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도스 기획 이승은 삶의 그 자리 展

고전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낡을 뿐 늙지는 않는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성』과 안톤 체호프의 희곡 『갈매기』가 짚어낸 피로감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깊숙이 침투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승은 삶의 그 자리 展은 2021. 9. 29 (수) ~ 2021. 10. 5 (화) 갤러리 도스에서 전시한다.

이승은 삶의 그 자리 展 안내 포스터
이승은 삶의 그 자리 展 안내 포스터

살아있음에 대한 인식과 계속 살아가 보겠다는 의지가 희미해졌기 때문이다. 오늘과 내일은 물론 순간이 거세된 삶 속에 잠식되면서 고통이나 괴로움 따위를 느낄 새도 없다. 탁해진 눈동자로 바라다 본 하늘에는 기쁨이 사라져 버렸다.  
 
이승은은 인간의 이 타고난 가치에 대해 표현하기를 선택했고 그 방법에는 처음이라는 것 그리고 모든 날 모든 순간에 함께한 자연이 있다. 오래 전 괴테가 젊은 베르테르의 감각을 빌려 자연에 대해 찬탄한 것처럼 인간은 때때로 볕을 받아 반짝이는 잎사귀 하나에도 위로를 받고 벅찬 감동을 느끼고 행복감으로 눈물 짓기도 한다.

태초의 기억으로서의 자연은 피로와 상실에 잠식된 인간이 자신의 뿌리를 찾아 돌아올 곳은 자연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 순리를 찾아 돌아온 인간을 기꺼이 맞는다. 그리고 인간의 고단하던 삶을 보듬고 위로해 주기 위해 인간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자신을 편평하고 매끄럽게 펼쳐내 주어 감싸 안는다.

자연은 각자가 지닌 고유한 가치와 존재함만으로 누릴 수 있는 만족감과 감사함을 가르쳐준다. 우리가 자연 안에서 숨쉴 수 있고 가장 큰 휴식과 위로를 느낄 수 있는 것도 고유한 존재 가치가 인정되고 가지각색의 모습으로 한데 조화를 이루며 어우러져 있다는 지점과 맞닿아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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