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신탄진 이엘치과병원장 이도훈

‘컴플레인 슈팅(Complain Shooting)’ 출판을 축하드립니다.

나는 기록을 좋아해서 병원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컴플레인을 기록하도록 하였다. 최선을 다해서 진료했는데, 왜 컴플레인이 발생했는지 분석이 필요했다. 지난 21년간 치과병원을 경영하면서 환자의 컴플레인을 접수 시작부터 처리결과까지 투명하게 관리하였다. 불만고객을 평생고객으로 만들려는 노력의 결과물이 컴플레인 슈팅(Complain Shooting)’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나왔다. 환자의 컴플레인에 대한 경험과 해결책의 공유가 이 책의 목적이다. 컴플레인 유형을 8가지로 분류해서 모범답안 격인 자료 제공과 매끈한 해결의 노하우를 적어놓았다. 병원 원장의 공감 리더십을 통해 스태프들의 업무 능력 향상과 동기부여를 포함해서 지속가능(sustainable)하며 보편적인 의료시스템 확립에 작은 힘을 보태려 한다.

 

컴플레인 슈팅 - 이도훈 원장

 

컴플레인이라면 경영학 분야인데 치과의사가 다루셨군요.

컴플레인 연구는 실패학 연구라는 별칭이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연구로 와튼스쿨이 2006년 ‘고객 불만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는데, 고객이 만족하지 못할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에 대한 내용이다. 기존의 마케팅은 고객 만족에 초점을 맞추어 왔지만 와튼의 보고서는 고객의 불만 관리가 핵심이다. 말없이 떠나는 불만 고객을 잡기 위해서는 먼저 소통 창구를 갖추고 적절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나도 처음에 의원급에서는 컴플레인이 거의 없었는데 중형병원급이 되니 컴플레인이 많아졌다. 원인에 대한 호기심과 해결에 대한 열망이 교육으로 이어졌다. 130여 명 병원식구들이 환자들을 따라다니며 케어하는 감동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경영의 시작과 끝은 인간에 대한 이해라는 말이 있듯이 나 역시 리더로서 합리적인 사고를 유지하고 인간에 대한 성찰을 깊이 하려고 노력한다. 여러 층위에 촘촘히 쌓아 올려진 경험들의 집합체를 잘 활용하면 4차산업혁명시대에도 훌륭하게 살아남을 것이다.

 

원장님이 생각하는 컴플레인 해결(shooting)이란 무엇입니까?

환자는 병원 문을 나설 때 무조건 행복해야 한다. 병원이 가진 의료서비스의 정체성만큼이나 분명하게 고객(환자)서비스도 일치해야 한다. 병원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조직 단체임은 분명하다. 어떤 방법으로도 시간이 만들어 낸 소중함을 메꿔 줄 수 없다. 훌륭한 실력을 갖춘 의사라도 환자와 접점이 되는 스태프의 원활하고 성실한 응대가 부족하면 의사의 실력까지 보여줄 기회가 적어지거나 아예 없게 될지도 모른다.

최첨단 전자제품을 구매했을 때 소비자는 복잡한 설명서를 공부하는 대신 ‘켜고 사용하고 끄면’ 된다. 나는 이 책을 상세안내서로 활용해서 병원 내의 의료서비스문화가 향상되기를 바란다. 병원을 이용하는 고객(환자)의 니즈와 병원관계자의 관점, 두 가지의 교집합을 생각해야 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환자와의 신뢰관계를 강화하려면 시간관리와 예약관리도 필수적인 사항이다. 컴플레인은 실패가 아니며, 오히려 세월이 만들어 낸 훌륭한 자산(valuable asset)이 되도록 해야한다.

 

컴플레인과 클레임의 차이는 무언가요?

관점의 차이로서 클레임이란 구매한 제품에 하자가 있을 경우 제기하는 이의 및 손해배상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제품이 파손되어서 배송되었거나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하는 등의 대물에 관한 소비자의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이다. 컴플레인은 불만족스러운 고객을 향한 서비스에 관한 관점이다. 클레임이 객관적인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라면, 컴플레인은 직원의 태도나 의료행위중에 느끼는 고객의 주관적 문제에 대한 지적을 뜻한다. 그래서 우리 병원에서는 끊임없이 “우리는 서비스직종”이라고 모든 직원들을 철저히 교육한다. 하도 열심히 교육을 해서 이엘 스타일 교육시스템으로 무장되어, 다른 병원으로 스카웃된 스태프들에 대한 칭찬의 소리가 들리면 행복하다.

 

이번에 출간하신 ‘컴플레인 슈팅’을 의사들이 많이 찾는다면서요?

감사한 일이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유형들이 실제적으로 ‘적용가능’해서라고 추측한다. 컴플레인 유형에 따른 솔루션(모범답안)을 제시하고 그 과정을 재미있는 삽화로 표현해 가독성을 높였다. 사실 서비스의 개념은 상당히 광범위하다. 개인의 특성과 감정의 상태 등 여러 가지 전제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가 살아남는 핵심비결이다. 병원을 운영하는데 직원들이 수시로 교체되지 않고 교육을 통해서 직원 개인의 역량강화에 힘쓰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다. 컴플레인 슈팅의 목적은 병원의 경영이익만을 생각하지 않는다. 인터넷과 방송매체 등을 통해서 환자의 눈높이는 진료 스태프만큼 스마트해졌다. 병원의 급성장을 위해 화려한 광고로 무장하기도 하지만 인술이 충분하지 않을 때 텅 빈 서비스로는 누구의 마음도 얻을 수 없다.

남보다 한 발 먼저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시행해왔으며, 환자를 존중하고 환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왔다. 지속가능한 치과의료 생태계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의무를 항상 생각해 왔다. 환자가 치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소통하며 치료결정 기회를 향상시켜 높은 수준의 환자 중심(oriented)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한편으로 진료 데이터베이스화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소통 활성화와 실질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노력을 했더니 어느새 환자 유치보다 충성환자 관리에 방점이 옮겨 가게 되었다.

 

 

앞으로 비전을 말씀하신다면 어떠세요?

현재 치과 텔레마케팅(TM)에 관련된 책을 집필 중이다. 환자들은 인터넷으로 검색한 후 질문을 위해 관심이 있는 병원으로 문의를 할 것이다. 문의 전화를 받았을 때, 전문적인 설명 뿐만 아니라, 환자를 우리 병원으로 오도록 결심하게 만들 수 있도록 직원들을 교육하는 내용이 될 것이다.

꼬맹이 환자들이 칫솔질 교육(TBI)을 받으며 성인이 되었고 결혼해 자신의 자녀들 손을 붙잡고 와서 TBI를 대물려 가르치고 있다. 그렇게 건강치아 인생을 가족의 유산으로 물려주는 모습을 보면 감사하다. 그들은 아마도 자신의 치아를 오래오래 간직할 것이다. 나는 그들의 평생(lifelong) ‘치과주치의’ 라는 것이 행복하다.

같이 살아가야 할 식구들이 130명이다. 내 생활은 점점 단순해지는 것 같다. 이웃을 돕고, 힘을 합쳐야 하고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쓰레기를 줄여야 하고, 미래를 위해 재활용도 열심히 하고 환경을 보호하고, 온 세계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깊이 생각한다. 열악하게 사는 지구촌 아이를 위해 기부도 계속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내가 태어나고 자란 신탄진 한 모퉁이에서 모두가 행복한 상생의 길을 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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