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칼럼_마지막 메모지에 ‘바보’라는 두 글자
이창호 칼럼_마지막 메모지에 ‘바보’라는 두 글자
  • 이창호
  • 승인 2019.06.0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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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스피치 대표
이창호스피치 대표

한 회사의 신입 직원들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최고경영자는 회사에 대한 질문과 건설적인 제안을 하도록 신입직원들에게 요구했다. 얼마 후 비서가 몇 장의 메모지를 갖고 왔고, 최고경영자는 일일이 대답을 했다. 그런데 마지막 메모지를 보니 ‘바보’라는 두 글자만 적혀 있었다.

순간, 최고경영자는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신입 직원들이 오늘은 자기의 이름만 쓰고 의견을 쓰지 않은 쪽지를 받았습니다.” 만약 이 자리에서 최고경영자가 버럭 화를 냈다면 신입직원 오리엔테이션은 그 자리에서 끝나고 말았을 것이다. 그 자리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고경영자의 여유 있는 유머로 인해 그 ‘바보’ 두 글자를 써낸 직원은 머쓱해졌고, 최고경영자의 인간적인 매력이 더욱 돋보이는 결과를 낳았다.

1960년대 말에 월마트 창립자 샘 월튼(Samuel Moore Walton)은 월마트 매장 12개, 프랭클린 매장 15개를 소유했지만 관리직은 본사의 임원 1명, 직원 3명, 그리고 각 매장의 매니저뿐이었다. 이에 앞서 1960년대 초반, 매장이 5개에 불과했을 때 샘 월튼은 회사의 사무비용은 매출의 2퍼센트를 초과하지 못하게 규정했다. 1990년대 이르러 월마트의 사무비용은 30년 동안 2퍼센트 이하를 유지했다. 여기에는 전산망과 매장의 유지비용도 포함되어 있다.

월마트의 관리는 대체로 1개 분점에 1명의 매니저와 최소 2명의 부 매니저가 36명의 상품 매니저를 거느리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관리 구조는 기본적으로 창업 초기의 '단순하고 소수에 의한 효율성을 구축한다'는 원칙과 별반 다름이 없다.

샘 월튼은 복잡한 관리 제도를 한 단어로 압축하면 ‘소통 communication’이라고 했다. 그는 매주 토요일에 위성통신을 이용하여 회의를 했다. 샘 월튼과 중역들이 1주일에 며칠을 비행기를 타고 다니며 각 지역의 매장을 시찰했는데, 그 목적은 바로 소통이었다.

대기업들은 부지불식간에 조직이 비대화되는 고질병을 앓는다. 불필요한 조직의 확대는 발전을 가로막고, 나아가 경쟁에서 낙오되는 비극을 초래하기도 한다. 샘 월튼은 이런 문제를 일찍부터 간파했기 때문에 조직을 단순화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렸다.

샘 월튼은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로 조직의 비대화, 권한과 책임소재의 모호함을 야기하지 않으면서 조직 전체의 효율성을 높여 왔다.

관리학의 시각에서 볼 때, 유머는 단순히 아이들의 장난이나 농담을 일삼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자의 목적성을 갖고 있다.

게다가 유머를 누구나 구사할 수는 없다. 유머가 있는 관리 방식을 채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날로 극심해지는 경쟁, 불안한 경제 상황, 직원들의 심각한 스트레스 등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믿음직스런 직원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직원들의 책임감과 사기를 높이기 위해서는 창의성을 자극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동서고금 누구나 세상만사에 달관하면 부드럽고 포용력이 있는 유머도 생겨난다. 가끔씩 부하직원들과 말씨름을 하여 친밀감을 높이는 것도 일종의 유머다. 근무 시간이 아닐 때에는 부하직원들과 수직적인 관계를 벗어나 자유롭게 대화를 하여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실 직원 입장에서는 세분화된 조직 내에서 ‘무슨 일을 하느냐’에 대한 선택권이 제한된다. 하지만 ‘어떻게 일을 할 것이냐’을 묻는다면 답은 달라진다. 게다가‘유머 humor’나 ‘펀 fun’은 바로 이 ‘어떻게 일한 것인가’에 대한 해결책 중 하나인 것.

유머를 통해 직원이 즐겁게 일한다면 최고의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즐겁게 촉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자발적인 참여와 몰입, 창의력을 이끌어내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경영방식이 될 수 있다.

한편, 많은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이 ‘유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상적인 경영과 직원 교육훈련에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직원 관리에 있어 유머를 활용하면 딱딱한 지시 일변도의 경영이 유연하고 효율적인 경영으로 변신하는 놀라움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이창호(李昌虎)

이창호스피치리더십연구소 대표

중한교류친선 대사

대표도서<왓칭스피치9.0>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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