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도스 하반기 공모 ‘깊은 호흡 ’이예지 ' 권태로운 고민' 展

철학자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고 말했다.  모든 것에 대해 회의하고자 한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명제였다. 오늘날에 현존하는 예술가 이예지는 “예술을 창조함에 있어서 나는 의심으로 가득 찬 사람이다.” 라고 말한다. 그러나 데카르트의 생각이라는 것이 단순히 이성만을 고집한 것이 아니듯, 2021 하반기‘깊은 호흡’이예지 '권태로운 고민' 展은 2021. 8. 18 (수) ~ 2021. 8. 24 (화)까지 갤러리도스에서 전시된다.

갤러리도스 하반기 공모‘깊은 호흡’이예지 '권태로운 고민' 展 홍보물
갤러리도스 하반기 공모‘깊은 호흡’이예지 '권태로운 고민' 展 홍보물

작가는 심리적 영양 과다의 시대의 나는 배부른 인간의 고민을 한다. 배가 고프지 않은 맥시멀의 시대에서, 풍요속의 빈곤을 느끼고 사람들은 어느 것도 채우지 못한 채 거북한 배부름만 느낄 뿐이다. 배만 부른 나의 가쁜 호흡에서 깊은 추론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또 무엇인가를 고민을 한다. 믿고, 의심하고, 수집하는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하다보면, 전통에서의 현재 그리고 그 순간들의 정반합을 도출하면서도 그 전 단계의 끈을 끊어내지 못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컬트, 민간, 무속신앙에서조차 죽음이 내재되어 있으나 어느 곳에서도 자살은 긍정의 범주의 속하지 못한다.

이예지에게 창작이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과도 같다. “믿고, 의심하고, 수집하는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이라는 작가의 말은 이를 뒷받침한다. 작가의 작품적 양상은 종교와 생사, 미신, 신체와 그것을 통한 행위 등으로 본능적인 것들에 가까우며 스펙트럼 또한 넓다. 이에 의심의 주인으로서 온몸과 온정신으로 작품에 몰입하고 기존 질서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세상에 피투(被投)됨으로써 살아가야 할 이유를 헤아리려는 인간의 영혼이 숨을 얻는다. 영혼은 존재의 당위에 대해 질문하며 답을 찾으려 노력하고 그 노력이 결국은 살아 있음에 대한 진리가 된다. 비로소 이예지의 작품은 한 폭의 거대한 제단화로 완성되는 것이다. 죽음 뒤에는 부활이 있기 마련이다. 죽음을 통해 전복된 인간은 새로운 생을 맞는다. 부지런히 다시 태어난 숨이다. 호흡이 태동한다. 우리는 구도자의 호흡법을 배운다. 바로 여기에 생명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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