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뉴스는 지역사회와 더욱 가깝고 밀착된 마을뉴스, 동네뉴스, 골목뉴스 서비스 제공을 위해 ‘뚤레뚤레 동네한바퀴’ 코너를 신설하고 마을의 자랑거리와 소식, 주민들의 소소한 일상을 소개합니다. 참여를 희망하는 마을은 우선적으로 취재, 소개해 드립니다
(취재문의 : 담양뉴스 381-8338 또는 양홍숙 군민기자 010-2352-9563) /편집자 주

▲도동마을회관
▲도동마을회관

꽃차·건강차 유명한 도동마을

 4월 용오름마을 취재를 다녀오던 길에 ‘꽃차 머루랑 다래랑’이라는 간판을 단 가게가 나를 끌어당겼다. 넓은 마당에 있는 수령이 꽤 될법한 남경도 두 그루, 그리고 으름과 다래 덩굴이 모두 ‘명작’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크고 자연미가 뛰어나 입을 크게 벌리고 감상했다. 안에 들어가니 분위기 있는 분이 미소를 지으며 눈인사로 맞아주셨다. 가게 주인은 1:1 꽃차 수업을 하고 계셨다. 매주 장수에서 2시간을 달려온다는 수강생은 “전국을 뒤져서 찾고찾고 또 찾아서 송희자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어요.”라고 했는데, 단 1초도 흘려보내지 않으려고 초집중해 배우고 있는 것이 역력했다.

간단한 소개를 한 후 양해를 구하지도 않은 채로 실례를 무릅쓰고 옆에서 들었다. 그리고 나서야 ‘이분이 바로 꽃차의 효시 송희자((사)꽃차문화진흥현회장) 선생님이시구나.’ 했다. 수업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송희자 선생님께 한두 가지 여쭤보고 나니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꽃차의 효시 '머루랑 다래랑'
▲꽃차의 효시 '머루랑 다래랑'

■ 꽃차의 효시 ‘머루랑 다래랑’
2주 후에 재차 선생님 댁을 방문했더니, 수령이 제법 되어 보이는 향이 멋진 분홍색 ‘으아리’ 꽃이 만개해 있었다. 
“어떻게 꽃차를 하시게 되었어요?” 
“서울 토박이인 제가 시부모님 병간호 때문에 담양에 내려왔어요. 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주변이 온통 들꽃이었어요. 평소 차를 손수 만들어 드시던 부모님 영향을 받아 제일 먼저 매료된 찔레꽃 차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보게 되었죠. 그리고 매화와 목련을 처음 심게 된 것이 25년가량 꽃차를 만들게 되었네요.
‘건강 차’라는 인식이 일반화된 녹차가 푸른 잎에서 향이 나는 허브차의 하나인 것처럼 꽃차 역시 허브에서 파생된 꽃으로 만든 허브차이자 열매를 맺기 전 풍부한 영양소를 가득 머금은 꽃으로 만들기 때문에 ‘건강 차’로 불리죠. 우리 꽃차는 꽃송이를 보존해서 만들기 때문에 향기·맛·시각적인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어요. ”

지난번엔 변비·두통·복통·이뇨 등에 치료 효과가 있고 얼굴빛도 곱게 한다는 복숭아 꽃차를 만들어 마셨는데, 이번에는 염증·부종·중이염·기관지염 등에 효과가 좋은 아카시아 꽃차를 만들어 (혈압·피로 등에 좋은) 오미자 효소에 넣어 시음했다. 맛이 예술이었다. 기다란 유리컵에 연분홍빛 오미자 쥬스, 그 안에 흰색 아카시아꽃 송이를 드리워놓는다.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충분히 되었다. 그런데 입안으로 흘려보내니 거북스럽지 않은 가벼운 단맛과 새콤함, 거기에다 오미자 향과 아카시아 향이 풍겨왔다. 아아! 음료 한잔이 한동안 나를 완전한 행복감에 젖어 들게 했다.

“맛의 비결이 뭐예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저는 냉동발효를 해요. 맛이 신선하죠.” 
송희자 선생님은 현재 200여 가지의 열매와 꽃차 만들기 · 화장품의 원료 납품 . 효소 만들기를 하면서, 「마음 맑은 우리 꽃차」 · 「열두 달 꽃차 이야기」를 출판했고 앞으로도 연구한 것을 정리하고 개발하기 위한 「한국 꽃차 100선」을 준비 중이다.
“해외에까지 나가서 우리 꽃차를 알린다니 선생님 일의 영역은 어디까지일까요?”
“꽃차의 산업화를 위해 ‘꽃차 제조기술의 표준규격화’를 4년째 진행하고 있어요. 또 해외 진출을 위해 매년 10여 개 국가와 학술세미나 개최, 코이카에 연구지원을 요청하여 국가간 기술이전 교육 추진, 필리핀 국립대학과(UPLB) 실무협약(MOA)을 체결했고요.....”

아쉽지만 ‘머루랑 다래랑’을 뒤로하고 마을로 들어섰다.
마을에 대한 궁금증을 이장님께 여쭤보고 싶었는데 농번기 회의에 일정이 바쁘셨다. 대신 얼굴도 미인이시고 피부도 고우신 부녀회장님께서 시간을 내주셨다.
“30여 년간 농촌 봉사활동의 회원과 회장을 맡아 활동했어요. 독거노인 돌보기, 봉사적십자 활동, 농촌 주부모임 등 수많은 활동을 했죠. 기금 마련을 위해 휴경지 재배, 비누만들기 등 안 해본 것이 없을 만큼 했어요. 물론 선후배 회원들 간의 협조와 단합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죠. 그 덕분인지 어려운 일이 닥칠 때 보이지 않는 손이 나를 도와주는 것 같았어요. 지금은 손자를 돌보며 농사일을 하지요.”
올해 계획은 어떤 것이 있으세요? 
“‘풀뿌리 공동체 디딤돌사업’으로 나무심기, 벽화그리기 등의 마을가꾸기와 노인당 점심식사 제공 등으로 마음이 바쁘네요.“

마을 안으로 들어가니 군데군데 예쁘게 단장된 새집들이 보였다. 마을 제일 끝쪽에는 ‘아불사(我佛寺)’라는 절이 있다. 연못, 해우소, 우물 등 예쁘게 단장하는 중이었다.
이곳은 지형이 산으로 둘러 쌓여서 월산면 평균 기온보다 3도가 낮다. 그만큼 꽃은 오랫동안 볼 수 있으리라. 내년에 다시 와보고 싶다. 마음은 가까운 시일 내에 꽃차를 배우리라고 다짐하면서 마을탐방을 마쳤다./ 양홍숙 군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도동마을에 자리한 '아불사'
▲도동마을에 자리한 '아불사'
▲머루랑 다래랑에서 만드는 수십종류의 꽃차·건강차
▲머루랑 다래랑에서 만드는 수십종류의 꽃차·건강차
▲도동마을 부녀회장과 시어머니
▲도동마을 부녀회장과 시어머니
저작권자 © 한국시민기자협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