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승희 계장 "평생교육은 나의 삶과 함께 가는 동반자다."

평생교육사들의 삶은 현장안에서 같이 성장한다.

광주 북구평생학습관 국승희 계장 모습
광주 북구평생학습관 국승희 계장 모습

(사)광주광역시평생교육사협회는 지역에서 평생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평생교육사들의 목소리를 담아 평생교육사들의 고용형태을 모색하고, 새로운 평생교육의 전환을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현재 광주에는 이천여명의 평생교육사가 배출되었고, 공공영역과 민간영역 그리고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평생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평생교육사는 평생학습을 생활화하고 전략화하는 교육 기획자이면서 실천 전문가이다. 코로나19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온라인 비대면 교육이 활성화 되는 시점에서, 공공영역에 오랫동안 몸담아 평생교육사의 길을 걸어온 북구평생학습관 국승희 계장을 만나 그동안의 여정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2월 겨울을 보내기 아쉬워하는 동장군의 마지막 몸부림이 하얗게 내려앉던날, 광주 북구평생학습관 1층에서 북구청 교육지원과 평생학습정책팀 국승희 계장과 만남을 가졌다.

우연한 기회로 찾아왔던 길들이, 이제는 스스로 가고자 했던 행복한 여정이였다는 것을 깨달은 그 꽃길 속으로 들어가 보자.

Q1. 평생교육사의 길로 접어들게 된 계기는.

“2001년도에 우연한 기회에 전대평생교육원에 근무를 했다. 당시에는 평생교육사라는 직업이 생소할 때였다. ‘사회교육법’이 ‘평생교육법’으로 법률명이 변경되면서 연간 교육인원이 3천명 이상인 단체는 평생교육사 배치를 권하는 시점이였다. 이런 공문이 근무지에 계속 왔고, 때마침 ‘전북대 평생교육원’에서 평생교육사 2급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로 우연히 평생교육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다. 그때만 해도 자격증 하나 생긴 정도로만 알고 있었고 전대평생교육원에서는 5년간 근무를 했다.

이후 홈플러스 문화센터에서 전문직인 평생교육사를 채용해서 문화센터를 운영해야 한다는 마인드를 갖고 계신 담당자 덕분에,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겸비한 경력직 직원을 뽑는 기회가 있어서 2년동안 문화센터에서 근무를 했었다. 2007년 12월 북구청에서 평생교육사를 채용하는 공고가 올라왔고. 당시 공무원 8급으로 입사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Q2. 그동안 3군데 근무를 하면서 각 기관의 특이점이 있다면.

“인적자원을 이용해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에는 구청, 대학평생교육원, 백화점 문화센터 등에서 시설운영 지침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평생교육이라 해도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업무하고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업무, 대학평생교육원에서 운영하는 업무 모두 다르다. 문화센터는 쇼핑을 온 사람들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곳으로서 교육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다른 지역에서 잘 되는 프로그램을 가져다 운영을 했고, 기획을 하기 보다는 홍보 전단지 만들고 수강생 모집하고 항상 ‘달성도’를 중요시 했다. 사람들의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이기 보다는 자본을 쌓아가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했다. 현재 구청에서 하는 일들은 지역주민들의 질적 향상을 위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한다는 점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Q3. 광주광역시 5개 자치구 평생교육사의 고용 형태는.

“2007년 당시 광주에서는 5개 자치구 중에 서구와 북구만 평생교육사가 없었고, 광산구, 남구, 동구에는 상주해 있었다. 2007년 12월에 북구가 평생교육사를 채용했고, 6개월후에 마지막으로 서구가 채용을 했다. 현재는 광산구에서 평생학습이 활성화 되고 있고, 남구에는 평생교육사가 없는 상태다. 올해 남구에서 평생교육사를 채용할려고 다른 자치구 상황도 알아보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평생교육사는 계약직으로서 5년에 한번씩 갱신을 했었다. 2020년 부터는 행정안전부 법이 변경되면서 10년 단위로 갱신 하기로 했다. 재계약 할때마다 조금씩 대우도 괜찮아진다. 8급에서 시작하여 7급 주무관을 지내고 현재 6급인 계장직에 있다.”

Q4. 처음 입사할 때와 현재를 비교해서 관에서 바라보는 평생교육의 분위기는 어떠한지.

“사실은 북구가 평생학습도시 지정을 받기 위해 평생교육사를 채용했었고, 처음 근무할 당시에는 관이나, 지역민은 평생학습을 주민자치센터나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하는 취미정도로만 생각하는 수준이었다. 지금도 주민센터에서 하는 북치고 장구치는 취미 생활을 하는 것을 평생교육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그것 또한 평생교육이기는 하다. 평생교육을 좀 더 광범위하게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 현재 대학의 학생수가 줄어들면서 대학교에서는 대학을 지역민이 뭔가 참여할 수 있는 평생교육 체제로 변환할려고 준비중에 있다.”

Q5. 광주 5개 자치구 중 북구하면 자랑할만 것이 있다면.

“각 지역구 마다 사업 추진 방향이 다를 것이다. 북구 같은 경우 평생학습도시 지정에 3번 떨어지고 2011년도에 선정됐다. 북구하면 가장 잘하고 있는 사업이 마을만들기 사업이다. 마을만들기 사업의 선두주자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일곡마을과 문흥동 문산마을이 전국에서 알아주고 있다. 지금은 평생학습을 마을이나 도시재생사업과 연결시켜 진행하고 있는데, 그당시만 하더라고 평생학습 하나로만 보았지 다른 사업과 협업하여 연결하는 것은 생각지 않았었다.

2011년 평생학습도시 사업 제출시 제목을 ‘평생학습 문화마을 만들기’로 했다. 권역별로 기존에 잘하고 있는 마을만들기 사업하고 연결해서 평생학습을 여기에 더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마을만들기 사업을 벽화그리기, 마을길 넓히기 등 보여지는 하드웨어적인 사업에 중심을 두고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필요한 교육을 시킨 이후에 마을 만들기 사업이 들어가면서 평생교육이란 개념이 자리잡아 가기 시작했다. 6개 거점별로 특화생태문화, 문화예술 등 주제별로 가다보니 북구하면 평생학습은 마을과 같아가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북구 관내가 시립미술관, 비엔날레, 박물관 등 문화·예술 시설이 가장 많이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북구는 사업을 추진하는 방향이 문화·예술을 통한 마을 만들기이다. 그래서 행복학습센터 지원 사업도 문화·예술 방향으로 집중하고 있다.”

Q6. 2020년 교육부 평생학습도시 재지정평가에서 광주 북구가 우수도시로 선정이 되었는데, 소개할 만한 사례가 있다면.

“평생학습도시 재지정평가에서 전국에 5개 도시가 우수도시로 선정되었는데 그중에 광주 북구가 포함되었다. 교육부 공모사업에 계속 선정이 되었었는데 그 사업중에는 ‘무릎학교’, ‘일잇소’ 등이 있다. 무릎학교 사업은 2014년부터 시작해서 2018년 교육부에서 주관한 평생학습 대상에서 사업부분 우수상에 선정된 프로그램이다. ‘일잇소’는 2018년부터 시작한 청년 일자리 사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무릎학교는 행복학습지원센터 사업과 연결해서 13개 캠퍼스를 동별로 지정해 놓았다. 여기에는 전문강사가 아니라 마을 주민 중에서 재주가 있는 사람들을 발굴해서 지역민들에서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프로그램이다. 무릎학교 프로그램은 그동안 기획했던 사업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고 잘 만들어진 사업이기도 하다.”

Q7. 프로그램 기획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기획할 때 절대 단년도 사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장기적인 로드맵을 그려서 그전 사업하고 앞으로 계획할 사업, 지금 내가 기획 할 사업의 연결 고리를 찾아서 전체가 하나의 그림으로 그릴 수 있도록 사업을 기획해 나간다. 예를 들어 ‘일잇소’ 사업의 경우, 처음 프로그램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배출된 수강생들을 연결할 수 있는 것으로 또다른 기획을 하나 더 만들어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겠끔 기획을 해나간다.”

Q8.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다. 북구평생학습관에서 올해 프로그램 운영 계획은.

“작년에 경기도에서 많이 하고 있는 ‘동네 놀이터 사업’을 북구에서 진행했었다. 개인카페나 개인사업장을 유후공간으로 무료 대여해 주어서 소규모 개인 사업장에서 학습할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코로나가 심각한 상황에서 관에서 하기에는 조심스러웠는데, 소규모로 학습을 이어갈 수가 있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동네주민들이 가까운 카페, 화원, 사진관 등에서 맛있게 커피내리는 방법, 꽃꽂이 등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재능기부 할수 있도록 했다. 올해도 예산을 좀더 늘려서 적극적으로 활성화 시킬 계획이다.

동네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학습이기 때문에 온라인 수업은 될 수 있으면 안 할려고 한다.

코로나19 방침 규정에 어긋나지 않도록 진행하고, 만나서 서로 교류를 통해 질적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Q9. 평생교육사 길을 걸어 오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우연히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땄고, 우연히 여기까지 왔는데 이 일을 하면서 칭찬도 많이 받은 것 같다. 예전에는 스스로 잘하는 게 없다 생각했는데 여기저기서 칭찬을 많이 하니까 일이 더 재미가 있어지고 새로운 기획을 연구하면서 팀장까지 오게 된 것 같다. 남들 같이 여기 저기 흔들리면서 온 것도 아니고 오직 이 길로만 달려와 보니 이 길이 나의 길이였다는 것이 행운으로 다가온다. 결국은 이길이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었다는 것이다.

수강생들이 제가 기획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뭔가 많이 성장한 사람도 있고, 대학에 새로 진학한 사람도 있는데 그분들과 지금까지도 만남을 유지하고 있다. 평생교육 사업은 사람들의 교육을 도와주는 것이기 때문에 모두가 좋아하고 모두가 고마워 한다는 점에서 뿌듯한 성취감이 있다. 그것을 기획하고 만든 사람만이 느끼는 쾌감이기도 하다. 평생학습을 받으려는 현장 사람들과 같이 하면서 나도 같이 성장을 해왔던 것이다. 평생교육사들은 삶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현장안에서 커나가야 한다.”

Q10. 광주 평생교육이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 조언해 주신다면.

“광주시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광주시 자체에 평생교육사 전문가를 배치해서 5개구가 다같이 갈 수 있는 사업도 펼치고, 평생교육사들끼리 관계 맺기도 하면서 중심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 예산 같은 경우, 북구는 특히 저소득층이 많이 분포되어 있어서 예산의 70% 넘게 복지쪽으로 의무적으로 쓰이게 된다. 나머지 갖고 다른 사업을 해야 하는데 적은 예산을 갖고 평생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평생교육이 행정안전부 소속이었으면 모든 지자체에서 관심도 갖고 훨씬 더 활성화 되었을텐데 평생교육이 교육부 소속이다 보니 아직까지는 학교교육에 더 많은 비중을 두지 평생교육 분야 비율은 정말 미묘하다고 볼 수 있다.”

Q11. 그렇다면 앞으로 평생교육이 나아갈 방향은.

“앞으로는 점점 젊은 층의 출산인구가 줄어들 것이다. 노인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노인인구을 관리하는 것이 평생교육차원에서 할 일이라고 본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초등학교 시절 다녔던 교정에 나이가 들어 그 학교가 다시 노인요양시설로 바뀌어 다시 들어가는 추세에 있다고 한다. 이제는 노인교육에 대한 문제를 고민할 때이다.

복지차원에서의 노인문제는 너무 다 줄려고만 하는데 있다. 노인들은 움직이지 않으면 뇌세포들이 죽어갈 수 밖에 없다. 우울해 지고 생각이 없어지고 무기력증이 오게 된다.

평생교육차원에서는 교육을 통해 거기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어 줄려고 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노인들에게 일거리를 줘야지 생각을 하고 살아 갈 수 있는 욕망이 생기는 것이다.

노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생교육 차원에서 또다른 ‘복지를 바라보는 눈’을 바꿔나가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복지혜택만 받을 것이 아니라 복지를 줄 수 있는 살아갈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 줘야 할 것 같다.”

Q12. 끝으로 ‘평생교육’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름의 정의를 내려주신다면.

“평생교육은 나의 삶과 같이 가는 동반자다. 인생의 황금기를 평생교육과 함께 걸어왔고, 앞으로도 평생교육 현장에서 함께 소통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것이 나의 인생인 것 같다.”

광주 5개 자치구 중 북구에서 평생교육사로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국승희 계장과의 인터뷰는, 그동안 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평생교육의 고민들을 지역주민과 함께 호흡하며 걸어왔던 길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우연한 기회로 이어졌던 길들이 결국은 그녀가 걷고자 했던 꽃길이었다. 국 계장이 기획한 프로그램들로 인하여 코로나19로 움츠렸던 골목 골목이 기지개를 펴고, 북구 뿐만이 아니라 광주지역민 모두가 좋은 삶의 여정을 위한 평생학습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한편, ‘나는 평생교육사입니다’ 코너에서는, 평생교육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재조명하고 지역내 평생교육사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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