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로애락(喜怒哀樂)이 함께 한 2019 시즌 첫 대회.

[골프 전문취재 유동완기자] 2018~2019 시즌 첫 대회 ‘별들의 축제’가 희로애락(喜怒哀樂)의 시나리오가 그려지며 다양한 추억이 묻어난 대회로 시즌 첫 대회 막을 내렸다.

미국 하와이 마우이에서 열린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650만 달러)가 4일부터 나흘 동안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고, 대 역전의 드라마를 써낸 잰더 쇼플리(26. 미국)가 달콤한 역전 우승을 맛보았다.

2019년 시즌 첫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린 잰더 쇼플리
2019년 시즌 첫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린 잰더 쇼플리

[희-喜]

지난해 10월 월드 골프 챔피언십 HSBC 챔피언스 우승으로 이번 대회 출전권이 주어진 잰더 쇼플리(26. 미국)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통산 4승에 승수를 추가했고, 2018~19시즌 2승을 거둔 다승자가 됐다.

쇼플리는 대회 마지막날 FR에서 1번 홀 보기를 기록하며 산뜻한 출발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글 2개(전, 후반 1개씩)와 버디 8개를 몰아쳤다. 11타를 줄인 쇼플리는 62타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을 써내며 주인공이 되었다.

맹공이었다. 누구도 쇼플리의 FR를 막을 수 없었고, 신들린 샷과 정교함의 퍼트까지 선보이며 2019 시즌 첫 대회 주인공임을 짐작게 했다. 마지막 18번 홀 이글 찬스를 놓쳤지만, 2위 게리 우드랜드를 한 타차 앞서며 경기를 마친 쇼플리는, 우드랜드의 18번 홀 타수를 줄이지 못함에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 23언더파 269타를 써낸 쇼프리는 우승 소감으로 “1번 홀 보기로 출발이 좋지 않았지만, 15번 홀 리더보드를 보고 계산했다”라며, “내년에 또 참가하게 돼 기쁘다. 오늘은 널뛰기를 한 날이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또한, 쇼플리는 “스코어를 제출하는 도중 무전기로 우승 소식을 듣게 됐다”라며 흥분된 목소리로 긴장된 시간과 기쁨의 순간을 토로했다.

바뀐 경기 룰을 이지못한 디팬딩 챔피언 더스틴 존슨
바뀐 경기 룰을 이지못한 디팬딩 챔피언 더스틴 존슨

[로-怒]

2018~2019 PGA 투어 경기 룰이 지난해와 달리 여러 방면에서 확 달라졌다. 이번 시즌 달라진 룰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선수와 서서히 적응기를 보낸 선수들로 희비가 교차됐다.

달라진 경기 룰을 인지 못하고 이번 대회 2벌타를 받은 더스틴 존슨이 2벌타를 받는 불운이 닥쳤다. 대회 2R 4번 홀(파 4) 드라이브 티 샷이 긴 러프로 들어갔다. 자신의 공을 찾던 존슨이 자신의 공과 같은 브랜드(테일러메이드)의 공을 발견 정확한 확인 없이 공을 쳤다.

하지만, 공을 친 후 자신의 공을 발견한 존슨은 다른 공을 친 대가로 2벌타를 받았다. 이에 존슨은 “처음 발견한 공을 내공인지 확인해도 되는 새로이 바뀐 룰을 인지하지 못한 내 탓이다”라며 “이젠 확실히 이해했고 다신 이런 실수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뒤늦은 후회를 했다.

2, 3R 선두로 달리던 개리 우드랜드 할머니 소식
2, 3R 선두로 달리던 개리 우드랜드 할머니 소식

[애-哀]

최종 FR 5를 줄이며 우승 경쟁에 총력을 기울인 게리 우드랜드(미국)가 결국 쇼플리에 1타 부족한 22언더파로 단독 2에 머물고 말았다.

2, 3R 선두로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서던 우드랜드는 대회 기간 중 자신의 소중한 가족을 잃었다. 2R 경기 직후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한 우드랜드는 “간 밤에 할머니가 타계 소식을 들었다. 할머니를 잃은 가족들을 위로하고 싶다”라고 ‘골프채널’을 통해 자신의 심정을 전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의 시간을 자신만의 경기로 슬픔을 달랜 우드랜드의 3R와 FR 경기는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3R까지 평정심을 잃지 않고 경기를 끝낸 우드랜드는 “선두로 경기를 많이 해 봤지만, 지금과 다르다” 또한 “FR 공격적인 경기로 더 많은 버디를 잡아내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대회 첫 출전으로 불안감을 자아냈던 로리 맥길로이. 공동 4위 쾌거
대회 첫 출전으로 불안감을 자아냈던 로리 맥길로이. 공동 4위 쾌거

[락-樂]

비록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필드의 귀공자 로리 맥길로이(30. 북아일랜드)는 행복한 미소를 보이며 이번 대회 첫 출전을 걱정했던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2, 3R 공동 2위와 단독 2위를 마크했던 맥길로이는 마지막 날 우드랜드와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쳤다. 버디 2개, 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를 기록하며 더 이상의 스코어를 줄이지 못한 맥길로이는 15언더 277타로 디팬딩 챔피언 더스틴 존슨(미국)과 마크 리시먼(호주)와 공동 4위에 자리했다.

맥길로이의 이번 대회 첫 출전을 놓고 골프채널 관계자와 패널들은 “맥길로이의 첫 출전으로 고전을 예상했다. 하지만, 나름 선전하며 최종 FR 챔피언조에서의 경기를 펼친 맥길로이가 대단하다”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위한 메이저 우승으로 마스터스만을 남겨 둔 북아일랜드의 영웅 로리 맥길로이는 2019 시즌 첫 대회(지난해 우승자들만이 참가하는) 첫 출전만에 공동 4위로 쾌조이 출발을 보였다. 4월 마스터스 메이저 대회 우승에 청신호가 켜진 맥길로이는 즐거운 한주를 보냈다.

[그 외 화재가 된 스토리]

5년 만에 무역풍이 불어온 미국 하와이 마우이에 카팔루아 리조트 플랜테이션 코스(파 73). 2R 선수들의 모자가 벗겨지는 풍경이 속출했고, 그린 위에서 퍼트를 앞둔 선수들이 하늘을 쳐다보는 광경이 경기 중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대회 나란히 2승씩이 있는 세계 랭킹 3, 4위 더스틴 존슨, 저스틴 토마스(이상 미국)가 이번 대회 나흘 동안 5위권 안에서 경기를 펼쳤다. 그 결과 저스틴 토마스, 더스틴 존슨이 3, 4위에 오르며 세계 랭킹 순위에 양보 없는 시작을 알렸다.

1R 단독 선두로 나섰던 케빈 트위이(미국)가 대회 전 프로암 경기에서 중이염을 호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골프채널에 의하면 “프로암 5번 홀 경기 중 중이염을 호소했고, 어지럼증으로 물침대를 걷는 것 같다”라고 했고, “어지럼증으로 현기증에 시달려 프로암을 포기했다”라고 알려졌다.

한편, ‘필드의 과학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새로이 바뀐 경기 룰에 가장 빠른 관심을 보이며 경기 중 간간이 그린에서 깃대를 뽑지 않고 퍼트를 해 화제가 되었다. 디섐보는 새로운 경기 룰에 적응하는 모습을 선 보였고, 함께 한 선수들도 차츰 깃대를 뽑지 않고 퍼트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대회 가장 핫 한 뉴스는 다름 아닌 세계 랭킹1위를 지켜내지 못할 위기에 닥친 브룩스 켑카(미국)의 얘기다. 이번 대회 부진한 경기력을 보인 켑카는 4언더파 288타로 단독 24위에 오르며 8위권에는 진입해야 1위를 고수하는 입장에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컷 탈락 없이 4R 경기를 이어간 이번 대회는 우승 상금 130만 달러(한화 14억 5000만 원)이다. 대회 출전(맨 하위)만으로도 6만 달러가 주어지는 이번 대회는 별들의 전쟁이자. 왕중왕전의 명성에 걸맞은 대회 상금으로 화제가 됐다.

사진=PGA 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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