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이후 13년, 나이 쉰에 길어 올린 사랑의 노래

2007년 등단한 신중철 시인이 『나는 다른 종족이다』(<문학들>시인선050)를 발간해 지역문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 등단 이후 13년 만에 시집을 낸 시인의 나이는 쉰이다.

시업을 놓지 않던 시인의 첫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었으며, 총53편의 시가 실려 있다. “시는 돌에 스민 어둠처럼 단단해지는 기억”이라는 시인에게 “희망은 연관을 발견하는 일”(-시인의 말-)이다. ‘사물-사람’이 구분되지 않는 경계에 신중철의 시가 있다.

시인은 「감자」, 「수박」, 「양파」, 「김밥」, 「복사기」, 「진달래」, 「단풍」, 「새」, 「우물」, 「할미꽃」, 「벚꽃」, 「찔레」, 「반달」, 「코스모스」와 같은 사물을 제목으로 삼은 시들을 통해, 사물이 들려주는 내밀한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또 세월호의 아픔을 기억하는 「그 바다에서1」, 「그 바다에서2」를 통해 권력에서 가장 먼 죽음을 “아비 잃은 바다”로 그리면서, “무능한 사악”에게 빼앗긴 “기약할 수 없는 기다림은 용서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이 시집에 해설을 쓴 장석원(광운대학교 교수) 시인은 “신중철의 시에서 돋을새김되는 것은 단연 이미지”라고 확인하고, 빨강과 하양 등의 색채 이미지나 식물의 생물학적 속성에서 비롯했을 육감적 이미지는 전율을 자아낼 정도라고 극찬한다. 특히, ‘단원(檀園)의 마상청앵도(馬上聽鶯圖)를 보다’는 부제를 달고 있는 「그곳에 들어가려면」에 “새의 몸속에 들어가 겨드랑이에 달린 두 문짝 중 어느 쪽을 열어줄까 고민하는 적요한 미풍”을 만나 “다시 태어나면 내 차라리 물의 지느러미가 되고 새의 혀가 되고 푸른 봄볕이 되고 버들가지의 연둣빛 입술이나 되어 볼까”에 이르면, 우리는 그의 이미지에 실려 그 사물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신중철 시인은 등단 이후 13년이 지난해에야 비로소 첫 시집을 상재한 이유를 과잉된 감정을 다독이는 방법을 비로소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순이 되기 전에 한두 권의 시집을 더 펴내고 싶다는 시인은 가족 여행과 독서, 사색과 메모를 일상으로 시의 세계를 넓혀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시집은 광주광역시와 광주문화재단의 지역문화예술특성화지원사업에서 지원받아 발간되었다.

신중철 시인은 전남 고흥 출신으로, 전남대 국문학과에서 시를 공부했고, 2007년 계간 『문학들』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희망제작소가 기획한 지역 인물 탐구 시리즈물로 장성 한마음공동체 남상도 대표를 인터뷰한 『나는 현장사람이다』가 있다.

[대중문화 컨텐츠 홍보디렉터 신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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