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 행복한 삶의 온도 표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 행복한 삶의 온도 표지

인생은 길을 따라가고 길을 만드는 순간의 연속이다. 길이 보이면 길을 따라가고 길이 보이지 않으면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 생로병사를 짊어진 인간에게 길은 젊다고 해서 힘들고 늙었다고 해서 익숙한 것은 아니다. 코로나 19의 광풍에 지친 영혼들은 하루빨리 고(苦)를 떨쳐내고 낙(樂)을 누리고 싶어 하지만 행복의 길은 멀게만 느껴진다.

된장국에 서로의 숟가락을 담그고 젓가락으로 불고기를 집어주던 식탁의 정든 풍경은 사라졌다. 살을 부비고 함께 붙어서 고락을 나누는 공동체의 미덕은 감염병 앞에서 멈췄다. 기약 없는 마스크 세상에서 서로의 거리를 재며 혼자 살아내야만 하는 시간은 괴로움의 연속이다.

홀로 사는 기술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낯설고 위험한 환경에 처하면 심신의 변화를 일으키며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삶의 좌표를 새롭게 설정하고자 하는 본능을 갖게 된다. 칼융은 이러한 인간의 정서적 위기를 개별화(Individuatlization)라고 불렀다. 홀로 사는 기술은 청소년뿐 아니라 중년의 위기를 맞이한 베이비 부머 세대에게 더욱 필요한 과제이다.

오랫동안 교육학과 인문학, 보건교육을 강의해 온 경기대학교 김대유 교수는 개별화를 “위기에 직면하여 피하지 않고 그 길을 따라 새로운 길을 여는 순수한 마음자리”라고 설명한다. 순수한 마음은 타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여백을 만들고, 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Identity)을 지킬 때 홀로 행복하게 사는 힘을 기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 책은 시대의 아픔을 극복하는 삶의 면역력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홀로 살 수 있는 마음자리, 자가치유로 몸의 아픔을 끌어안는 기술, 섹스의 텍스트를 사랑의 콘텍스트로 승화시키기, 선택하는 노년의 삶과 죽음의 관점, 사랑방 문화에 비추어 본 졸혼의 미학, 자녀교육을 위한 학점제와 수능자격고사제, 3년간 재판정에 출석하여 지켜 본 스쿨미투의 눈물, 피카소와 아인슈타인의 비극적 사랑 등 예민한 삶의 주제를 독자와 함께 드러내고 토론하면서 기어이 해법에 이르고자 하는 끈질김을 보여주고 있다. “중딩의 온도는 알겠는데 중년의 온도는 몇도일까? 표준이 없다. 다만 중년의 온도는 제각기 다 자기 이름으로 표시될 뿐이니, 언제든 가만히 자기의 이름을 불러보라, 그러면 잴 수 있다”고 독백한다. ‘행복한 삶의 온도’는 자기 이름을 온전히 부르는 일로부터 시작된다는 뜻이리라.

저자 김대유 교수는 국립암센터에서 보건복지정책을 공부했고, 교육시민운동과 청소년 인권정책에 몰두했었다.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위원, 한국건강과성연구소 소장, 한중교류촉진위원회 공동대표 등을 역임하며 지금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행복한 삶의 온도’는 ‘함께 그러나 다르게’ 살고자 하는 스토리텔링이 따뜻하게 스며들어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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