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교육청 학교급식담당 하연미 사무관, 장독에서 퍼담은 건강의 지혜

[온 국민이 기자인 한국시민기자협회 박재홍 기자회원 ]
  
[아토피 뉴스][경상남도교육청 학교급식담당 사무관 하연미]
 
▲ 장독대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하여 담을 쌓고 문도 고풍스럽게 달았다. ⓒ아토피뉴스
 
학교급식에서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식재료와 전통장류를 공급하기 위하여 장독대를 활용한 건강프로젝트 사업을 2008년부터 시작하였다. 학생들에게 전통장류에 대한 체험을 통하여 우수성을 배우고 전통장류의 맥을 이어가고자 구상했다.
 
학교급식은 성장기 학생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식생활 습관의 형성, 인성 함양, 식량생산 및 소비에 관한 이해 증진 및 전통 식문화의 계승, 발전을 목적으로 생활교육의 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은 핵가족화와 맞벌이 가족의 증가와 함께 가공식품과 외식사업의 엄청난 발달로 이어졌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우리 미래를 책임져야할 아이들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에 경상남도교육청에서는 학생들의 건강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였고, 그 결과 많은 문제들이 식재료의 선택에 영향을 받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대의 화려한 포장기술은 가공식품 뿐만 아니라 신선 채소, 과일, 수산물에까지 이어져 겉포장만으로 식품의 질을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고 학교급식에서 안전한 식재료의 공급의 방향으로 친환경 식재료와 전통 장류 보급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전통장류 보급은 친환경 식재료에 비해 추가 비용이 적고 식재료 수급에 영향을 받지 않아 초기 비용만 들어가면 유지, 운영하기에 유용하여 시범 운영 후 확대 실시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전통 발효 식품이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그 소비량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고, 집집마다 연례행사였던 장담기나 김장하는 모습도 사라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학교급식에서 전통 장류의 맥을 이어가고 학생들에게 우리 장류에 대한 우수성과 자부심을 일깨우고자 학교 장독대 시범사업을 운영하게 되었다.
 
이 사업은 패스트푸드 사용의 증가와 편식 및 소아비만, 아토피성 피부질환, 소아당뇨 등의 증가, 화학적 식품첨가물 및 각종 GMO(유전자변형)식품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어 학부모를 비롯한 전 국민의 불안이 가중되는 시점에서 학교급식을 통하여 해결방안을 찾는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였다. 학교급식의 영역이 학교내의 급식에서 사회전반을 반영하는 영역으로 점점 확대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경상남도 교육청에서는 화학첨가물 미사용, 발효식품과 절기 음식에 대한 이해증진 및 전통식문화를 계승한다는 취지로 2008년부터 전국 최초로 학교 내 <장독대 설치 시범사업>을 추진하였다. 교육청은 장독대의 유지 발전을 위하여 급식관계자 전통요리 연수와, 전시회, 학생·학부모 체험활동을 병행하여 식생활교육의 일환으로 운영하게 되었다.
 
장독대설치 시범 사업 추진 현황
 
2008년 전국 최초 장독대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해마다 장독대 설치를 원하는 학교에 설치비를 지원하여 현재 도내 98개 학교에서 장독대를 설치하고 장류를 직접 담아서 급식에 이용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하여 다양한 학생, 학부모 대상 체험활동을 통하여 식생활 교육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교 장독대 설치 모형
 
그러나 학교 장독대 시범사업의 첫 난관은 장독대 모양이었다.
 
▲ ⓒ아토피뉴스(atopynews.co.kr)
 
많은 학교장이 장을 담아서 사용하는 것에는 찬성을 했지만, 장독대를 학교 안에 설치하는 것에는 우려를 했다. 그 이유는 안전성 때문이었다.
 
장독대는 외부에 설치하여 햇빛을 많이 받아야 하기 때문에 누구도 안전성에 확신을 할 수 없었다. 안전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업을 실시하게 될 때, 위험을 감수하기에는 학생들의 건강이 달려있었다. 그래서 대부분 학교에서 장독대 모형을 결정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였다.
 
장독대를 이용한 식생활 체험 활동
 
장독대 시범사업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안전한 식재료를 제공하여 건강을 지키고 전통식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 교육활동을 실시하여 전통장류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유도하여 학생들의 교육효과를 늘리고자 노력하였다.
 
학교에 장독대를 설치 할 때 더 놀란 사람은 학부모들이었다.
 
가정에도 없는 장독대를 학교에서 만든다고 하니 적잖이 놀랐다. 그것이 번거롭고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을 어른들이 더 잘 알기 때문이다.
 
장독대 설치에 앞서 한 읍소재지 초등학교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장을 어디서 담느냐는 질문에 대부분 학생들이 마트, 외가집 또는 할머니집이라고 응답했고 10%이내의 학생만이 집에서 담는다고 했다. 또한 의외로 학생들의 80%가 장담기 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많은 학부모도 실제로 장을 담아본 경험이 없고 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기도 하였다.
 
체험활동을 할 때 학생들은 매우 활발하고 의욕에 넘쳤다.
 
해마다 집에서 엄마가 김치 담는 모습을 보지만 정작 많은 학생들이 김치를 담아본 경험은 없었는데도 실제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아토피뉴스(atopynews.co.kr)
 
전통장류 보급을 위한 급식관계자 전통요리 연수
 
처음 학교 장독대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고민거리는 과연 학교 급식소 조리사들의 능력이 장을 잘 담글 수 있는 가 하는 것이었다.
 
가정에서 적은 양으로 담는 것도 아니고 급식에 사용할 많은 양을 담아야 한다는 부담감은 하루 급식의 부담감과는 비교도 안 되는 무게이다.
 
장독대 설치에 따른 조리사의 부담감을 줄이고 학교급식종사자의 역량강화와 식문화 계승발전을 위한 학교급식관계자 전통요리 연수를 해마다 실시하여 급식종사자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장류제조학교들의 전시회와 평가대회를 통하여 사기앙양과 친목을 다지는 기회를 제공하여 장독대 사업이 학교급식에 자리를 잡는데 크게 한 몫 하였다.
 
학교 장독대 시범사업의 가장 큰 성과는 학교 장독대가 자리를 잡았다는 점이고, 학교에 장독대를 설치하는 열의를 보여줌으로써 학부모의 마음을 열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학교 장독대에 대한 전시회나 발표회는 급식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의 사기 진작과 전통장류를 보급하고 계승 발전시키는데 기여하였다. 장독대 사업과 더불어 학교 급식에 친환경 식재료 사용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고, 나아가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EM효소를 이용한 세제를 만들어 사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현재 경남의 학교급식은 장독대 설치 시범사업 추진을 계기로 장류 및 김치 등 전통 발효식품을 학교에서 직접 제조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장독대를 활용한 다양한 식생활 체험 교육이 활성화 되고 있다.
 
지역의 우수한 농산물로 학교에서 직접 장류 등 발효식품을 제조하여 학교급식에 사용함으로써 학생들의 건강 증진에 기여함은 물론 경남학교급식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학교급식에 대한 학부모의 신뢰도 및 만족도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또한 장독대를 활용한 다양한 식생활 체험교육을 통하여 전통발효식품을 멀리하던 학생들이 된장, 고추장, 김치 등을 거부감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자연과 타인에 대하여 감사하고 배려할 줄 아는 인성 함양 교육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앞으로 학교급식에 전통식품 및 발효식품을 이용한 건강프로젝트 사업 추진으로 학생들의 비만, 아토피, 소아당뇨 등 질환이 점차 감소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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