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유동완 기자]

▲ 슈퍼매치 무승부를 기록한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와 3위 고진영, 박성현=사진 현대카드 제공
▲ 슈퍼매치 무승부를 기록한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와 3위 고진영, 박성현=사진 현대카드 제공

“작전이 없는게 작전이다”

경기전 인터뷰에서 '작전 없이 즐기겠다'던 고진영(25)과 박성현(27)이 경기가 시작되자 한 치의 양보 없이 승부를 펼치며 결국 무승부를 기록했다.

24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앤 리조트 오션코스에서 세계 랭킹 1위 고진영과 3위 박성현의 1-1 매치플레이가 펼쳐졌다.

이날 경기는 갤러리 없는 플레이로 다소 분위가 무거울 것으로 우려했지만, 두 선수의 경기력은 그런 걱정을 한방에 씻어내며 어느 경기보다 뜨거웠다.

1번 홀(파4) 박성현이 승기를 잡으며 스킨을 가져가자 눈빛이 달라진 고진영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졌다. 이어진 2번 홀(파4) 두 선수가 승부를 내지 못하며 스킨은 이월됐지만, 집중력을 발휘한 고진영이 3번 홀(파3) 승리하며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긴장감이 가미된 4번 홀, 추격에 나선 박성현이 약 70cm 거리의 파 퍼트를 실패했고, 고진영에 또다시 한 홀을 허용하며 3-1 스킨으로 뒤졌다.

이어진 5번 홀 버디를 그려낸 고진영이 4스킨으로 박성현에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6번 홀 버디로 추격에 성공한 박성현이 스킨을 가져가며 5개 홀 만에 환하게 웃어 보였다.

이날 두 선수의 최대 하이라이트 승부처는 각자 선정한 찬스 홀로 역전의 역전을 허용하는 박빙의 승부가 연출됐다.

박성현은 12번 홀(파3)을 찬스 홀로 지정했고, 고진영은 17번 홀(파3)에서 찬스 홀을 선택했다. 박성현이 선택한 12번 홀은 무승부로 이월됐고, 13번 홀(파4) 고진영이 승리하며 2,400만 원을 획득했다.

두 선수의 장군 멍군이 17번 홀에서 긴장감을 더했다. 고진영이 찬스 홀로 선택한 17번 홀, 약 7m 버디 퍼트를 성공한 박성현이 2,600만 원을 확보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마지막 18번 홀(파4)을 남긴 두 선수는 9-8로 고진영이 스킨에선 앞섰지만, 상금은 5,000만 원을 확보한 박성현이 고진영에 1,000만 원이 앞선 상태로 티 샷을 마쳤다.

승부를 기대했던 18번 홀, 긴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한 고진영이 1,000만 원을 가져가며 경기 시작 전 “상금을 절반씩 기부하는게 좋을 듯하다”고 밝힌 대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를 마친 고진영은 “갤러리 없는 경기가 새로웠다. 버디를 해도 축하해 주는 목소리가 없어 이상했다.”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고, 상금이 좋은 곳에 쓰여 지길 바랜다.”고 전했다.

경기를 후 박성현도 “무승부로 절반씩 기부하는 최고의 시나리오가 나와서 기분 좋다. 경기시작 전 했던 얘기대로 된 것도 너무 신기했다.”며, “이후 대회 출전의 계획은 아직 없지만, 투어를 위해 열심히 연습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두 선수가 확보한 총상금 1억 원은 고진영이 선택한 밀알복지재단과 박성현이 지정한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을 전액 기부된다.

이날 두 선수의 경기를 TV를 통해 중계로 시청하던 골프 팬들은 랜선을 이용한 응원전으로 아쉬움을 달랬고 이에 보답하듯 두 선수의 파이팅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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