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을수록 고유의 맛 살아나는 담양産 한과

양녕대군 창평 낙향때 쌀엿·조청 제조법 전수
한과업체 9곳서 연 307톤 생산, 80억원 판매
식품명인이 직접 빚은 창평·담양·안복자한과

③ 친환경쌀로 만드는 담양産 한과류

추석이 다가오면서 우리 농수축산물과 전통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농경사회에서 추석은 봄에서 여름 동안 가꾼 곡식과 과일의 수확을 앞둔 명절이어서 마음이 넉넉해진다.

이번 추석 선물은 친환경농법으로 재배된 담양쌀로 만든 담양산 한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와 생산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어떨까?

전통기법으로 만든 쌀엿과 조청을 사용하는 담양의 한과류는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고 정성을 담아 씹을수록 곡물 고유의 맛이 살아난다.

속이 꽉 차 있으면서도 지나치게 달지 않고 모양까지 예뻐 격식있는 선물로 제격이다.

#한과의 유래

한과는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과자를 말한다.

생과(生果)와 비교할 때 가공해서 만든 과일의 대용품이라는 뜻에서 ‘조과류’라 하는데 우리 말로는 과줄이라고도 하며, 외래과자와 구별하기 위해 한과라 부르게 됐다.

菓라는 말은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처음 나오는데 수로왕릉에 올리는 제물에 菓가 쓰였다고 기록돼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만들어진 한과류는 ‘엿’일 것으로 추정되며, 고려시대 귀족계층에서 애용된 과자로 유밀과가 있었다.

유밀과는 불교행사인 연등회·팔관회를 비롯 크고 작은 행사에 반드시 고임상으로 쌓아 올려졌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한과류는 임금이 받는 수라상을 비롯해 개인의 통과의례를 위한 상차림에 등장하는 음식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성호 이익이 1763년경 저술한 성호사설에는 조과가 제수로 쓰이고 있다고 기록돼 있다.

#한과의 종류

한과는 유밀과류, 강정류, 산자류, 다식류, 정과류, 숙실과류, 과편류, 엿강정류, 엿류 등으로 분류한다.

유밀과는 밀가루를 주재료로 기름과 꿀을 부재료로 섞고 반죽해서 여러 가지 모양으로 빚어 기름에 지진 것을 말하며 고려때부터 최고의 과자로 여겨 중요한 제사음식의 하나가 됐다.

유과류는 찹쌀가루에 술을 넣고 반죽한 것을 찜통에 찌고 공기가 섞이도록 쳐댄 뒤 크고 작게 잘라 햇볕에 말렸다가 기름에 지져 고물을 입힌 것으로 사찰음식이나 제사, 연회, 차례상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음식으로 쓰여져 왔다.

산자류는 강정바탕을 네모나게 썰어 튀긴 것으로 과줄이라고도 하며, 다식류는 볶은 곡식의 가루나 송화가루를 꿀로 반죽해 나무로 된 다식판에 넣어 찍어낸 유밀과다.

정과류는 비교적 수분이 적은 식물의 뿌리나 줄기, 열매를 살짝 데쳐 설탕물이나 꿀, 또는 조청에 조린 것이다.

과편류는 과실이나 열매를 삶아 거른 즙에 녹말가루를 섞거나 단독으로 설탕이나 꿀을 넣고 조려서 엉기게 한 뒤 썰어낸다.

엿강정류는 여러가지 곡식이나 견과류를 조청 또는 엿물에 버무려 서로 엉기게 한 뒤 반대기를 지어서 약간 굳게 만든다.

엿류는 우리나라 한과류 가운데 가장 먼저 만들어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맛 때문에 음식의 맛을 내는 조미료로서의 이용되고, 오래 두어도 변하지 않는 저장성이 뛰어나다.

또 특산물을 이용한 저장식이었다는 점에서 지방에 따라 여러 가지 엿이 만들어져 특색을 띠게 됐다.

#담양의 한과산업

담양의 한과는 조선시대 창평지역으로 낙향한 양녕대군을 수행했던 궁녀들에게 쌀엿과 조청의 제조방법을 전수받아 시작됐다.

이후 많은 가문들이 한과를 반드시 제례에 올리는 음식으로 중시하면서 창평현은 한과의 원료가 되는 쌀엿과 조청으로 유명한 고장이 됐다.

2020년말 현재 담양의 한과제조업체는 농업회사법인 호정식품(주), 농업회사법인 산들해(주), ㈜강성에프앤비옛사랑한과, 농업회사법인 ㈜죽향한과, 고미푸드, ㈜안복자한과, 수정한과, 농업회사법인 ㈜담양한과명진식품, 김복녀 전통식품 등 무려 9곳이나 된다. 이들 업체에서는 연간 307.5톤의 한과를 생산해 80억2천1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 죽림푸드, 잣정경자네, 고재구 전통쌀엿, 강순임 슬로우푸드, 조진순 가마솥식품, 모녀삼대 쌀엿공방, 이금숙 전통쌀엿, 이왕이면 올바른 먹거리 이올식품, 창평전통쌀엿영농조합법인, 농업회사법인 호정식품(주) 창평공장 등 10개 업체가 쌀엿과 조청, 약과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호정식품 창평한과는 대한민국 식품명인 유영군 대표가 엄선한 재료에 옛 비법을 더해 장인정신으로 전통의 맛을 유지하고 있다.

그가 만든 쌀엿조청은 겉보리의 싹을 틔워 고두밥과 함께 당화시겼기 때문에 달지 않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조청을 농축 가공한 창평쌀엿, 조청으로 맛을 낸 유과·정과·약과 등 다양한 전통과자도 인기가 높다.

담양한과 명진식품은 농식품부 엿강정 분야 대한민국 식품명인인 박순애 대표가 전통방식과 한결같은 정성으로 다양한 한과류를 생산하고 있다.

중저가부터 고급제품에 이르는 제품군들은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들이 가격에 맞춰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999년 우리농산물 전시회 대통령표창, 2001년 한국표준협회 한과류·부각류·쌀엿류 으뜸상품 지정을 받았다.

안복자한과는 대한민국 식품명인 안복자 대표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있을 정도로 제품에 대한 자부심은 물론 우리 쌀을 재료로 맛있는 수제한과류를 생산하고 있다.

2006년 광주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수상자 정상회의 만찬에 오를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2007년 원예농식품 파워브랜드대전 전통식품 부문에서 국내 한과업체로서는 유일하게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상을 받았으며, 농림부 전통식품 품질인증과 농림부 신지식인상을 수상했다./담양자치신문 김정주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한국시민기자협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