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학생이 바라본 어린이 놀이터의 현실
뽀로로 노래의 가사처럼 노는 것이 가장 좋을 때인 어린이가 왜 재미없다고 한 것일까?

"누나 재미없어요. 우리 공놀이해요…" 대전 동구의 한 아파트 복합 놀이터,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처음 보는 기자에게 대뜸 말을 걸었다. 아파트에 위치한 놀이터가 재미없다는 말이었다. 기자는 그런 아이를 외면할 수 없었고 함께 공놀이를 했다. 아이는 공놀이도 지겨워졌는지 집에 가서 유튜브나 봐야겠다며 집으로 갔다. "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 뽀로로 노래의 가사처럼 노는 것이 가장 좋을 때인 어린이가 왜 재미없다고 한 것일까?

 EBS 신년특집기획, 데이비드 화이트 브레드(영국 캠브리지대 학과 부설 놀이 발달연구소장)는 놀이에 대해 "인간이 이렇게 진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놀이에 대한 자유를 허용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놀이는 다양한 인간 발달에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놀이가 이루어지는 핵심 장소인 놀이터는 어떠한 환경을 취하고 있을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 아동 환경 디자인 전문가인 한남대학교 아동복지학과 최목화 교수를 만났다.  

 한국 놀이터는 보편적으로 어떠한 환경을 취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최목화 교수는 "한국 놀이터에 보편화되어 있는 놀이 환경은 복합 놀이터로써 구조화되어 있는 놀이터입니다. 이러한 구조화되어 있는 환경은 다른 놀이를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주지 않습니다.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시키는 것이죠. 이것이 구조화되어 있는 놀이기구의 가장 큰 단점입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놀이터 하면 놀이기구만 생각하는 것은 고정관념입니다. 우리는 그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것이죠. 놀이 장소가 한정되어 있다면 구조화된 놀이기구 시설보다는 빈 공간을 주어야 합니다. 빈 공간은 아이들이 더욱 다양한 놀이를 구상해나갈 수 있도록 하며 사고를 확장시키기 때문이죠"라며 놀이터의 고정관념을 지적했다.  덧붙여 최목화 교수는 "사람들에게 아이들의 놀이터가 어떤 식으로 변화되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고민들이 결국 아동의 복지를 향상시킵니다. 아동은 나약하고, 주어진 환경에 적응할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어른들이 이러한 고민을 시작하지 않으면 결국 아무것도 변할 수 없습니다."라며 복지적 측면에서 놀이 환경 구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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