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방산에 얽힌 전설! 코로나 시대에 무엇으로 재해석되는가?
인간다움을 요구하는 산방산의 고요한 외침을 들어 보았는가?

용머리해안 주차장에서 바라본 산방산

한라산 외에는 대부분 오름으로 이루어진 제주도에서 서남쪽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해변가 평지에 홀로 우뚝 솟아 시루봉처럼 자태를 사방으로 자랑하는 산방산이 여행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한 두어 걸음으로 산방산에 올라가 볼까나?

국제웰빙전문가협회 행복 코디네이터 동료 책임교수들과 함께 18일(수) 오후에 방문한 산방산은 그 자체가 이미 천혜자원이었고 가히 제주도의 관광명소로 손꼽을수밖에 없는 최고의 자연예술품이었다. 안덕면 사계리에 위치한 산방산은 10여리 밖에서도 육안으로 단번에 보이는지라 더욱 눈에 들어왔다.

산방산 자락에서 내려다 본 해안 풍경

산방산 아래 해안도로 밑으로는 제주의 시초를 이루는 켜켜이 쌓인 기암괴석의 용머리해안이 여행객의 감탄사를 자아내며 한국의 그랜드캐년이라고 불리울 만큼 신비스러운 모습으로 파도를 맞으며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불행했던 표류자 하멜을 기념하는 3층 목선 모형 전시관

그리고 용머리해안 옆으로는 네덜란드 상인 하멜이 상선의 표류로 인해 제주도에서 억류당했다가 육지로 압송되었고 구사일생 일본으로 도망하여 본국에 돌아간 것을 기념하는 하멜상선 전시관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하멜의 눈에는 산방산이 어떤 모습으로 보였을까?

행코 책임교수들과 하멜전시관 옆 카페에서 커피향에 코를 묻고

하멜상선을 모형으로 만들어 놓은 목선 전시관을 둘러보고 나와서 산방산을 바라보면 산방산의 장엄함에 다시 압도되지 않을 수 없다. 제주의 관광명소인 산방산! 어디든지 그렇듯 여기에도 웃고픈 전설이 전해온다. 산방산의 전설을 국민행복강사가 어찌 그냥 놓칠 수 있으랴? 20년간 정부부처나 관공서, 기업 등에서 초청강의를 해 온 행복인문학이 나의 밥줄이었으니 말이다.

사실 산방산의 둘레는 한라산의 둘레와 거의 같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걸 재미있게 전설로 만들었다. 내가 알고 있는 산방산에 얽힌 두 가지의 전설은 이러하다.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석양의 아우라에 등을 맡기고

첫번째 전설은 산방산의 시초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주 오래전 옛날 옛적, 호랑이가 담배를 피우던 그 옛날에 한 사냥군이 한라산을 돌아다니며 사냥을 했다. 그러나 토끼 한 마리도 잡지 못하자 홧김에 하늘로 화살을 힘껏 쏘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화살이 그만 꾸벅 꾸벅 졸던 옥황상제의 엉덩이를 맞추었고, 화가 잔뜩 난 옥황상제는 한라산 꼭대기를 확 뽑아서 바닷가로 던져버렸는데 그게 산방산이 되었다는 것이다.

두번째 전설은 산방산에 얽힌 슬픈 부부 이야기이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인간 세상에 내려온 선녀 산방덕이가 그만 아주 착하고 성실한 고성목이라는 나뭇꾼에게 반하고 말았다. 이 둘은 여차저차하여 부부가 되었고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았다. 그런데 고을 사또가 산방덕이의 아름다운 자태에 반하여 유혹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도령에게 정절을 지키던 춘향이처럼 갖은 유혹에도 변치 않는 산방덕이로 인해 고성목은 모함을 받고 죄인이 되어 먼 곳으로 유배에 처해지고, 선녀 산방덕이는 산방산 아래 절벽에 기거하며 그리운 남편의 이름을 부르다가 힘이 다해 떨어져 죽고 만다.

산방산의 산방굴사 천정에서 떨어지고 있는 물방울들을 사람들은 산방덕이가 지금까지 흘리는 눈물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떨어지는 물의 량으로 아들인지 딸인지를 알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권력과 힘을 갖지 못한 민초들의 삶을 빗댄 슬픈 이야기이다.

산방산 앞에서 뛰어 봤자 두어뼘밖엔 못 뛰는게 인생인데!

인간의 삶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설은 인간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인간에 대한 성찰이 철학이고 그것이 발전하면 문화가 된다. 그래서 전세계 어디를 가도 종종 비슷한 늬앙스를 가진 전설들과 조우하기 쉽다.

중동의 한 복판 어디에선가 있었다고 여겨지는 아주 오래전에 발생했던 노아의 홍수 사건도 엉뚱하게 중동과는 상관없는 먼 곳에 위치한 중국에서 한자로 큰 배를 뜻하는 선(船)이라는 글자 안에 다 담겨져 있듯 말이다. 여덟명의 식구가 배를 탔다는 것이 큰 배를 의미한다고 말이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를 자장가 삼아 살아가야 했던 산방산 인근 제주도의 사람들도 역시 그러했다. 제 홀로 우뚝 솟아 있는 가파른 절벽으로 이루어진 산방산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살아온 제주의 조상들은 산방산에 옥황상제까지 끌여들여 의미를 부여했고, 산방산의 굴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에서조차 정절을 지킨 선녀의 애달픔을 전설로 만들어 후손에게 전수시켜 왔던 것이다. 

인간의 삶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자연중심적 세계관의 시대에는 자연을 신과 동일시 하기도 했고 숭배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이제는 인간중심적 세계관이 지배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을 인간의 노리갯감이나 놀이터 정도로 여기는 교만함이 일상화 되고 있다. 환경오염이니 자연훼손이니 뭐 그런것들이 다 인간중심적 세계관에서 비롯되는 그런 자유분망한 오발탄들인 것이다.

우연히 쏜 화살에 엉덩이를 맞았다고 한라산을 뽑아 해안가로 집어 던진 옥황상제처럼 되지 말자. 행복하게 잘 사는 산방덕이의 행복을 파괴시키는 사또처럼 되지 말자. 산방산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산방산의 메세지는 강렬하다.

산방산의 메세지는 존중과 감사와 나눔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는 듯 하다. 이 정신이은코로나 19 팬데믹을 극복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 그러한 운동이 행복 코디네이터 운동이다. 이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라는 산방산의 메세지를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알까?

 

글 / 행복 코디네이터 김용진 교수

저작권자 © 한국시민기자협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