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속도 만큼 걷는다는 것

작은 물고기 떼 노니는, 에메랄드빛 투명한 바다의 색(출처 : 리케의 디자인랩 황서현 작가 제공)
작은 물고기 떼 노니는, 에메랄드빛 투명한 바다의 색
(출처 : 리케의 디자인랩 황서현 작가 제공)

하늘 아래, 탁 트인 서피랑 공원을 시작으로 시선을 좀 더 아래로 내리면, 옹기종기 다닥다닥 작고 예쁜 마을이 시야에 들어온다. 항남동과 중앙동이 어우러진 마을 아래 바다와 만난 곳, 강구안항구까지 한눈에 넣어보려 작은 눈을 애써 크게 떠보았다. 광복 이후 일본식 지명을 없애면서 길야정을 항남동으로 고쳤고, 1995년 통영군과 충무시가 통합하여 통영시가 되면서 지금의 통영시 항남동이 되었다. 일제 강점기 가장 번화하고 부유한 동네였던 이 곳은, 아직까지 남아있는 일본식 건축물을 통해 그 때의 생활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다.

 

강구안은 1997년에 개장한 5,000㎡ 규모의 문화마당이 있다. 현재는 강구안 친수시설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데, 해수부와 경남도가 국비 413억원을 들여 역사길 · 문화마당 · 다목적 녹지광장 · 이벤트 광장 · 예술인 거리 등을 조성해 복합 관광단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 옛것을 지키며 새로운 것을 쌓는 하나의 과정, 그 속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이 슬프고도 아름답다.

강구안 스케치(출처 : 리케의 디자인랩 황서현 작가 제공)
통영 강구안 스케치
(출처 : 리케의 디자인랩 황서현 작가 제공)

 

통영 강구안 일러스트 작품(출처 : 리케의 디자인랩 황서현 작가 제공)
통영 강구안 일러스트 작품
(출처 : 리케의 디자인랩 황서현 작가 제공)

과거의 상처를 잊고 살아간다는 것은 꽤 힘든 일이다. 어쩌면 평생, 치유하지 못한 채 버거운 걸음걸음 내딛으며 살지도 모른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시간은 언제나 끊임없이 앞으로 흐르고 우리는 그 위를 시간의 속도로 걸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에 끌려가지도, 앞서 달리지도 않게 시간의 속도 딱 그만큼만. 조금 좁고 넓은 보폭으로 나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오늘도 걷자.
오늘의 기분만큼 조금 느리고 조금 빠른 보폭으로,
조금씩 앞으로.

 

글쓴이

통영시의 거주하는 일러스트작가로 통영리스타트플랫폼(구 SBI조선소)에 입주하여 문화도시 통영을 응원하고자 통영시 곳곳을 일러스트 작품을 하고 있습니다.

황서현 작가 블로그 : https://blog.naver.com/hskcc

구 통영대교 일러스트작품(출처 : 리케의 디자인랩 황서현 작가 제공)
구 통영대교 일러스트작품
(출처 : 리케의 디자인랩 황서현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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