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라져가는 고향의 맛 '창평 쌀 엿'
[칼럼]사라져가는 고향의 맛 '창평 쌀 엿'
  • 김청희
  • 승인 2019.12.11 07: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촌 고령화로 굴뚝에 장작 연기는 멈추고
가마솥과 장작불 옛날 '전통방식' 그대로
전통 지키려는 삼모녀
뇌를 깨우는 단맛 발효식품 ‘엿’

조선시대 양녕대군이 담양군 창평지역에 낙향하여 함께 동행했던 궁녀들이 그 비법을 전수해준 것으로, 이 지역 부임한 현감들이 궁중에 상납할 선물을 마련하면서 제일 먼저 찾았다 할 만큼 그 유래가 깊고 명성이 높으며, 오랜 전통이 배어있다. 

창평쌀엿은 참깨와 생강 등을 첨가, 고소하고 향긋한 맛이 나며 치아에 달라붙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특히, 대도시 소비자로부터 인기가 높다.

창평 쌀엿은 대량생산이 아닌 가마솥과 장작불을 이용해 옛날 전통방식 그대로 만들어 이에 달라붙지 않으며 고유의 맛과 정성이 담겨있다. 외형은 평범해 보이지만 먹어본 사람은 바로 차이를 느낄만큼 맛있다.

설탕이나 물엿, 감미료 등은 일체 넣지 않고 오로지 질 좋은 쌀과 엿기름만으로 맛을 내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간다. 무엇보다 엿의 맛은 어떤 엿기름을 사용했느냐에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모녀삼대쌀엿공방’은 엿기름을 직접 만들 수밖에 없다. 정성을 들여 직접 기른 엿기름으로 셀 수 없이 치대서 만들었기 때문에 '바사삭' 하는 특유의 식감과 감칠맛이 일품이다.

쌀엿은 명절이나 집안에 행사가 있으면 친지, 이웃과 주고받았던 이 지역의 미풍양속에 비롯됐다. 남도의 관혼상제에는 엿이 빠지지 않는 전통이 있으니, 한때 창평에서는 집집마다 엿을 달였다 할 만큼 그 수효가 많았다. 

엿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지금은 10가구 이하로 줄었고, 그나마 세 집이상은 나이가 들어 일손을 놓고 있다. 아무리 전통 엿이라 하여도 그 생명력만큼은 엿가락 늘이듯 마음대로 늘일 수 없는 것인가 보다. 이 현실에서 우리는 물질적 풍요가 얻는 만큼 잃는 것도 많다는 진실을 알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창평에서 나고 자랐던 모녀삼대쌀엿공방 대표 최영례씨는 "사라져만 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더해만 간다"고 한다. "그래서 외할머니와 함께 어린 시절 먹었던 그 맛의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해 어머니와 땀 흘리리며 전통문화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햇다.

최씨는 그래도 요새는 '옛날전통'을 찾는 사람들이 고맙게도 연락이온다. "인스턴트, 페스트푸드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자연을 담은 쌀엿은 예나 지금이나 따스한 애잔함 같은 것을 묻어나게 한다.

옛것이 좋은 것은 지나간 것에 대한 세월에 묻혀 잊어가는 것에 대한 그리움일 수도 있다. “다만 그 시절의 추억을 한번쯤 생각하면서 우리들의 지친 삶 속에서 향수의 냄새로 잃어버린 시간들을 함께 맛보고자 한 것이다.” 

변하지 말아야 할 것, 지켜야 할 것은 옛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그대로이지 않을까. 삶이란 앞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세월이 있기에 오늘이 있고 미래가 있는 것처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