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의 힐링명품 길
     ‘오방길’을 따라 떠나는 여정

본지는 담양군이 관광객 700만 시대에 즈음해 지금의‘관광담양’브랜드 이미지에서‘여행자의 도시 담양’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중에 있음에 주목, 담양의 명품길인 오방길 홍보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담양을 찾아오는 여행자와 관광객들에게‘담양 오방길’이용의 편의 제공과 함께 담양의 아름다운 전원과 산천을 자랑하기 위해‘담양오방길’힐링산책로 전체 코스에 대한 현지답사에 나섭니다. 
본지 기자들의 현지답사와 직접 취재를 통해 소개하는 ‘담양오방길’은 제1코스부터 제5코스까지 각 코스별 특장점과 주변명소를 상세히 기록함으로써 담양오방길이‘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같은 산책로에 버금가는 담양의 명품길 임을 대변하고 이를 몇 차례의 기획특집 보도를 통해 대내외에 적극 홍보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담양 오방길 코스】  
제1코스(황색로드) : 수목길(8.1km)
제2코스(흑색로드) : 산성길(10.5km)
제3코스(백색로드) : 습지길(5.2km)
제4코스(청색로드) : 싸목싸목길(8.2km)
제5코스(홍색로드) : 누정길(32km)

<제6편>
오방길 제5코스 홍색로드, 누정길을 걷다?

●제5코스 홍색로드(누정길) : 32.0km(소요시간 11시간 15분)
관방제림(0.3km/5분)→ 대담미술관(0.2km/5분)→보건소(0.5km/15분)→담양교(1.6km/25분)→양각교(0.8km)→물순환사업소(5.0km/90분)→면앙정(3.1km/45분)→삼지교(3.1km/45분)→양지교(0.5km/15분)→가칭‘송강고’(구.양지분교,0.5km/20분)→송강정(2.1km/25분)→유산마을(0.6km/25분)→해곡마을(1.8km/40분)→일산마을(3.5km/60분)→명옥헌(2.1km/40분)→고읍마을(0.5km/20분)→봉황동마을(0.5km/15분)→수남학구당(2.4km/100분)→식영정,한국가사문학관(1.0km/30분)→소쇄원(1.9km/35분)→ 독수정원림

■ 죽녹원 근처 향교마을
천연기념물 제366호인 관방제림 표지석에서 출발하여 향교교를 지나서 죽녹원 앞 횡단보도를 건넜다. 향교교에 서 있는 누정길 구간안내도를 보고 가야할 길을 점검한다. 죽녹원 앞 상가와 식당에는 사람들이 많아서 활기차다. 미루나무를 지나 향교마을로 들어서자 보부상 운산 차성운 흔적비가 향교리 마을회관 앞에 우뚝 서 있다. 비석에 새긴 내용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름 없는 보부상의 흔적비를 세운 마을 사람들의 도타운 정이 묻어나는 비석이다.

●운산 차성운 흔적비(雲山車成雲痕迹碑) 비문
“색향(色鄕)의 뜬 구름 타고 어찌 여기까지 왔소. 지금으로부터 250여년 전인 1762년경에 평양에서 출생하여 보부상(褓負商)으로 살아오면서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정처없이 떠돌다 종착한 곳이 생기(生起)마을이요 한 많은 운명을 생기마을에서 1812년에 마감하였다. 가지고 있는 돈을 내놓으면서 유언으로 남긴 말이 ‘내가 죽은 후 세세년년 흔적을 남겨달라’는 말씀을 남기고 타계하셨다 한다. 그 유언을 받아 마을 책임자들께서 그 뜻을 영원히 존속하기 위해서 벼를 심을 수 있는 토지를 매입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었다. 마을 책임자들은 바로 평양영감(平壤令監) 명칭으로 계를 조직하고 존속해오다가 6.25사변이 일어나 그 이듬해부터 계 진행이 중단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 난을 어떻게 피해나갈까 하는 생각에 오금을 펴지 못 편 채 살아가야 하는 세월이 바로 난중 그 세월이었다. 그 후 수년이 지나자 시국은 평정되어 흩어진 계원들이 재결합하여 중단된 계를 지속하였으나 전쟁 후 먹고 사는 것이 초근목피(草根木皮)에 의존할 지경인데 계비 확보는 언감생심이었다. 그리하여 계비거출을 하지 않기로 하고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을 계원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한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후손들이 이어 받아 존치해 오고 있는 현실에서 평양영감 제물을 간소화하였고 파제사(罷祭祀)에는 마을 사람들은 물론 지나가는 나그네까지 콩 한 조각이라도 나눠먹는다는 속설처럼 훈훈한 정을 베풀었다 하니 그 아름다운 마음을 그 누가 싫다 하였겠는가. 이것이 바로 이백여 년 이어받아온 지금의 정신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리하여 영원히 지속하기 위해서 제사를 폐하고 흔적비로 대치한다.”(서기 2014년 5월  일  생기마을 평양영감 계원 일동 삼가 세움)

흔적비를 읽고 담양향교로 올라가는데 지엄한 하마비가 서 있다. 그리고 바로 위에 담양전씨의 충절을 빛낸 ‘삼은 전선생유허비’가 보인다. 향교 명륜당 아래에 역대 부사들의 흥학비가 늘어서 있지만 한자로 새겨진 비석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거의 없다. 죽녹원에 들렀다가 나오는 사람들의 표정이 밝다. 되돌아 나와서 대순진리회 본부를 지나면 대담미술관이다. 차를 한 잔 마시면서 미술품을 관람하는 여유를 갖는 것도 좋겠다. 대담미술관 앞에서 관방천을 바라보니 징검다리가 보인다. 예전에 이곳에서 빨래를 하곤 했다. 징검다리를 건너면 유명한 국수의 거리다. 징검다리를 겅중겅중 건너서 국수 한 그릇으로 허기를 달래보자.

관어공원 길
관어공원 길

■ 관어공원-곡정보 가는 길
길을 걷다가 오른쪽 계단을 걸어서 관어공원에 오르면 호국사가 있다. 그 아래에 역대 부사들의 선정비가 늘어서 있다. 충혼탑과 고하송진우선생 추모비 아래에 ‘관어정’이 있는데 시누대가 정자 앞을 가려서 관방천의 풍광을 볼 수 없는 게 아쉽다.보건소와 여성회관을 지나면 만성교가 나오는데 이 다리를 건너면 만 가지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얘기가 있다. 다리 옆 둑에 면앙정 9.7km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조금 더 가면 양각산 아래에 데크길이 있고 그 앞에 낚시금지 경고문이 있다. 그러나 제방 아래에서, 데크 바로 밑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괜히 기자의 낯이 뜨거워진다.

심통보를 지나서 양각리 둑길을 걸어가니 담양교 앞에 누정길 이정표가 서 있다. 죽녹원 2.8km, 면앙정 7.4km. 양각산을 바라보면서 담양교를 건너서 강신보 쪽으로 걸어가는데 강 건너편에서 뻐꾸기가 운다. 다행히도 강신보 위 낚시금지 경고문 앞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은 없었다.강신보 앞에 서 있는 가래나무 두 그루를 확인하고 둑에서 둔치로 내려가서 강쟁무명배수통문을 지나 수달서식지인 양각교 아래를 통과하여 다시 제방 위로 올라섰다. 모정에서 잠시 쉬면서 보니까 강 건너편 게이트볼 경기장 앞 강물에서 먹이를 노리는 새가 있다. 그리고 조금 아래 작은 보에서 낚시를 하는 강태공이 있다. 생계와 취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곡정보 가는 대숲 길
곡정보 가는 대숲 길

개구리 농장 갈림길에서 둑길을 계속 걸어가는데 담양군 음식물폐기물공공처리시설이 보인다. 바로 뒤에 그리고 근처에 축사가 있다. 축사에서 나는 냄새가 바람을 타고 코로 스며든다. 관계당국에서는 냄새를 줄일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조금 더 가니까 폐비닐 처리장이다. 폐비닐을 쌓아두고 있어서 미관상 보기에 좋아 보이지 않는다. 명품 누정길을 걷는 탐방객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걸음을 재촉하여 걸으면서 보니 담양군물순환사업소 제방 아래에 물을 정화하는 식물들이 잘 자라고 있다. 마지막 정화된 물이 사업소 아래 하천으로 흘러나간다. 참 고마운 곳이다. 자전거길을 계속 걸어서 곡정보까지 가는데 곡정보 주변의 풍광이 기가 막히다. 강 건너에 삼인산이 바투 다가와 있다.

상신보 도보다리 길
상신보 도보다리 길

■ 곡정들 구간

곡정보의 풍광에 취했다가 자전거길을 따라 면앙정을 향해 걸어가니 강쟁 배수통문이 나오고 수북천이 합류하는 지점이라 강폭이 확 넓어진다. 강변에 축사가 있으나 대숲이 축사를 가려준다. 오른쪽에 펼쳐지는 영산강의 비경이 마음에 날개를 달아준다. 하중도와 둔치 주변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버드나무가 싱그럽다. 봉산면 대추리와 수북면 남산리를 잇는 ‘상신보’ 배수통문 아래 하천습지에 풀과 나무가 자유롭게 자라고 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무척 많아졌다. 이럴 때는 조심해서 걸어야 한다.

둑길을 걸으며 들판 가운데에 있는 곡정마을을 바라보니 비닐하우스가 들판에 빼곡하다. 다시 강쪽을 바라보니까 찔레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잠시 비가 그쳤다가 다시 내린다. 비옷을 입을까 생각을 해보았지만 비를 맞으며 걷는 것도 호젓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곡정들에서 써레질을 하는 트랙터 주변에 백로가 모여 있다. 백로와 트랙터는 친구 사이인가 보다. 기계와 새의 친화력이 그저 놀랍다.곡정배수통문 주변 약 100m 둔치에 버드나무 군락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버드나무의 씨가 물에 떠내려 오다가 이곳에서 뿌리를 내린 모양이다. 간섭을 받지 않는 자연이 이룬 아름다움에 넋을 빼앗긴다.면앙정 앞을 흘러온 오례천이 영산강과 합류하는 지점에 자전거길 쉼터가 있다. 
주변에 대나무숲이 우거졌고 죽순이 올라오고 있다. 깨끗한 화장실이 있고 하천 둔치에 넓은 잔디 축구장이 있다. 기자의 마음은 벌써 운동장에서 공을 차고 있다. 하지만 답사해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다.

면앙정
면앙정

■ 면앙정 가는 길
면앙정 앞을 흘러온 영산강 지류 오례천 둑길을 걸어가는데 ‘구억보’가 보인다. 작은 보인데 이름이 참 거창하다.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마항교를 건너서 계단을 오르고 올라서 면앙정에 도착했다. 정자는 왜 평지보다 높은 곳에 있을까? 면앙정에 차분히 앉아서 간식으로 떡과 방울토마토를 먹으며 물을 마시면서 숨을 고른다. 비가 내리는 면앙정이 더욱 운치가 있다. 면앙정 주변이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있어서 정자가 더욱 빛이 난다. 정자 앞 우람한 참나무는 우뚝 서서 지조가 높은 선비처럼 보인다. 정자 앞에 세운 면앙정가비를 읽어본다.

“무등산 한 지맥이 동쪽으로 뻗어 이어
멀리 떨치고 나와 제월봉이 되었거늘
끝없이 넓은 벌판에 무슨 생각을 하느라고
일곱 굽이가 한곳에 움츠려 우뚝우뚝 벌여놓은 듯하고
가운데 굽이는 구멍에 든 늙은 용이
선잠을 깨어 머리에 얹어 놓은 듯하니
너럭바위 위에 소나무와 대나무를 헤치고
정자를 앉혔으니
구름을 탄 푸른 학이 천리를 가려고
두 날개를 펼쳤는 듯” <면앙정가 서사>

고인은 간데 없고 대화를 나눌 사람이 없으니 면앙정 주위의 나무들에게 말을 걸어보는데 나무들이 이파리를 흔들며 만나서 반갑다고 대답한다. 나무들도 외로웠나 보다. 요새 면앙정을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모양이다. 그런데 정자의 마루가 반들반들한 것을 보니 누군가가 관리를 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면앙정가의 산실인 면앙정에서 마을을 탁 풀어놓고 한나절을 놀아볼 날이 오리라. 면앙정의 주인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삶을 살고자 했던가?(다음호에 누정길②편이 이어집니다)/ 김성중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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