뚤레뚤레 동네한바퀴

담양뉴스는 지역사회와 더욱 가깝고 밀착된 마을뉴스, 동네뉴스, 골목뉴스 서비스 제공을 위해 ‘뚤레뚤레 동네한바퀴’ 코너를 신설하고 마을의 자랑거리와 소식, 주민들의 소소한 일상을 소개합니다. 참여를 희망하는 마을은 우선적으로 취재, 소개해 드립니다.(취재문의 : 담양뉴스 381-8338) /편집자 주

노인회총무님, 이장님, 노인회장님
노인회총무님, 이장님, 노인회장님

김방식(전직: 오랫동안 담양 문화예술 분야 업무를 보셨던 공무원) 선생님께 마을 취재 추천을 부탁드렸다.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황금마을’ 이라고 하셨다.
황금이 솟아나는 마을일까? 생각하면서 여쭤보니 원래 기행과 이적을 행하던 전우치(田禹治)가 명나라 자금성에서 황금 대들보를 훔쳐 온 후 어느 강변에 묻었는데, 영산강이 마을 앞으로 흐르는 이곳이었다고 여겨져 ‘황금마을’ 이라 부른다는 설이 있다.

마을에 도착하자 전라남도에서 운영하는 담양 친환경농업교육원이 보였다. 멋진 한옥과 넓은 마당이 있었는데 안에서는 ‘맞춤형 귀농 귀촌 탐색 과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장님 농원에는 벌써 내년 1월에 수확할 토마토 모종이 심어져 있었다. 윤석만 이장님 설명에 의하면 40여년 전만 해도 이 마을은 수북면에서 제일 가난한 마을에 속했다. 그런데 1978년 고 강경훈·김천한 선구자격인 어르신 두 분이 ‘원예특수작물’ 재배를 시작한 이후 부자마을이 되었다. 당시에는 대나무와 선피(짚으로 엮은 지붕)를 사용한 비닐하우스라서 매년 시설을 새로 만들어야 했다. 참외로 시작해서 오이, 그리고 현재 친환경 토마토를 재배중이다. 내년에는 주민들의 연령 등을 고려해 ‘애플 망고’로 품목을 전환한단다.
현재 이 마을은 행복마을이면서 동시에 생태마을(전남5호)로 지정되어 ‘크라목손’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예쁘게 단장한 마을 주차장
예쁘게 단장한 마을 주차장

“이장님, 마을 자랑거리가 뭐예요?”
“첫째는, 조선 중엽부터 유지되어 오고 있는 담양 황금 들노래의 전수관이 있다는 것이죠.” 2001년 군과 조율해서 1층은 마을회관 겸 연습장, 2층은 들노래 농악기 전시장으로 지어 활용하고 있다. 황금 들노래는 벼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부르는 모든 노래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 의의가 커서 전남 무형문화재 46호로 지정되었다. 내용은 모판을 만들고, 모를 찌고, 모를 심고, 논을 매고, 마지막에 행진하는 것이다. 매년 대나무 축제 등에서 공연을 한다. 그중 가사가 재미있는 부분 한 대목을 감상해 본다.

마을회관 겸 황금들노래 전수관
마을회관 겸 황금들노래 전수관

‘횟딱 뽑아야 해 안에 다 뽑겄네, 우리 농군들이 모를 잘도 뽑네
모타래 풀어징께 횃둘러 잘들 묶세, 이 농사가 잘 돼아야 동지섣달 생일 쇠네.’

“둘째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요.(김종규 노인회장님)”
“회장님, 어떻게 하면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오나요?”
“특별하게 노력한 것은 없고, 우리가 농사짓는 것 지켜보던 자식들이 스스로 다니던 회사 그만두고 농사짓겠다고 내려와요. 지금까지 10가구 넘게 자식들이 내려왔어요” “젊은이들이 기대하는 수익과 편리한 생활이 보장된다는 거네요.”
“셋째는, 단합이 잘 되요.(노인회 총무님)”
“총무님, 단합비결이 뭔가요?”
“전통도 있고, 젊은이들이 부녀회와 청년회를 활성화하고 있지요. 또 부모님 생신이나 회갑 칠순 때는 마을에 희사금도 내는 분위기도 만들어졌죠. 하나 더 있어요. ‘담양하천습지보호지역’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하천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이죠.”

전통음식체험관
전통음식체험관
재생복원 중인 마을 방앗간
재생복원 중인 마을 방앗간

마을 앞을 흐르는 영산강 상류지역은 조류 집단서식지이며, 보기 드물게 하천습지에 다양한 목본류 식생이 밀생하고 하천 제방 내 대규모 대나무 군락지 분포되어 있으며, 멸종위기종 동물도 많이 사는 등 풍부한 생물 다양성이 보존되어 있다.
실제로 영산강 제방을 걸어보니 한쪽으로는 넓은 영산강, 다른 한쪽으로는 황금 들판과 그 뒤에 삼인산이 한눈에 들어왔다. 제방에서 마을을 바라보니 숲속에 집들이 심어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원래 휑하게 보이던 들판 한가운데에 있던 마을에 나무 심기를 많이 한 덕분이라고 했다. 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제방을 산책하는 사람들과 강가에 강태공들, 주변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황금마을이라는 명칭이 잘 어울렸다.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요?”
“정부에서 농촌에 진정성 있게 관심을 갖고 농민들이 자부심을 갖고 농사짓게 해줬으면 좋겠어요.”(농인회 총무님)
“저희 마을은 바로 옆에 넓은 냇가가 있고, 축사가 없으며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죠. 광주에서도 15분 거리여서 이전에 마을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했어요. 지금 봉사로 사무장님 하실 분 한 분만 계신다면 다시 마을 사업을 하고 싶어요.”(이장님)

전통음식체험관 트랙터 타기 등의 흔적이 보였다. 중요한 자산을 갖고 있는 이곳에서 들노래와 농악체험을 다시 할 수 있는 날을 꿈꿔 본다./ 양홍숙 군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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