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한국국토정보공사 손명훈 과장

 

몇 년 전 우연히 LX한국국토정보공사가 주최한 ‘스마트 국토엑스포’에서‘김창옥’강사의 소통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맛깔나는 연기와 적재적소의 애드리브 덕분에 깔깔거리고 웃으며 들었다. 한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웃으면서 들었던 강의였지만 진지하게 청강했었던 다른 강의들 보다 ‘소통’이라는 메시지는 더 묵직하고 진중하게 내 안에 자리 잡았다. 그는 ‘유머’라는 도구를 활용해 본인의 메시지를 어떻게 잘 전달하는지 알고 있는 강사였다.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의 어색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나 대중 앞에 서는 사람들에게 이런 서먹서먹한 분위기는 메시지 전달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강의기법 중에는 청강자의 긴장을 풀어주고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는 ‘아이스브레이킹’이 있다. 아이스브레이킹 중에서도 가장 폭넓게 쓰이는 방법이 유머이다. 강사는 유머를 통해 청강자와의 거리를 좁히고 메시지를 좀 더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다.

대중 앞에 설 때가 아니더라고 유머는 많은 역할을 한다. 특히 인간관계에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적절한 순간에 사용되는 유머는 상대방의 마음을 활짝 열게 만들어 상호 간의 신뢰 쌓고 소통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소통 유머’의 저자 김진배 작가는 책을 통해 ‘유머는 상대에 대한 배려, 여유를 담아냄으로써 주변 사람들과의 친밀감을 높이고 소통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이끈다’고 말했다.

미국 역사에서도 유머는 큰 의미를 갖는다. 미국 상원 역사상 최장수 공화당 지도자인 밥 돌(Bob Dole)은 ‘위대한 대통령의 위트’라는 책을 통해 역대 대통령들의 유머를 분석했다. 링컨, 레이건, 루즈벨트 등 유머감각의 상위 대통령 들은 대부분 통치능력 면에서도 탁월한 지도자로 평가받았다. 그들은 유머를 통해 소통하고 소통을 기반으로 자신들의 정책을 펼쳤다. 아직까지도 미국에서는 유머감각이 관용과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전형적인 미국인의 미덕으로 간주되고 있다. 특히 사회적 리더를 꿈꾸는 사람에게는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성격의 특질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무턱대고 유머를 난발하게 되면 “저 사람 말만 번지르르하게 해”라는 비판을 들을 수도 있다. 유머에는 인간관계에 대한 진심을 담겨야 한다. 유머로서 끝나는 게 아니라 유머를 통해 관계를 가깝게 만들고 소통하고 싶다는 진심이 담겨야 한다.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하되, 절대 상대방을 무시하는 유머를 해서는 안 된다. 유머의 본질은 인간관계의 개선이며, 메시지 전달의 도구이다.

누구나 유머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적재적소의 유머를 위해서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유머감각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에 대한 진심이다. 유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남과 1% 다른 표현법을 고민한다면 당신도 유머러스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유머는 당신의 인간관계를 개선해 줄 뿐 아니라 당신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 분명하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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