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바람이 불면 옹기장수가 돈을 번다’는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이 말은 원인과 결과가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과정의 연결고리를 살펴보면 반드시 상관이 있음을 나타낼 때 사용되는 속담이라고 합니다.

예로부터 일본은 중국으로부터 불어오는 황사가 유난히 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황사바람이 불 때면 많은 사람이 눈병에 걸려 실명을 하게 되고 실명을 한 사람들은 맹인안마사로 직업을 찾아 나서게 되었습니다.

당시 맹인안마사들은 자신을 알리는 수단으로 피리를 불며 다녔는데 그 피리는 주로 고양이 가죽을 사용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많은 고양이를 죽여 가죽을 벗기게 됐고 고양이가 줄어들게 되자 쥐들이 제 세상을 만난 듯 설쳐대면서 쥐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실수로 옹기를 많이 깨뜨리게 돼 결국 옹기장수가 돈을 많이 벌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바람과 옹기장수, 둘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지만 연결과정을 통해 서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습니다.

자연생태계에는 이와 비슷한 관계가 수없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런 관계를 ‘먹이연쇄’ 혹은 ‘먹이사슬’이라고 부릅니다. 지구상의 땅과 식물, 동물 그리고 사람은 모두 떼레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로 묶여 있습니다.

우선 식물은 흙 속에 있는 물과 양분을 섭취하고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로 호흡을 합니다. 태양으로부터는 에너지를 흡수해 땅과 공기 중에서 얻은 것들을 양분으로 변화시켜 성장합니다. 이 식물을 먹고 사는 초식동물과 그 초식동물을 잡아먹고 사는 육식동물, 그리고 이 육식동물들은 배설물이나 사체로 썩어 다시 흙으로 되돌아갑니다.

이렇듯 지구상의 모든 생물들은 하나의 순환고리를 이뤄 알게 모르게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중 어느 하나라도 균형이 무너지면 지구 생명체 전체가 위태롭게 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한 예로 미국의 엘로스톤이란 마을에서 일어난 사건을 소개합니다. 엘로스톤에는 사슴이 많이 살고 있었는데 늑대들이 나타나 사슴을 자꾸 잡아먹자 마을 사람들은 회의를 열어 늑대를 전부 없애기로 하고 사냥꾼들을 고용해 늑대들을 몰살시켰습니다. 그 후 사슴들은 많이 늘었지만 이와 함께 토끼들의 숫자도 마구 늘어나면서 토끼들이 닥치는 대로 풀을 다 먹어치우자 결국 대부분의 사슴들이 굶어 죽거나 추위에 얼어 죽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먹이사슬이라는 것은 한편으로 냉혹해 보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모든 생물을 공존케 하는 자연의 신비한 질서이기도 합니다.

근래 들어 지구상에서 인위적 파괴로 인한 먹이사슬의 균형이 깨지면서 매년 많은 종류의 생물이 사라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매년 상당수의 생물종이 멸종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같은 추세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균형을 잃으면서 우리 인간도 결코 안전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고 합니다.

몇 해 전 환경단체에서 활동하는 지인에게서 ‘무등산에 서식 중인 나비들 중 상당수가 멸종되거나 서식지를 옮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나비가 살기 힘든 무등산은 곧이어 나비와 연관된 타 생물종의 변화를 연상케 합니다. 나비 몇 마리 없어진 게 무슨 대수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지만 무등산을 떠난 나비가 곧 닥쳐올 무등산의 파괴를 알리는 전주곡으로 생각하면 틀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자연에 가장 민감한 동물이 곤충이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자연은 자연 그대로일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합니다. 인간의 지혜가 아무리 출중할지라도 자연의 오묘한 섭리를 앞지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담양군이 일찍부터 군정 중점시책으로 추진해오고 있는 생태도시정책은 1000년 앞을 내다보는 훌륭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환경의 날에 즈음하여 자연을 살리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태도시 담양의 미래를 꿈꾸어 봅니다./담양자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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