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토정보공사 홍보처 손명훈 과장
한국국토정보공사 홍보처 손명훈 과장

아침 세수 후 거울을 보고 활짝 웃는다. 화장실 갈 때, 손 씻을 때, 샤워할 때, 언제든 거울이 보이면 의식적으로 입꼬리를 올린다. 대학생활 4년간 내가 가장 많이 한 일은 학생의 본분인 ‘공부’가 아닌‘웃는 연습’이었다. 험악하단 소릴 듣던 무표정한 내 인상을 바꾸기 위한 작은 노력이었다.

4년간의 꾸준한 웃는 연습은 놀랍게도 내 얼굴 표정뿐 아니라 성격까지도 바꾸었다. 덕분에 지금은 자연스러운 웃는 얼굴과 긍정적인 성격을 갖게 되었고, 10년이 넘는 직장 생활과 대인관계 형성에서 이것들은 나에게 큰 힘이 됐다. 나에게 웃는 연습은 돈 들지 않고 할 수 있는 최고의 성형이자, 상대방에서 신뢰를 심어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

미국 뉴욕대학교 연구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소를 띤 얼굴은 무표정한 얼굴에 비해 신뢰감이 월등히 높다고 한다. 각기 다른 인종의 성인 남성 10명의 사진을 보여준 뒤 사진만으로 신뢰도 점수를 매기게 한 결과이다. 또한 회계사, 의사 등 전문 직업군을 예측하는 실험에서도 미소 짓고 있는 얼굴의 선택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에서도 비슷한 연구를 한 사례가 있다. 아담 앤더슨 박사 연구팀의‘뇌와 감정 인식’에 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은 미소 짓는 사람을 볼 때 시각 담당 뇌 부위가 더 활성화되어 그 사람을 잘 기억할 수 있다고 한다. 미소를 짓고 있는 얼굴만으로도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고, 대인관계에서 긍정적인 요인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소와 웃음은 가끔 최선의 답변이 되기도 한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에서 웃음과 미소는 별다른 멘트 없이도 상황을 어색하지 않게 이어갈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미소와 좋은 표정을 누구나 쉽게 갖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도 않는다. 자칫하면 비웃음으로 오해받고,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자연스럽게 웃는 얼굴은 꾸준한 의지와 연습이 필요하다.

사람은 얼굴 근육 중 42개를 웃을 때 사용한다고 한다. 웃는 연습은 이 근육들을 발달시키는 운동이다. 피트니스센터에서 근력운동을 하듯 웃는 근육들을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발달시켜야만 자연스럽게 웃는 얼굴을 완성할 수 있다. 거울을 보며 의식적으로 입꼬리를 올리는 연습을 하고 그것이 습관이 되어 몸에 익으면 어느샌가 미소 띤 얼굴이 자연스러운 내 얼굴이 된다.  

필자가 속해있는 한국국토정보공사(LX)에서도 일찍이 미소와 웃는 얼굴의 중요성을 느끼고 2004년 CS(Customer Satisfaction)관련제도를 도입했다. LX는 지적측량과 공간정보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필연적으로 국민들과 직접 대면하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직원들을 위한 CS교육의 시작이 바로‘웃는 연습’이다. 친절한 서비스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상대에게 신뢰와 긍정적인 첫인상을 줄 수 있는 ‘미소’이기 때문이다.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마흔 정도 되면 살면서 어떤 생각과 마음 상태로 표정을 지었느냐에 따라 자기만의 인상이 고착이 된다는 말이다. 이 말에서 알 수 있듯 호감을 주는 좋은 인상과 신뢰를 주는 웃는 얼굴은 연습을 통해 충분히 만들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거리두기의 생활화로 지금까지 대인관계 형성을 위해해왔던 식사 자리, 술자리, 모임 등이 쉽지 않게 됐다. 이럴 때 좋은 대인관계뿐 아니라 상대방에게 신뢰와 호감을 줄 수 있는‘웃는 얼굴’로 언택트 시대 나만의 성공적인 대인관계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나는 오늘도 아침 세수를 한뒤 거울을 보고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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