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사찰측 협조로 문화재관람·주차 무료

둥근달이 뜬 영암·강진 고을 평야지대 한 복판에
우뚝 솟은 한반도 최남단 산악형 국립공원 웅장
척박한 생태계 환경에도 수백종 동·식물 서식

바위산 특성 농경수요 적어 재산권 분쟁 없어
자연마을 유일 강진 하치마을 2010년 국립공원 제외
경제활동 제약 주민 요구 공단측서 쾌히 수용

월출산 국립공원

 

달이 뜬다 달이 뜬다

영암 고을에 둥근 달이 뜬다

월출산 천왕봉에

보름달이 뜬다

아리랑 동동 쓰리랑 동동

에헤야 데헤야 어사와 데야

달 보는 아리랑 님 보는 아리랑

 

월출산에 갈때마다 영암 아리랑이라는 가요가 흥얼거려진다. 이환의 전 MBC사장이 고향 후배인 가수 하춘하에게 준 노랫말이다.

아쉽게도 기획취재하는 날에 구름이 잔뜩 끼고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겹쳐 둥근달은 보지 못했다.

 

월출산은 달이 뜨는 산이라는 이름이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유수한 문화자원, 그리고 남도의 향토적 정서가 골고루 조화를 이루고 있는 월출산은 한반도 최남단의 산악형 국립공원이다. 198820번째로 지정됐다.

영암군 영암읍과 강진군 성전면 평야지대에 우뚝 솟아 있다. 56.22의 면적에 암석 노출지와 수량이 적은 급경사 계곡이 많아 자연생태계가 유지되기에 척박한데도 약 700종의 식물과 800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암석지형에 적응해 온 생태적인 독특성에 난대림과 온대림이 혼생하는 위치적 여건으로 보전가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호남정맥의 거대한 암류가 남해바다와 부딪치면서 솟아 오른 화강암이 오랜 세월을 보내면서 지금과 같은 지형이 만들어졌다.

정상은 천황봉(809m)이며, 남서쪽에 연이은 구정봉(743m) 능선을 경계로 북쪽은 영암군, 남쪽은 강진군에 속한다.

또 영암군에 속한 북쪽은 날카롭고 가파른 돌산이나 강진군쪽 산들은 비교적 완만한 흙산으로 돼 있다.

 

월출산의 인문과 자연

아름다운 산세로 예로부터 많은 시인들의 칭송을 받았으며 많은 문화재와 사적지를 보유하고 있다.

고려 명종때 김극기는 월출산의 많은 기이한 모습을 실컷 들었거니, 그늘지며 개고 추위와 더위가 서로 알맞다. 푸른 낭떠러지와 자색의 골짜기에는 만 떨기가 솟고 첩첩한 봉우리는 하늘을 뚫어 웅장하고 기이함을 자랑한다고 예찬했다.

조선 세조때 생육신의 한 사람인 김시습도 남쪽 고을의 한 그림 가운데 산이 있으니 달은 청천에서 뜨지 않고 이 산간에 오르더라고 노래했다.

천황봉 정상 가까운 네모난 감실에 8.6m의 월출산마애여래좌상(국보 제144)이 조각돼 있다.

고려시대 도선국사가 창건한 도갑사에는 도갑사해탈문(국보 제50도갑사석조여래좌상(보물 제89도갑사도선수미비(전남도유형문화재 제38)가 있다.

도갑사 입구에 있는 구림마을은 도선국사의 어머니 최씨가 빨래터에서 떠내려오는 오이를 먹고 도선국사를 수태했다는 전설과 논어와 천자문을 전하고 일본황실의 스승이 된 왕인 박사와 관련된 전설이 많다.

현재까지도 도선국사와 관련된 최씨원·백의암, 왕인과 관련된 책굴·돌정고개·상대포 등 지명이 남아 있다.

강진군 성전면에는 신라 진평왕때 원효가 창건한 무위사가 있으며 무위사극락전(국보 제13), 무위사선각대사편광탑비(보물 제607), 극락전의 아미타삼존불과 관음보살상을 그린 벽화가 유명하다.

또 성전면 월남리의 월남사지에는 월남사지모전석탑(보물 제298)과 월남사지석비(보물 제313)가 있으며, 매년 가을 월출산갈대제가 열린다.

 

지질과 명소

월출산과 주변은 백악기 말 형성된 화강암으로 구성돼 다양한 풍화지형과 기암들이 발달하고 있다. 깃대종은 끈끈이주걱과 남생이다.

대표적인 화강암 풍화지형으로는 풍화 작용에 따라 기반암과 떨어져 그 위에 있는 암괴인 토르, 바위 위에 우물모양으로 발달한 오목지형인 나마, 암석의 측면(암벽)에 벌집처럼 집단적으로 파인 구멍인 타포니, 수십에서 수m에 이르는 좁고 긴 홈 그루브, 풍화동굴 등이 다수 관찰된다.

특히 나마구조의 발달이 탁월하다.

구정봉 이름이 큰바위얼굴 형상을 한 장군바위 정상부 화강암의 풍화작용으로 9개의 오목하고 우물형상을 띤 나마구조에서 유래됐을 정도다.

크고 수려한 산세와 기암괴봉, 비폭·벽담, 유물과 유적이 즐비한 월출산에는 연간 44만여명이 찾아온다. 이들 탐방객들은 6개의 탐방로를 이용한다.

천황사에서 구름다리에 이르는 3.02시간 코스에서는 거북바위, 시루봉, 바우제단, 천황계곡을 볼 수 있다.

천황탐방지원센터에서 도갑사에 이르는 9.56시간30분의 종주코스는 온 능선을 가득 채운 기암괴석의 황홀한 장관과 가을철 억새를 감상할 수 있다.

중간중간에 구름다리, 광암터, 베틀굴, 천황봉, 장군바위, 의자바위, 남근바위, 억새바위, 도갑사, 해탈문이 산재해 있다.

금릉경포대를 기점으로 천황봉을 거쳐 바람폭포로 하산하는 5.93시간10분 코스에서는 큰바위얼굴, 옹달샘, 돼지바위, 의자바위, 무위사, 경포대 계곡을 완상할 수 있다.

천황지구 순환코스는 6.74시간이 걸리며 월출산 탐방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구간이다.

아찔한 구름다리와 험준한 사자봉을 거쳐 천황봉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영암평야와 월출산 경관이 장관이다.

주변에 구름다리, 사자봉, 통천문, 육형제봉, 바람폭포, 책바위, 광암터가 있다.

도갑사를 기점으로 억새밭, 구정봉, 바람재를 거쳐 경포대로 하산하는 6.93시간40분 코스에서는 월출산마애여래좌상, 구정봉, 베틀굴, 토르, 경포대 계곡과 녹차밭이 유명하다.

3.32시간의 산성대코스는 조선시대 천황봉을 오르던 길이다.

산성대는 영암읍성의 봉수대를 일컫는 말로 입구에는 월출제일관(月出第一關)이라는 글귀가 암각돼 있다.

고인돌바위, 영암평야와 기암괴석, 산성대 터, 산성대 일원 나마를 감상할 수 있다.

지역사회와 상생노력

평야지대에 우뚝 솟은 바위산이라는 특성으로 개발이나 농경수요가 적어 사유재산과 관련된 분쟁이 없었다.

자연마을 가운데 유일하게 국립공원에 포함됐던 강진군 성전면 월남리 하치마을이 2010년 국립공원에서 제외됐다. 경제활동을 하는데 불편을 겪은 하치마을 주민들의 요구를 공단측에서 쾌히 수용한 것이다.

월출산에서는 문화재관람료와 주차료를 받지 않는다.

88년부터 시작된 도갑사의 문화재관람료와 93년 조성된 주차장 이용료가 지난해 지자체와 사찰의 협조를 얻어 폐지됐다.

연간 6천만원 가량의 문화재관람료는 영암군에서 연간 3천만원을 보조하고 사찰도 탐방객 증가로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자는 대의를 받아들여 3천만원의 손해를 감수하기로 했다. 지자체와 사찰측이 한 발짝씩 양보해 상생의 길을 걷고 있다.

주차장 이용료는 439면의 천황주차장과 178면의 도갑사주차장은 영암군에 연 8175만원, 102면의 경포대주차장은 강진군에 연 714만원에 각각 임대해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담양자치신문 김정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한국시민기자협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