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정부의 패망이 주는 교훈 상기"
"평화는 튼튼한 안보위에서 유지가능"

권록현 기자 = 얼마 전,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의 손아귀에 넘어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지원과 지지를 받았던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정부군은 제대로 된 군사적 대응조차 못하고 탈레반에게 항복하는 오합지졸의 모습을 보여줬다.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은 엄청난 양의 현금을 가지고 수도가 함락되기 직전에 급히 해외로 망명했으며 국외로 탈출하려는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의 행렬에 공항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아프가니스탄의 패망은 주둔하던 미군의 철수가 한창 진행되던 도중에 갑작스럽게 일어났다. 탈레반은 파죽지세로 아프간 정부군을 무너뜨리며 점차 여러 지역을 점령했고 수도 카불의 숨통을 조여왔다. 정부군은 미국이 공여해준 최첨단 각종 무기들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했는데 이는 아프간 정부군의 사기와 훈련 수준이 매우 처참했기 때문이였다.

서류상의 병력 인원이 월급 수령을 목적으로 허수로 등록해놓은 경우가 많아서 실제 전투에 나서는 군인의 수는 그보다 훨씬 적었고 미군이 체계적으로 훈련을 담당하고 양성한 특수부대 '코만도 여단'을 제외하고 일반 군인들은 탈레반이 보이면 단체로 항복하거나 도망치기 바빴다. 이러한 정부군의 행동은 오히려 탈레반의 사기를 드높였고 결국 최후의 보루였던 카불까지 탈레반의 수중에 떨어진 것인데 속된 말로 "당나라 군대"라고 비유할 수 있겠다.

이런 정부군을 제대로 통솔하고 체계적으로 훈련시켜서 자주적으로 국가안보를 튼튼히 유지하고 테러의 위협에 적극적으로 맞서야 할 책임이 있는 아프간 정부는 각종 부정부패로 얼룩지고 사회 내부의 혼란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 그 틈을 타서 조용하게 세력을 불린 탈레반의 기습에 허망하게 당한 것이니, 어떻게 본다면 이러한 미래는 예견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아프간 정부의 패망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참으로 간단하고도 명료하다. 그 것은 적의 위협에 맞서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책임감 있고 청렴한 정부가 주도하는 튼튼한 안보와 강한 군사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8년 해군의 도산안창호함 진수식 당시, "힘을 통한 평화는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흔들림 없는 안보전략" 이라고 정부의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아직, 대한민국은 남북간의 종전이 되지 않은 휴전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한쪽으로는 대화를 통한 평화를 주장하면서 다른 한쪽으로는 무력도발을 일삼는 모습을 그동안 보여줬다. 2002년 햇볕정책으로 평화모드가 조성되었던 시국에 연평해전을 일으켰고 작년에는 남북 화해의 상징이였던 연락사무소를 기습적으로 폭파시켰다. 우리가 앞으로 한반도 평화의 선구자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한쪽에 도사리는 북한의 이러한 이면적인 모습을 항상 경계하고 강한 군, 강한 안보를 기반으로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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