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유동완 기자]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시그니처 홀인 17번 홀(파3) 전경사진=PGA TOUR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시그니처 홀인 17번 홀(파3) 이미지
사진=PGA TOUR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500만 달러)의 승부처인 17번 홀(파3. 135야드) 주변의 호수가 커다란 입을 벌리며 선수들의 티 샷 한 볼을 삼킬 기세다.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다라 비치 TPC 소그래스(파72. 7,189야드)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악명높은 17번 홀에 전 세계 골프 매니아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TPC 소그래스의 시그니처 홀인 17번 홀은 호수에 떠 있는 아일랜드 그린으로 유명하다. 매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면 수천 명의 관중들이 홀을 에워싸며 선수들의 플레이에 열광한다.

경기의 승패가 결정되는 중요한 장면이 유독 이 17번 홀에서 많이 연출되는 것도 하나의 인기 비결일 것이며, 대회 출전한 일부 선수들의 고개 숙인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최근 막을 내린 혼다 클래식도 “‘베어 트랩’ 16, 17, 18번 홀을 이겨내야 우승의 길목으로 갈 수 있다.”라는 얘기가 전해졌듯, 이번 대회 역시 17번 홀에서 스코어를 지키거나 줄여야만 우승컵을 들어 올릴 기회가 주어진다.

PGA 투어 통산 7승(메이저 4승 포함)을 기록 중인 전 세계 랭킹 1위 브룩스 켑카(미국) 역시 이 홀에서 뼈 아픈 추억이 있다.

2014년부터 17번 홀에서 15오버파를 기록 중인 켑카는 “내가 좋아하는 홀은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이 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최근 몇 년간 17번 홀에서의 플레이는 내가 최악이 아닐까 한다.”라고 토로했다.

반면, 이 홀에서의 플레이에 전율을 느끼는 선수도 있다. 이 지역 출신인 빌리 호셀은 “어떤 선수에게는 두려운 홀이겠지만, 나에게는 16번 홀에서 18번 홀까지 이어지는 이 코너가 짜릿한 코스이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이 코너에는 항상 열정이 넘친다. 관중들의 열띤 응원이 있고,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아마 3만~4만 명의 관중이 선수들의 16번 홀의 샷과 17번 홀의 플레이를 지켜볼 것이다. 작은 축구 경기장에 있는 느낌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세계 랭킹 1위를 100주로 늘린 디펜딩 챔피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지난해 ‘버디 버디 파 파’의 기록으로 ‘마의 17번 홀’을 이겨내며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마의 17번 홀’(파3) 물에 빠진 볼은 45개다. 2018년 54개보다 9개 적은 숫자지만, 지난 시즌 '타이거 우즈'를 비롯 여러 명의 선수들이 울고 웃었다. 이번 주 역시 17번 홀에서 어떤 드라마가 써질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악명높은 TPC 소그래스 코스는 향년 94세로 1월 작고한 피트 다이(미국)가 설계했으며, PGA 투어 평생 공로상과 월드 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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