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마스터스’ 우승 “아들에서 아버지로” 22년 전 '첫 우승' 회고!

[스포츠 유동완 기자]

타이거 우즈, 2019 올 해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 후 아들 찰리를 껴 안으며. . .“아들에서 아버지로” 22년 전 '첫 우승' 회고!
타이거 우즈, 2019 올 해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 후 아들 찰리를 껴 안으며. . .“아들에서 아버지로” 22년 전 '첫 우승' 회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 미국)가 2019년 최고의 순간으로 아들 찰리와의 포옹을 추억했다.

우즈는 지난 4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으로 황제의 부활을 확고히 알렸다.

이전, 2018년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우즈는, 14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통산 15승(메이저)에 영예를 안았다.

이날 우즈는 1997년 ‘마스터스’ 우승 당시 아버지 얼 우즈에게 안긴 아들에서, 22년이 지난 2019년 ‘마스터스’ 우승 후 아버지로 아들을 안아 화제가 됐다.

‘마스터스’ 5번째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된 우즈는 18번 홀 챔피언 퍼트를 마친 후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감격의 순간을 만끽했다.

지난 8년간 호흡을 맞춘 캐디 조 라카바와 격한 기쁨을 나눈 우즈는 18번 홀 그린 주변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아들 찰리(10)를 발견하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이 장면을 놓고 美 매체들은 일제히 톱 기사로 다뤘다. “타이거 우즈 ‘마스터스’ 우승. 22년만 아들에서 아버지로”. . .란 기사는 일면을 장식 할 만했다.

또한, 미 골프 채널을 비롯 ESPN은 우즈 부자의 포옹을 1997년 우즈가 ‘마스터스’ 첫 우승 후 아버지 얼 우즈(2006년 사망)와 포옹하던 장면을 비교 방송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우즈는 딸 샘(12)과 어머니 쿨티다(74), 여자친구 에리카 허먼을 번갈아 포옹했고, 부상부터 우승까지 자신과 함께한 코칭 스태프들과 일일이 포옹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타이거는 美 골프 채널을 통해 보도된 일문일답 형식의 인터뷰에서 “어려운 일을 해냈다. 내가 왜 머리가 빠지는지 알 것 같다.”라고 웃음을 자아내며 인터뷰를 이끌었다.

2005년 우승 후 14년 만에 마스터스 우승을 이룬 우즈는 "1997년 첫 우승 때는 아버지가 함께 있었는데 지금은 내가 아버지로 아들과 함께했다."라며 감회를 털어놓았다.

우즈는 아버지 ‘얼 우즈’ 얘기가 나오자 “아버지가 1997년 원래 이곳에 오면 안 됐습니다. 심장 합병증 때문에 비행기를 타면 안 됐는데 비행기를 타고 오셔서 수요일 밤에 퍼팅 레슨을 해 주셨죠.”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아버지는 안 계시지만 어머니는 여기 계십니다. 22년 뒤에 다시 우승했고 샘과 찰리가 여기 있습니다.”라며 “가족의 사랑과 지지는 내가 일어서는 데 큰 도움이 됐다”라고 가족 사랑을 빼놓지 않았다.

우즈가 이토록 얼에 대한 추억을 그려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즈의 어린 시절 얼은 아버지 이상의 존재로 우즈에게 강한 애정을 쏟았고, 어린 우즈와의 대화에서 항상 무릎을 꿇어 시선을 맞추며 ‘너는 최고다’라는 자신감을 상기 시키는 등 우즈에 대한 사랑은 끝이 없었다. 우즈는 그런 얼을 기억하며, 그리워 하는 것이다.

이어, “이 나이에 우승할 수 있는 건 행운이다. 그린 재킷이 정말 편하다”라며 "지금이 내 골프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우승 소감을 밝힌 바 있다.

마스터스 첫 우승 당시 타이거는 역대 최저 타인 18언더파 270타로 2위를 사상 최다 타수 차 12타 차이로 제치고 우승하며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시대를 알렸다.

당시, 우즈의 우승은 "흑인은 오직 캐디로서만 땅을 밟을 수 있다"라던 백인 부자들의 놀이터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흑인으로는 사상 처음 그린재킷을 입는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다섯 벌의 ‘그린재킷’을 수집하게 된 우즈는, 2009년 성 추문 스캔들에 이어 허리 부상으로 사라지는 듯했지만, 재기에 나선 우즈는 "스포츠 사상 최고의 인간승리"라는 찬사를 받았다.

최근, 美 골프 전문 매체 GOLF.COM 역시, 2019년 타이거 우즈의 최고의 순간으로 '마스터스' 우승 후 아들 찰리와의 포옹을 손 꼽았다.

골프 닷컴은 "대부분 소년들은 그들의 아버지를 통해 골프를 접한다. 우즈 역시 얼을 통해 골프를 시작했고, 1997년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마스터스 우승 직후 그의 아버지 얼 우즈를 끌어 안았다. 22년이 지난 지금, 어렸던 소년이 그의 아들 찰리를 기쁜 껴안음으로써 완벽한 대칭을 제공했다."라고 기사를 다뤘다.

우즈가 올 한해 최고의 순간(마스터스 우승 후)으로, 자신의 아들과의 포옹에서 흘린 눈물은 우승에 대한 기쁨의 눈물보다 아버지 얼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뜨거운 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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