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그리고 봄을
겨울처럼 가깝고
봄처럼 먼 그대를
이 밤에 만나러 간다면
어느 겨울, 어느 봄날이 좋을까요
그대와 나 사이에 큰 강이 있어
강물이 흐른다면, 강물이 흘러간다면
이 겨울 시리도록 차가운 슬픔으로 강물은 얼어
달빛처럼 하얀 발자국 남기며
그대에게 걸어가는 밤
봄처럼 가깝고
겨울처럼 서러운 그대를
만나러 간다면, 꼭 만나러 간다면
어느 봄, 어느 길이 좋을까요
그대와 나 사이에 너른 들판과 언덕이 있어
해마다 피어나는 꽃들이 흔들리고
바람이 만들어 더 선명해진 꽃길 따라
숨결처럼 가벼운 날개로
그대에게 걸어가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