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유동완 기자]

혼다 클래식 정상에 오르며 PGA 투어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임성재사진 제공=게티이미지/샘 그린우드
혼다 클래식 정상에 오르며 PGA 투어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임성재
사진 제공=게티이미지/샘 그린우드

지난해 신인왕 임성재(22)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 클래식(총상금 700만 달러) 정상에 오르며 PGA 첫 우승에 영예를 안았다.

임성재는 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리조트&스파 챔피언스 코스(파70)에서 열린 최종라운드 4타를 줄이며 4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임성재는 2위 매켄지 휴즈(캐나다. 5언더파)에 1타차 정상에 오르며 50번째 대회 출전 만에 첫 우승의 쾌거를 일궈냈다.

임성재는 한국 선수로는 17번째 우승이자, 최경주(8승), 양용은(2승), 배상문(2승), 노승열(1승), 김시우(2승), 강성훈(1승)에 이어 7번째 PGA 투어 챔피언으로 그 맥을 잇는다.

2018년 2부 투어 2승을 시작으로 콘페리 투어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 신인상을 석권하며 지난 시즌 PGA 투어 데뷔한 임성재는 그해 우승 없이도 꾸준한 경기력을 인정받아 아시아 선수 최초 신인상의 주인공이 됐다.

2019~2020시즌 PGA 투어 개막전이던 밀리터리 트리뷰트 대회 첫날 짜릿한 홀인원으로 올 시즌 행운을 불러왔던 임성재는 “항상 우승 찬스도 몇 번 있었고 항상 상위권에 있다 보니까 이런 경험과 찬스를 살려서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또한, “15번 홀 베어 트랩 시작할 때부터 선두에 1타차 뒤진 상황에 공격적으로 쳐 보자. 여기서 버디를 치면 기회가 있다. 라고 마음먹고 친 샷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고, 17번 홀 버디까지 이어지며 잘 마무리된 것 같다.”라며 행복한 미소로 우승을 자축했다.

우승 상금 126만 달러(약 15억 2,500만 원)의 주인공이 된 임성재는 페덱스컵 랭킹 12위를 뒤로하고 10계단 껑충 뛰어오른 2위로 급 상승하며 1위 저스틴 토마스(미국)와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사이에 이름을 올렸다.

15번 홀 티샷한 볼이 홀 컵 약 2m에 붙었고 버디로 연결한 임성재가 단독 선두로 나섰다. 16번 홀 파를 기록한 임성재는 순위 경쟁을 펼치던 휴스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으나 17번 홀 약 2. 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18번 홀(파5) 파 세이브로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임성재의 우승은 ‘곰 덫’(베어 트랩) 15번 홀과 17번 홀(이상 파3) 버디를 잡아낸 결과물로 우승을 위해선 “베어 트랩을 점령하라”라는 나름의 원칙을 수행한 경기력이었고, 16번 홀(파4)과 18번 홀(파5) 파 세이브 역시 우승을 연출한 덧없는 성과였다.

한편, 유러피언투어 통산 6승을 기록 중인 토미 플릿우드는 3라운드 단독 서두로 나서며 PGA 투어 생애 첫 우승을 예견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도 그의 운은 임성재에 2타차 뒤진 단독 3위에 그치고 말았다.

최종라운드 3타를 줄이며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펼친 안병훈(29)은 최종합계 3언더파 277타로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고, 시즌 5번째 TOP 10을 기록했다.

노익장을 과시한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역시 3언더파 공동 4위에 자리했고, 지난해 ‘US 오픈’ 챔피언 개리 우드랜드가 2언더파 공동 8위를 마크했다. 이경훈(28)은 첫날의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4오버파 284타 공동 38위로 아쉬움을 남겼다.

악명 높은 ‘베어 트랩’은 1990년 ‘골프 전설’ 잭 니콜라우스가 재설계하면서 사람 크기만 한 곰 동상과 “당신은 지금 ‘베어 트랩’에 진입했다.”라는 표지석이 선수들을 맞이했고, 이번 대회 역시 그들을 울고, 웃게 했다.

저작권자 © 한국시민기자협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