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원 ‘흐름의 순간들’展

작품은 작가의 이야기인 동시에 당시 세상의 모습이 담겨있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전시장에서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며 작품을 자세히 받아들이기 전부터 염두에 둔 이미지를 확인받고자 한다. 하지만 전시는 작가의 결론이기 보다 질문이자 이야기일 수 있다. 김규원 ‘흐름의 순간들’展은 2020. 9. 2 (수) ~ 2020. 9. 8 (화)DOS에서 전시한다.

김규원 ‘흐름의 순간들’展 안내 포스터
김규원 ‘흐름의 순간들’展 안내 포스터

우연히 돌로 다른 물체를 내리치며 조각내는 얕은 즐거움에서 시작되어 도구와 물체를 매끄러운 환경의 표면에 긁고 문질러 흔적을 남기면서 사람은 창작의 쾌감과 욕구를 알게 되었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김규원은 붓질이 만들어 내는 형상보다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필연적으로 거치는 행위가 동반하는 움직임에 집중한다. 작가에게 붓질은 사물의 형태를 재현하기 위한 기술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신체 구조와 모양을 드러내는 증거이기도 하다.

김규원 ‘흐름의 순간들’展 전시작품 모음사진
김규원 ‘흐름의 순간들’展 전시작품 모음사진

특별히 반사회적 성향을 지닌 사람이 아니더라도 사회가 구성원에게 정해 놓은 규칙으로 인해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당연하게 여겨지며 반복된 평범한 시간과 습관적인 행동도 사실은 수많은 복잡한 관계의 그물망에서 불편함을 강하게 느끼지 않도록 정해진 약속으로 채워져 있다.

자신이 고른 재료와 도구로 계획 없는 음악을 즉흥적으로 연주하듯 몸을 휘두른다. 흩날리는 안개와 구름처럼 견고한 형상으로 굳건히 존재하지 않고 표면을 스치듯 흐르는 선들은 바람에 파도처럼 흔들리는 들판의 풀이나 강의 물결이 떠오른다.

김규원의 작품에는 기계의 계산된 정교함과 빠른 속도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행위와 그 과정에 동반되는 노력과 쾌감에 대한 공감대가 있기에 관객들은 작가가 그려낸 불규칙적 움직임이 가득한 작품을 보며 어렵지 않게 몰입하고 감상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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