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마음이 맑아지는 고창 청보리밭

예년 같으면 각종 꽃 축제가 한창일 텐데,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축제가 취소되거나 온택트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때가 되면 꽃은 피고 진다. 고창 청보리밭은 푸른색 청보리로 뒤덮여 있는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 고창 학원관광농원이다.

이 일대에 펼쳐져 있는 30만 평의 보리밭 중 대부분은 ‘학원농장’의 것이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공유의 아지트로 나온 메밀밭이 있던 곳이기도 한 학원농장은 봄철엔 메밀 대신 청보리로 뒤덮인다.

학원농장은 전국무총리 진의종씨와 부인인 이학 여사가 1960년대 초반 고창군의 광활한 미개발 야산 10여만 평을 개간하여 설립했다.

1960년대에는 뽕나무를 식재하여 잠업을, 70년대에는 목초를 재배하여 한우 비육사업을, 80년대에는 보리, 수박, 땅콩 등을 재배하며 땅을 일구었다.

1992년 초에 설립자의 장남인 진영호 씨가 귀농하여 정착하면서 보리와 콩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장미, 카네이션 등 화훼농업을 병행하면서 관광농업을 시작했다.

2000년대에 들어 점증하는 관광객들의 경관 관광욕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보리농사는 계속하면서 콩은 메밀로 작물전환을 했고 보리와 메밀이 번갈아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농장풍경을 인정받아 2004년도 말에 전국 최초로 학원농장주변이 경관농업특구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본격적으로 경관 농업을 시작한 것은 13여 년 전부터다. 진영호 씨는 그전에도 관광농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혀 시도하지 못하다 보리를 심어 시장에 내다 파는 일반 농업을 했다. 그러다 보리밭이 예쁘다는 입소문이 나며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러 찾아왔고, 사람이 모이다보니 청보리밭 축제까지 생기며 본격적인 경관 농업을 하게 됐다.

학원관광농원은 청보리, 해바라기, 메밀 축제를 연이어 연다. 청보리밭 축제는 40만 명, 메밀축제는 25만 명, 해바라기는 10만 명쯤 온다고 한다. 가장 활성화된 청보리밭축제의 경우 현장 매출이 10억 원쯤 나오는데, 30만 평 밭에 청보리를 심어 시장에 내 다팔면 매출은 한 4억 원쯤 된다. 게다가 관광 수익을 거둔 후 보리는 그대로 남아있고 그걸 수확해 저렴하게라도 팔면 10억 원 이상의 매출이 나온다.

진영호 학원관광농원 대표는 “‘농촌다움’을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제가 축제 위원장인데 사람을 끌어들이는 데 저속한 대중문화는 쓰지 말자고 이야기합니다. 대부분의 지역 축제들이 특색이 없으니까 유명 가수를 부릅니다. 여기에 드는 비용이 어마어마합니다. 그러나 학원농장의 축제에는 초대가수가 없습니다. 가수가 아니라 보리가 사람을 모으는 겁니다.”라고 축제가 성황하는 비결을 말했다.

 

진영호 대표

진영호 대표 프로필

1948년 서울 출생

1966년 경복고등학교 졸업

1971년 서울대 농경제학과 졸업

1973년 금호그룹 입사

1991년 금호그룹 회장부속실 이사

1992년 퇴직 후 학원농장 경영 시작

2004년 제1회 고창 청보리밭 축제 개최

2013년 농업인의 날 금탑산업훈장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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