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한국은 특별 전략적 동반 국가
한류(K드라마, K팝, K푸드, K뷰티)가 뜨는 나라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개발하여 더 넓은 세계로 나가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국제무대에서 본인들의 꿈을 마음껏 펼쳐나가면 좋겠습니다.”

이성준 총장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최초의 사립대인 코칸트대학교 총장으로 임명된 이성준 총장은 37년 동안의 교수직을 통해 얻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코칸트대학교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Q. 코칸트대학교 소개 부탁합니다.

A. 코칸트대학교는 우즈베키스탄의 남동쪽에 위치한 ‘페르가나주 코칸트시’에 지난해 설립된 종합대학교입니다. 유아교육과, 초등교육과, 경영학과, 경제학과, 재무학과, 영어(외국어)학과, 호텔경영학과 등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고등교육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이 높은데, 한국인인 제가 새로 총장으로 부임하며 모든 교육시스템을 한국에서 도입했다는 점이 우즈베스키탄 사람들의 호감과 기대를 갖게 했는지 신설대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입시 경쟁률이 15:1을 넘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습니다.

아울러 저를 비롯한 코칸트대학교의 모든 교직원들은 우리 코칸트대학교가 향후 5년 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중앙아시아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코칸트대학교

Q. 총장님께서는 코칸트대학 운영에서 어떤 부분에 가장 역점을 두시나요?

A. 요즘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는 국내 대학도 마찬가지지만 코칸트대학도 국제화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의 국제화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으며 국제화의 기초가 되는 외국어 교육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 전 학생이 영어, 러시아어 등 외국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과정을 도입했으며, 2021년에는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이 갈망하고 있는 한국어 교육원을 설립하고자 한국의 관계기관에 협조를 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어 교수를 중심으로 한국 교수진을 초빙할 예정이며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실력 있는 교수들을 초빙할 계획입니다. 이와 같은 교수진의 해외영입과 함께 대학의 국제화를 위해 한국을 비롯한 터키, 영국, 미국 등 다양한 해외대학 및 학술기관과 국제교류협정을 맺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칸트대학교에서 2년, 외국대학교에서 2년을 수업하면 양 대학에서 공동으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2+2 복수학위 과정도 도입하였으며 이미 한국의 우송대학교(솔브릿지국제대학), 미국의 미네소타대학교 등 여러 국가의 유명 대학교들과 교류협력을 체결하였습니다.

Q.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코칸트대학의 국제화를 추진하시는 것 같은데요, 총장님은 아시아연구센터소장을 오래 하셔서 코칸트대학의 국제화에 큰 역할을 하실 것으로 압니다. 그럼 코칸트대학에서 국제화와 함께 역점을 두시는 다른 부분은 무언가요?

A. 코칸트대학교는 실용학문을 강조하는 커리큘럼을 운영합니다. 학생들은 이론을 배우고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실무도 함께 배울 것입니다. 이러한 교육 시스템은 대학 졸업 후 사회에 바로 적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코칸트대학교는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과 산학협력을 체결하는데 노력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대학에서 이론과 실무능력 함양을 위한 수업을 받고 재학 중에 기업에서 실습을 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시작 단계이고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실제 기업들과 교류협력이 쉽지는 않지만 기업체에서 실습하면서 기업으로부터 학점을 부여받거나 실습기간을 통해 사전 취업을 하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산학협력을 이루어 낼 수 있습니다.

Q. 총장님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위해 정부나 관련 기관에 자문을 맡아 이들의 해외진출도 많이 도와주시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그럼 우즈베키스탄은 한국기업체에게는 어떤 나라라고 생각하시나요?

A. 한마디로 우즈베키스탄은 한국기업체에게는 ‘next 베트남’과 같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흔히 한국입장에서 베트남을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라고 하지 않습니까? 아마 베트남을 넥스트 차이나라고 한 것은 베트남은 중국과 유사한 점이 많고, 성장 가능성이 높아 한국기업들이 중국 시장의 대안으로 베트남을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 기업이 중국에 진출했을 때와 같이 베트남에 진출할 때에도 한류 열풍 덕에 진입 장벽이 낮고, 현지의 저렴한 인건비로 제품 원가를 낮출 수 있습니다. 이에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여 제3국으로 수출도 하는 등 베트남은 한국산 제품의 주요 수출시장이 되었습니다.

제가 우즈베키스탄에 가서 보니 우즈베키스탄 역시 지금 한류가 막 무르익는 때 같아요. 그래서 K드라마, K팝, K푸드, K뷰티 등 우리 한국의 문화를 애호하고 한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또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어 수강에 관심이 많다는 점 등 과거의 베트남과 많이 닮았다는 거죠. 이들은 과거의 베트남처럼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여성들이 화장에 관심이 많은데 우리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평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화장품 업체들이 우즈베키스탄 화장품 시장에 관심이 큰 걸로 알고 있습니다.

더구나 한국은 자원빈국(貧國)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즈베키스탄은 원유부터 천연가스, 농산물, 광물 등 자원이 매우 풍부해요.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의 인건비는 우리와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로, 직장인 월급이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20~50만 원 정도로 낮습니다.

물론 지역이나 직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대체로 매우 낮은 임금수준입니다. 그래서 이미 발 빠른 한국의 기업들이 우즈베키스탄으로 계속해서 진출하고 있는데 향후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는 정말 좋은 투자대상국이자 수출시장이 되리라 믿어요.

특히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의 중심에 있어 주변국으로의 진출에도 유리하지요. 따라서 한국 기업 입장에서 볼 때 베트남 시장의 뒤를 이어 한국 기업의 활발한 진출이 기대되는 해외시장이라고 할 수 있지요.

Q. 현재 우즈베키스탄에 들어간 한국 기업은 몇 개나 있나요?

A. 네, 우즈베키스탄으로 진출한 기업이 많지요. 대략 1990년대 중반부터 대기업 중심으로 우즈베키스탄으로 진출했는데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조폐공사, 대우, 롯데케미칼,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등이 진출해 있습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상당히 많이 진출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업종으로 보면 무역, 도·소매업, 제조업, 건설업, 농업, 물류 운송업 등에 진출했고 특히 자동차 부품 제조 및 조달업체, 농기구나 건설장비 업체 등 기존에 진출한 업체에 이어 새로운 업체들이 계속 우즈베키스탄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 진출 기업들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생산한 제품을 1차적으로 현지 판매를 하고, 중앙아시아 각국이나 러시아, 터키 등 유럽으로 바로 수출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우즈베키스탄은 이중내륙국으로 물류비용이 다소 많이 들고 잦은 정책 변동 등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기대가치가 있는 국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한-우즈벡 우호 관계를 말씀 드려야겠네요. 2017년 11월 우즈베키스탄의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고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하면서 양국은 특별전략적 동반국가로 우호 관계를 격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10여 가지 산업협력 MOU를 체결했지요.

우즈베키스탄 유치원 탐방

Q. 우즈베키스탄의 전반적인 교육 수준은 어떻습니까?

A. 제가 아무리 대학교 총장이라고 하지만 아직 우즈베키스탄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의 전반적인 교육수준을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인구가 3,300만 명인데 정규대학과 같은 고등교육기관이 크게 부족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16년에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새로이 선출되면서 무역 금융 외환 등 여러 분야에서 개방정책을 표방하였고, 교육개혁과 개방을 시작했지요.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외국 선진교육시스템의 적극적인 도입을 권장하고 특히 한국의 교육시스템에 대한 커다란 관심을 보였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의 교육시스템은 나름 정통성을 갖고 있으나 교육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우즈베키스탄은 유아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보편적으로 다른 국가에서는 교육부 산하에 유아교육국이 있는데 우즈베키스탄은 유아교육부가 따로 있어요. 유아교육부 장관이 따로 있다는 말이죠. 그만큼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유아교육을 중요시하고 있어서 저희 코칸트대학교에도 유아교육 교사와 초등교육 교사를 양성하는 학과를 설치했습니다.

한국의 몇몇 대학들도 우즈베키스탄에 분교를 설치하고 대부분 유아교육과를 두고 있어요. 코칸트대학교는 한국대학의 분교는 아닙니다.

Q. 코칸트 대학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A. 글쎄요…, 솔직히 말씀 드린다면 아직 신생대학이라 뭐라 말씀 드리기 곤란하지만 인기는 있다고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네요.

코칸트대학은 작년에 개교했는데, 당시 모집정원이 750명이었는데 경쟁률이 15:1이 넘었어요. 입시전형은 하루에 오전 오후 약 500명씩 나누어 큰 강당이나 체육관에서 필기시험을 봤어요.

지역도 타슈켄트와 페르가나, 그리고 코칸트 3개 지역으로 나누어 일주일 이상 걸렸지요. 그만큼 많은 인원이 입시에 참여하였습니다.

저는 매 시험 전에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해 달라고 격려의 말을 하고, 수험 장 밖으로 나와 밖에서 기다리는 학부모님들에게도 인사말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려니 시간에 쫓기고 많이 힘들었지만 자녀교육에 대한 우즈베키스탄 학부모님들의 지대한 관심과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학부모님들께서 따뜻하면서도 인간적으로 대해주어 이방인으로서 가슴 뭉클한 적이 많았습니다. 솔직히 우리가 생각할 때에는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총장이 한국 사람이다’라는 것이 우즈벡 사람들에게는 큰 관심거리이며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도입하는 코칸트대학에 호감을 갖고 있는 건 분명했지요. 제가 묵은 호텔에서도 깜짝 놀랐던 일이 있었습니다. 호텔 종업원이 “혹시 코칸트 대학 총장으로 오신 분 아니시냐?”고 묻기에 “맞는데 어떻게 알았느냐?” 물었더니 페이스북에서 봤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우즈벡 사람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텔레그램 등 SNS를 아주 잘 쓰기 때문에 우리대학의 공지사항도 이들 SNS와 연계해서 수시로 아주 잘 소통하고 있습니다.

기숙사 점검

Q. 이성준 총장님이 코칸트대학에 총장으로 계시니까 한국 청년들이 코칸트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길이 열렸네요?

A. 네 한국학생들이 코칸트대학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대 환영이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학생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향후 10년, 20년을 내다보고 자기 자신을 특화시키기 위해 발전 가능성이 높은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그 나라의 문화를 배우고 싶다면 우즈베키스탄 유학에 도전해 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제가 대학교에 재직할 때 학생들에게 늘 강조했던 것이 “자신의 특화-차별화”였어요. 다행히 몇 년 동안 우리대학에서는 학생들이 베트남어나 인도네시아어를 수강할 수 있게 만들어 학점도 부여하고, 한 학기에 6학점에서 9학점을 이수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했었습니다. 또, 베트남어나 인도네시아어를 배우고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에 있는 자매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보내서 방학을 이용한 단기연수 또는 1~2년을 교환학생으로 현지국가에 가서 살게 했지요. 몇 년 시행 후 우리 학생들은 차별화 되고, 경쟁력이 생겨 인도네시아나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서 리쿠르팅을 해도 다른 대학보다 우리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받는 거예요.

우선 언어가 통하고 그 나라의 문화에 익숙해져 있으니 그 학생들에게 현지인을 상대로 하는 일을 맡길 수 있으니까 취업에서 늘 유리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에서 우리 학생들을 계속 보내 달라는 요청이 있었지요. 일종의 자기특화, 그리고 현지화 전략이었죠.

그렇지만 아직은 우리 코칸트대학으로 유학을 오시라고 내놓고 얘기하기는 어려워요. 한국의 청년들이 아직 우즈베키스탄을 잘 모르기도 하고 그 먼 나라에 가서 공부할 이유가 없다고 무시할 수 있죠. 그러나 장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우즈베키스탄 유학에 도전한다면 나쁘지 않다고 봐요. 지금 우즈벡으로 유학을 가서 대학을 다닌다고 가정할 때 졸업 후에는 더 많은 한국기업들이 우즈벡에 진출해 있을 테고 그 기업들은 우즈벡 언어에 능통하고, 그들의 문화를 몸으로 익힌 사람을 직원으로 채용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채용시험에서 누구보다 우선적으로 선택될 수 있는 차별화된 자기만의 특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거지요.

사실 우즈베키스탄은 학비나 생활비도 낮기 때문에 유학 비용이 아주 적게 들어가고, 입시경쟁이 치열한 한국에서보다 더 유리할 수 있어요. 언어를 습득하는 데에 어려움은 있겠지만 도전해 볼 사람은 연락주세요. 적극적으로 도와드리지요.

코로나19로 온라인 화상회의 세미나 장면

Q. 총장님께서는 어떤 자세로 외국 대학의 총장직을 수행하시는지, 그 경영철학을 말씀해주세요.

A. 미력하지만 개인적으로 개발도상국인 우즈베키스탄을 위해 국제교육협력을 적극 실현하려고 합니다. 한국도 한때는 국제적인 원조를 받는 피원조국이었지만 경제 발전을 통해 경제대국으로 성장해서 이제는 원조 공여국가가 되었지 않습니까? 언젠가는 우즈베키스탄도 경제대국이 될 것이고 우리의 든든한 친구가 되리라 믿습니다.

몇 년 전 저는 우리나라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ODA, 즉 공적원조자금을 공여하는데 교육 분야에서 어떻게 지원하는가 하는 연구용역을 각각 3년씩 수행한 적이 있습니다. 이 때 느낀 것은 그 어떤 원조보다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지원과 협력을 하는 것이 그 국가에도 또 우리 한국에도 가장 유익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말처럼, 교육 원조는 그 나라가 장기적으로 인적자원을 양성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훨씬 의미가 있기 때문이죠. 교량이나 도로를 건설해주거나 병원을 건축해 주는 것과는 또 다른 접근이라 생각합니다.

우리정부가 우즈베키스탄에 더 적극적인 교육원조 협력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코탄트대학의 발전을 위해 희생과 봉사정신을 발휘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Q. 혹시 연락을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 연락처를 주실 수 있나요?

A. 네. 이메일 vangawer@hanmail.net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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