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위원회, 한국 서원 9곳 등재... 무성서원(정읍), 소수서원(영주), 도산서원,병산서원(안동), 옥산서원(경주), 도동서원(달성), 남계서원(함양), 필암서원(장성), 돈암서원(논산)

정읍시 칠보면에 위치한 무성서원(사적 제166호)이 한국의 14번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시청사 외벽과 길거리에 경축 현수막이 내걸리는 등 시민들이 크게 환영하고 있다.

지난 6일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진행된 유네스코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무성서원을 비롯한 한국의 서원 9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확정했다.

이번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무성서원은 신라 말 태산현(태인,칠보) 군수를 지낸 고운 최치원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태산사가 뿌리다. 태산사가 무성서원으로 이름이 바뀐 것은 조선 숙종 때인 1696년이다.

무성서원은 예(禮)와 악(樂)으로 백성을 교화한 대표적 서원으로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1968년 국가사적으로 지정됐다. 1871년 흥선 대원군의 대대적인 서원 철폐령 속에서도 헐리지 않았던 전국의 47곳 중 전북의 유일한 서원이기도 하다. 최치원 이후 신잠, 정극인, 송세림, 정언충, 김약묵, 김관 등 지역에서 성리학의 가치를 보급하고 학문을 장려한 인물들도 배향하고 있다.

무성서원은 특히, 을사늑약(1905) 체결로 일본의 침략이 노골화되자, 이에 항거하여 면암 최익현, 둔헌 임병찬 장군 등이 1906년 항일 의병운동을 일으킨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유진섭 시장은 "소중한 문화유산이 안전하게 보존, 관리되도록 더욱 관심을 기울이겠다며, 무성서원을 찾는 탐방객들이 쾌적한 환경속에서 역사적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편익시설을 확충하고 주변 환경을 새롭게 정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10일에는 무성서원 강당에서 정읍시 언론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의의와 앞으로의 보존 활용계획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임민영 부시장, 이치백 무성서원 원장, 이흥재 부원장 및 간부공무원들이 함께했다.

유 시장은 "지난 2011년부터 8년간 노력해왔던 무성서원 등재의 꿈이 11만 시민과 언론, 학계 등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으로 결실을 맺게돼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앞으로 전북도와 등재 관련 8개 기초자치단체와 협력을 통해 통합 보존 관리 및 활용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약 200억 규모의 무성서원 '선비문화수련원' 건립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호남의 선비정신과 풍류문화를 배울 수 있는 장소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다큐멘터리 제작 등을 통해 지역민들의 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도록 힘쓰겠다"며 "9월에는 전북도와 함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축하, 기념하는 대규모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9개 서원은 ▲영주 소수서원(배향인물 안향, 주세붕) ▲안동 도산서원(이황), 병산서원(류성룡) ▲경주 옥산서원(이언적) ▲달성 도동서원(김굉필) ▲함양 남계서원(정여창) ▲정읍 무성서원(최치원) ▲장성 필암서원(김인후) ▲논산 돈암서원(김장생)이다.

이곳 서원들은 국가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돼 건축 원형을 비교적 잘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유네스코 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서원이 지닌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진정성, 완전성은 인정하면서도 9개 서원에 대한 통합 본존 관리방안을 수립하라고 권고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한국의 서원은 조선의 성리학자들이 후학을 길러냈던 사설교육기관으로, 지역 지식인들의 교류의 장소로 사랑방 구실을 했으며, 배향된 훌륭한 선현의 정신과 뜻을 되새겨, 학문을 닦고 인격을 수양하는 유교문화를 대표한 장소였다"고 전했다.

최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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