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유동완 기자]

제42회 KLPGA 챔피언십 챔피언에 등극한 박현경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셀카 찍는다.=KLPGA 제공
제42회 KLPGA 챔피언십 챔피언에 등극한 박현경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셀카 찍는다.=KLPGA 제공
▲ 우승 확정 후 기쁨의 눈물을 흘린 KLPGA 챔피언십 챔피언 박현경=KLPGA 제공
▲ 우승 확정 후 기쁨의 눈물을 흘린 KLPGA 챔피언십 챔피언 박현경=KLPGA 제공

지난해 우승 없이 눈물을 머금으며 루키 시즌을 소화한 ‘다크호스’ 박현경(20)이 드디어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로 장식했다.

박현경은 17일(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cc(파72)에서 열린 제42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30억 원) 최종라운드 5타를 더 줄이며 우승을 신고했다.

전날 5타를 줄이며 공동 2위로 경기를 마친 박현경은 최종라운드 임희정(20), 배선우(26) 등과 챔피언조에 편성, 국가대표 출신 3인방이 우승 경쟁에 박차를 가했다.

전반 3타를 줄이며 차분한 경기를 이어가던 박현경이 9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한 타를 잃었지만, 박현경은 더욱 침착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어진 11, 12, 13번 홀 연속 버디를 그려낸 박현경은 마지막 18번 홀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1타차 우승을 거두며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박현경은 지난해 TOP 10에 8차례 이름을 올렸다. 그중 2019 시즌 마지막 대회인 ADT 캡스 챔피언십에서 친구인 임희정과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치며 우승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했다.

하지만, 약 6개월이 지난 5월 2020년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KLPGA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친구인 임희정과 KLPGA 데뷔 2년 만에 메이저 퀸에 나란히 등극했다.

우승을 차지한 박현경은 “지난해 친구들의 우승을 보며 표현은 안 했지만, 많이 힘들었다.”고 울먹였고, “그래서 더 이를 악물고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고 우승까지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하며 펑펑 울었다.

이어 “많이 꿈꿔왔던 순간이 다가와서 기쁘며, 대회 1라운드 엄마 생신이었는데 우승해서 선물을 사드리게 돼서 너무 행복하다. 행복해서 감격의 눈물이 쏟아졌다.”며 감격의 순간을 더듬었다.

박현경은 지난해 12월 26일 뉴스브라이트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임)희정이는 언젠가는 정상에 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상당히 놀라웠다. 하반기에 3승을 하기에 무서웠다.”라며 웃어 보였고, “희정이보다 더 잘할 수 없다는 생각도 했지만, 시기가 다르게 언젠가 정상에서 만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토로한 바 있다.

당시 박현경의 심경은 복잡했다. 함께 국가대표 시절을 보낸 임희정이 3승을 조아연이 2승을 하며 루키 시즌을 보내는 친구들을 지켜본 박현경이 이번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르며 지난해의 한을 맘껏 떨쳐 버리고 우승을 만끽했다.

메이저 퀸으로 생애 첫 우승을 신고한 박현경은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돌 그룹 ‘BTB’의 육성재를 좋아하는 20살 소녀다. 또한, 우승 상금으로 아빠 지갑을 사주고 싶어 하는 효심이 가득한 챔피언이다.

이로써 2019 KLPGA 투어 전관왕에 등극한 최혜진을 필두로 ‘신예들의 반란”의 주역으로 떠오른 임희정, 박현경 등이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며 그녀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3라운드 단독 선두로 8개월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 기회를 잡았던 임희정은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하며 1, 2라운드 선수였던 배선우와 공동 2위로 아쉬움을 더했다.

지난해 박현경이 친구인 임희정의 우승을 축하했듯 임희정 역시 친구인 박현경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여자프로골프 통산 3승의 김효주(25)가 이날 8타를 줄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박현경의 상승세에 미치지 못하고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4위에 자리했다.

디펜딩 챔피언 최혜진과 지난해 ‘US 여자 오픈’ 챔피언 이정은6(24)가 각각 10언더파와 9언더파로 공동 4위와 공동 15위를 마크했고, 김세영(27)은 2언더파 공동 46위로 대회를 마쳤다.

코로나19로 잠정 중단을 선언했던 KLPGA 투어가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KLPGA 챔피언십으로 시즌을 재개했다. 이를 응원하듯 KLPGA는 투어 최초 MDF 방식을 적용, 참가 선수 150명 전원에게 상금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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