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에 이런 업체가 있었나요?
문화재청 ‘전통안료’ 인증업체
(주)홍익바이오텍 조규성 대표

조규성 대표
조규성 대표

●숭례문 복원공사 ‘단청’ 안료 일부 제공
●문화재청에 안료 납품, 심사위원에도 위촉
●항균 한지마스크외 항균덕트·친환경페인트 개발중
밀재 광대바위 아래 분지 월산면 광암리 사암마을에 자리 잡은 (주)홍익바이오텍 조규성 대표를 만났다. 조 대표는 전통안료와 죽염을 생산하는데 업계에서는 명성이 높지만 정작 담양지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기자는 두 번에 걸쳐 광암리 회사를 찾아가 공장을 둘러보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김성중 기자

■ 기자 : 죽 둘러보니까 안료가 매우 많네요.
☞ 조규성 대표 : 네. 전통안료 제조업체니까요. 유물 120점을 확보하여 홍산문화 유물전시관을 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학교수들이 전통안료에 대해서 공부하려고 이곳으로 찾아옵니다.
(※ 이하 이름생략, 질문/답변만 기재)

■ 언제부터 이 사업을 시작했습니까?
☞ 2005년 1월에 창업하여 15년이 되었습니다. 그 전부터 무기안료를 생산하고 있었는데 담양에 와서 더 확장시킨 겁니다. 그리고 2009년부터 죽염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당초, 1994년부터 고향인 구례에서 안료를 생산했습니다. 축산업을 하면서 자가사료를 개발하는데 건강한 무기질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좋은 흙을 찾아서 구례뿐만 아니라 전남지역과 전국을 뒤지다보니까 다양한 색깔의 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하나씩 모으다보니까 20여 가지가 되었고 하나하나가 안료가 되는 거예요. 좋은 황토를 사료에 첨가제로 사용하면서 가축들에게 부족한 미네랄성분을 채워주는 사료를 개발했습니다. 그러다가 황토첨가제에서 천연무기안료를 추출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색상들의 돌이나 흙이 모이다보니까 안료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공부를 하게 됐죠. 선진국에서는 무기안료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때까지 전무했죠.

■ 이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 저는 환경운동과 농민운동을 했습니다. 축산도 유기농으로 해야 하겠고 동물복지를 생각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가축에게 무기질사료 급여하게 되었고, 천연 안료를 개발하게 되었죠. 물론 선진국들의 다양한 사례를 책을 통해서 알게 되면서 사업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은 한 분야를 일구어야 좋겠다는 다짐을 했죠. 그러다가 여러 학자들과 함께 지질탐사와 광물조사를 다니면서 전국을 돌아다녔어요. 지질학계에서는 안료는 산업광물이 아니었습니다. 석유나 석탄이나 알루미늄이나 금속이 아니다보니까 소외된 광물이었죠. 희토류와 같이, 산업이 발전하다보니까 거들떠보지도 않던 광물이 각광을 받게 된 거죠. 저는 남들이 접근하지 못한, 도외시한 것에 대한 관심과 사명감으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단청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네요.일제강점기 때 국내 안료생산의 맥이 끊겼어요. 지금 문화재를 복원하는데 일본에서 안료를 수입하거나 화학안료를 쓰고 있습니다. 2009년에 숭례문을 복원하면서 단청을 하려고 하는데 국내에서는 어디에서도 전통안료를 생산하지 않는 거예요. 저는 꾸준히 안료를 개발하고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문화재청에 제시했죠. 국보1호 숭례문을 복원하는데 일본안료를 쓴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안료를 제공할 테니까 함께 연구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문화재청에서 홍익바이오텍에 와서 공장을 둘러보았고, 저는 안료를 제공하고 실험을 하여 석간주(붉은색안료)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석간주, 뇌록(포항 뇌성산에서만 출토되는 녹색계열의 광물), 셀레보라이트(포항일대를 3년간 조사)도 많이 확보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제일 많이 확보하고 있고, 문화재청보다 더 많이 확보하고 있습니다.

■ 이 사업을 하면서 느낀 보람은 무엇입니까?
☞ 숭례문을 복원할 때 맥이 끊긴 전통 안료 중에 한 가지라도 적용시킨 것이 보람입니다. 지금은 모든 컬러를 대량으로 원광을 확보하고 있고 분쇄 정제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통안료를 복원하고 전통안료의 맥을 잇게 되었습니다. 국가지정문화재는 전통안료를 사용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홍익바이오텍이 주도적으로 문화재청에 안료를 납품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문화재청에서 전통안료제조 인증업체로 지정이 되었고 저는 문화재청 심의위원으로 위촉이 되었습니다.

■ 현재 진행중인 사업은?
☞ 플라스틱에 안료를 첨가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 유일의 선도업체입니다. PVC황토샤시, 수도관 개발이 이미 끝났습니다. 항균덕트는 아파트 내부 공기순환장치인데 항균물질을 개발해서 넣어 항균력이 99.9%이며 24시간 이내에 균을 사멸시키는데 이미 개발이 끝났습니다. 해양양식어구인 김발(폴대/대나무 대체)도 개발이 끝났고 폐사율이 낮은 전복집(셀타)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첨단 소재인 안료를 적용한 특허를 7건 출원중이고, 특허가 등록된 것이 10건입니다.저희는 항균력, 수질개선력으로 환경을 보호하고,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변색이 되지 않는 유리코팅, 친환경 페인트 등 다양한 소재를 개발 중입니다. 한지업체에 기술을 제공하여 항균 한지마스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 이 일을 하면서 힘이 들었던 점은 무엇입니까?
☞ 값싸고 색상 좋은 안료가 많은데, 국민소득(의식구조)과 직결됩니다. 의식구조가 기술이 최첨단으로 발전하면서 다시 원점으로 회귀합니다. 저희는 2차 오염 없이 아름다운 색상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 와서야 그 가치를 조금씩 알아주고 있습니다. 이런 일을 25년 이상 하고 있습니다. 알아주지 않는 세월이 매우 길었습니다. 매출이 거의 없었고, 회사운영도 매우 어려움의 연속이었습니다.

■ 안료에 대해서 연구하려고 대학원에 진학하셨다고 들었는데?
☞ 56세에 대학원에 입학하여 안료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였습니다. 논문을 학회에 자주 발표하면서 이론과 실제를 겸비하려고 했습니다. 지금은 원광석 확보가 제일 중요한 문제입니다. 고려시대 이전에도 우리나라에 없던 안료를 서역에서 수입했습니다. 국내에는 없어서 수입하는 원광석은 매우 비싼 보석 광물입니다. 대량으로 수입하다보니까 쌓아놓은 돈이 많습니다. 국가에서 지원해주면 좋겠습니다. 남양주시청에서 지원하는 기업도 있습니다.국가의 지원이 있다면, 우리가 세계 문화재 복원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일본이 꾸준히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세계의 문화재 복원 사업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겁니다. 일본의 기술은 우리나라에 넘어간 것들이 상당부분을 차지합니다. 우리가 일본을 능가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세계문화재 복원에 우리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늘 그러한 토대를 만드는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를 합니다.

■ 앞으로 계획은 무엇입니까?
☞ 앞으로 기술지주회사를 세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소재를 기능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2차상품에 적용시키는 기술, 그 회사에서 원하는 물질을 함께 개발하는 일, 그래서 특허를 공동으로 출원하는 일(저희가 안료를 독점적으로 공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홍익바이오의 안료를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습니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일은 아닙니다.
소재가 있어야 기술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6-70개 광물을 가지고 나노분쇄화, 2차소성과정(표면처리과정), 다양한 2차 과정까지 실험을 했습니다. 홍익바이오는 ‘안료 기술의 메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죽염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죠.
☞ 2009년 서울 천주교계통의 ’좋은소금먹기운동본부’에서 일하는 친구로부터 좋은 소금을 공급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제가 담양에 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자기가 봤을 때 제가 정직한 사람이라는 것, 그래서 너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권유를 받고 죽염 굽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죽염의 죽자도 모르는 사람이니까 실패할 확률도 높잖아요. 죽염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지만, 시장조사를 해보니까 시설이 열악하고 비위생적이었습니다. 저는 기술은 제대로 굽는 것이 기술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그래서 소금을 제대로 굽자고 다짐했습니다. 전통 칸오름식 가마를 최대크기로 만들었습니다. 관을 쌓고 소금이 담긴 대나무를 쌓고 30시간 불을 뗍니다. 다른 업체는 두 시간 뗀다고 하는데, 저희는 최소 48시간을 뗍니다. 이렇게 구은 죽염은 환원력(ORP)이 매우 뛰어나다. 사용자들로부터 죽염 중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최근에 안료사업에 치중하다보니까, 죽염이 뒤로 밀려났고, 마케팅에 소홀했습니다.업체들의 요구가 있어서 네트워크를 형성하였고 죽염을 생산하여 세 군데 업체에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죽염을 생산할 것입니다.앞으로 대나무+천연안료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 바쁘신데도 시간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업이 번창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네, 이렇게 취재를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안료공장(내부)
안료공장(내부)
안료(원석)
안료(원석)
안료(원석)
안료(원석)
다양한 재질의 안료
다양한 재질의 안료
저작권자 © 한국시민기자협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