.

라상채 명인은 10여년째 퇴비를 하지 않고도 건강한 감나무를 만드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담양자치신문 김정주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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