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과정 수작업
'모녀삼대쌀엿공방' 전통 지키고픈
배우려는 젊은 사람 없어

입소문에서 시작해 이제는 전국적 인기를 얻고 있다는 ‘모녀삼대 쌀엿공방’의 바람쌀엿은 곧 다가오는 설대목과 예약주문으로, 전국 각지로 배송될 엿을 준비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인고의 시간과 정성을 더 해 전통의 맛을 지켜온 이들만이 거머쥘 수 있는 값진 쌀엿을 소비자는 알아본 것이다. 하지만 팔 수 있는 엿을 만들어 내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쌀엿은 설탕이나 물엿, 감미료 등은 일체 넣지 않고 오로지 질 좋은 쌀과 엿기름만으로 맛을 내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간다. 무엇보다 엿의 맛은 어떤 엿기름을 사용했느냐에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모녀삼대쌀엿공방은 엿기름을 직접 만들 수밖에 없다.

창평 쌀엿이 전국적으로 그 인기를 얻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단맛 속에 생강이나 깨 같은 향이 들어 있고, 씹을 때 바삭바삭 부서지면서 입안에 붙지 않고 찌꺼기가 남지 않은 식감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는 것 같습니다.” 최영례(48세)씨가 소비자입장에서 짧게 대변해본다.

삼대 가운데서 삼대 째인 최영례씨는 친정어머니 밑에서 전통 방식의 엿 만들기를 배워 창평 유천리에서 ‘모녀 삼대 창평 쌀엿 공방’이라는 간판을 걸어 놓고 가내 수공업으로 엿을 만들고 있다. 본격적으로 엿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올해로 19년이 된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엿을 만들기가 무섭게 전국으로 팔려나가지만 최영례씨는 걱정이 많다. 올해 팔순이신 윤영자할머니께서 “근디 나도 힘이 달려서 내년부터는 못 허겄는디….”라고 말을 꺼낸 것이다. 최영례씨는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해야 한다. 젊은 사람도 힘든데 나이 든 사람은 오죽하겠습니까,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엿을 만드는 가구가 줄고, 남은 사람들도 소량만 하거나 그만 두려고 한다” “어머니도 힘드시고 어느 지간에 사람이 있어야 할 것인디….” 한숨만 내쉰다. 이런 현실로 인해 전통 쌀엿이 사라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최영례씨의 남편 김성계씨는 “옛 맛 그대로 유지함은 물론 지금까지도 지켜온 기본 재료에 대한 원칙은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지켜나갈 것 뿐만 아니라 전통의 맛을 널리 알리는 것 또한 의무인 만큼 체험장을 마련해 많은 이들에게 쌀엿의 맛을 알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무리 좋은 것도 이어갈 사람이 없으면 전통이 끊긴다.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주변 환경도 갖춰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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