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과 뉴테크놀로지」

오늘부터 12월 17일까지 남프랑스 문화·예술의 중심 도시 몽펠리에서 프랑스 대표 한국문화예술축제 <꼬레디씨(Corée d’ici: 여기에 한국이 있다) 페스티벌>가 펼쳐진다. 올해로 제 6회를 맞은 본 페스티벌은 당초 오프라인 축제로 계획되었으나, 프랑스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 되고 전국 봉쇄에 들어가면서 전면 온라인 축제로 변경되었다. ‘꼬레디씨 페스티벌’ 주최 측(남영호 예술감독)은 2주라는 짧은 기간을 앞둔 시점에서 그 동안 코로나 상황을 딛고 난관을 이겨내며 준비한 페스티벌을 연기해야 할 것인지 포기해야 할 것인지를 거듭 고민한 끝에 언텍트 시대에 맞춘 온라인 행사로 개최할 것을 결정했다. 시공간의 제약을 덜 받는 온라인의 장점을 살려 페스티벌 기간도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애초 설정한 11월 24일에서 더 연장하여 12월 17일까지 진행한다.

해마다 여러 고비를 넘기며 꿋꿋하게 이어온 <꼬레디시 페스티벌은>은 제 6회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온라인 축제로 변경되었지만 마침 올해 주제인 ‘정체성과 테크놀로지’와도 어울려서 안성맞춤인 셈이 되었다. 주최 측은 “온라인을 활용하는 것으로 테크놀로지를 보여주고 우리 한국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새롭게 조명하여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축제가 벌어지는 몽펠리에시는 42만 명의 인구 중 40%가 학생인 젊음의 도시이자, 프랑스 문화·예술의 중심 도시이다. 이곳에서 페스티벌을 온라인으로 시작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따른다. 첫째, 프랑스에서 최초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를 통합해 축제를 진행하는 첫 이벤트라는 점에서 현지의 주목을 받고 있다. 둘째, 온라인 축제는 몽펠리에라는 지역에서 한발 나아가 세계인이 함께하는 더 넓은 바다로 나아가는 도전이 되고 있다. 셋째, 프랑스와 한국 양국의 젊은이들이 누리는 테크놀로지의 세계에 걸맞은 온라인 축제를 통해 서로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된다. 주최 측은 코로나 19로 오프라인 축제가 온라인으로 급히 변경된 것을 새로운 성장과 도약의 기회로 삼고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제6회 코레디씨 페스티발은 다음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첫째, 만화전이다. 정체성을 주제로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한국입양아 출신 정준식 만화가와 프랑스에서 유학 후 한국에서 작업 중인 김금숙 만화가의 “인생의 여정 : Histoire de vie” 만화전이 새롭게 선보인다. 정준식 작가는 입양에 대한 자신의 과거의 아픈 이야기를 무거움 대신 프랑스 특유의 유머와 재치로 풀어내고, 김금숙작가는 한국의 아픈 역사를 시적으로 표현할 것이다. 지난해 페스티벌에서도 일본만화를 지칭하는 망가(Manga)와 구별하여 한국만화를 알리는 계기를 마련한 김광성 작가와 백영욱 작가의 만화전시 ‘Voyage dans le temps’가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정준식, 김금숙 두 작가의 작품으로 프랑스인들이 한국만화와 더 가까워지는 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둘째, 강연과 연극이다. 몽펠리에에서 철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Salim Mokaddem 교수의 ‘이중문화와 정체성’에 관한 강연과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한국 입양인 연극가 Laetitia Parthennay(장문희)의 ‘문희‘란 주제로 모노로그 형식의 연극을 선보인다.

셋째, 공연이다. 매년 새롭게 구성하고 있는 프랑스와 한국 예술가들간의 협업무대로는 음악 콜라보 ‘몽 아리랑 콘서트’, 만화와 음악 콜라보 ‘만화 오디세이 퍼포먼스’, 무용·연극·음악의 콜라보 ‘so what 퍼프먼스’ 공연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넷째, 특별한 이벤트다. 서예 퍼프먼스, 한국 석굴암에 관한 강연, 한국전통예술, 한국문학독후감 대회 시상식, k-pop 파티, 한국 영화 상영과 올해로 3년째 몽펠리에에 한식을 전파하고 있는 최재현 셰프의 영상으로 따라 배우는 한식 등 다양한 행사들을 페스티벌 기간 동안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다.

주최 측은 “오랜 시간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질 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랑스 전국 봉쇄령으로 인해 새로운 모험을 하게 되었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코레디시 페스티벌」이 몽펠리에에서 지중해를 넘어 전 세계에 한·불문화교류의 모습과 한국문화·예술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한불 양국의 따뜻한 관심을 소망하고 있다.

사진: 제6회 코레디씨 페스티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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